[커버스토리=다가오는 2차 팬데믹의 공포…속도 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올해 말까지 임상 중간 결과를 도출하는 게 목표”
-“임상 2상 결과에 따라 긴급 사용 신청도 가능”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 “바이러스 변이에도 강한 ‘슈퍼 항체’ 치료제 만들 것”
[한경비즈니스=최은석 기자] 셀트리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항체 치료제 ‘CT-P59’의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 후보 물질은 기존에 허가받은 약물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새롭게 확인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이 아닌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권기성 셀트리온 연구개발본부장은 “셀트리온의 항체 치료제는 코로나19 표면의 스파이크 프로틴(단백질)에 캡을 씌워 인체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는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며 “코로나19에만 중화하는 만큼 다른 치료제 대비 치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CT-P59를 발굴해 낸 과정이 궁금합니다.

“셀트리온은 세포 배양 방식으로 항체를 만들어 상품화한 경험이 풍부합니다. 코로나19에 중화 능력을 갖춘 항체를 발굴해 내는 스크리닝 작업을 거쳐 가장 효과가 있는 항체를 하나 골랐죠. 이후 시험관 중화능 시험을 하고 동물 시험을 통해 체내에 감염된 바이러스의 양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효능 결과를 확보했어요.”

▶전임상 결과는 구체적으로 어땠습니까.

“실험용 쥐와 족제비(페럿)를 대상으로 한 동물 효능 시험에서 바이러스 농도가 100분의 1 이상 감소하고 폐조직 병변이 개선되는 등의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항체의 중화능 작용 메커니즘이 시험관 중화능 시험에 이어 생체에서 검증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죠.

CT-P59는 특히 최근 이태원 클럽 등에서 발견된 ‘G614’ 변이주에 대해 변이 전 ‘D614’ 바이러스 대비 강한 중화 능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코로나19의 변이에도 억제 효과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개발 단계와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7월 21일 건강한 피험자에게 투여해 약물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임상 1상에 착수했어요. 약 한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후 곧바로 임상 2상에 돌입할 예정이에요. 2상과 3상은 경증·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최근 영국에서도 임상 승인 후 1상을 진행하기 위해 코로나19 경증 환자 모집에 들어갔습니다. 한국과 해외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현재 목표는 올해 말까지 임상 2상, 3상의 중간 결과를 도출하는 겁니다.”

▶임상 2상 결과에 따라 개발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내년 상반기에 신약 허가를 신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다만 임상 2상 결과를 보고 효능이 있다고 판단되면 입증 자료와 함께 긴급 사용 신청을 할 계획입니다. 긴급 사용 승인이 날 것에 대비해 즉시 의약품 제공이 가능하도록 오는 9월부터 항체 치료제 상업 생산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모든 신약이 그렇듯이 임상 실패 가능성도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항체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항체 의약품과 관련한 기술적 노하우를 갖추고 있어요. 또한 기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 항체 개발 경험을 보유했습니다.

이 같은 개발 경험을 토대로 회복 환자의 B세포 유전 정보로부터 확립한 25억 개의 항체 라이브러리에서 효과가 가장 좋은 중화 항체를 확보했고 이는 이태원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를 비롯해 유럽과 미국의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효과가 있다는 전임상 결과를 도출한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추가 변이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계획입니까.

“현재까지 문제가 되는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 3월부터 유럽·미국·이태원 등에서 나타난 바이러스입니다. 614번 위치의 아미노산이 아스파트산에서 글리신으로 바뀐 형태죠.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CT-P59가 변이 시 중화능을 유지하는지 테스트한 결과 변이 후 중화능에서 더 좋은 결과를 도출했습니다. 추후 중화능을 보이지 못하는 항체가 나올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더욱 다양한 변이에도 중화할 수 있는 ‘슈퍼 항체’ 개발에 힘쓰는 등 변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choi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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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89호(2020.08.08 ~ 2020.08.1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