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미래 금융 전쟁 은행의 디지털 반격]
기업은행, 국내 최초 ‘음성본인확인’ 도입…고객 ‘맞춤형’ 디지털 전략
[한경비즈니스=이명지 기자] IBK기업은행(이하 기업은행)의 디지털 금융(언택트 금융) 전략 방향은 ‘디지털 IBK 전환-디지털 퍼스트(digital first)’다. 기업은행은 고객 최우선 디지털 환경 구축, 디지털 기반의 전행 업무 혁신 등 두 가지를 목표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기업은행은 첫째, ‘IBK 생활금융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밀착 지원하고 옴니 채널(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상품 검색 및 구매가 가능한 서비스) 기반의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 최우선 디지털 환경’을 구축해 나간다.

둘째, 기업은행은 빅데이터·AI 등 신기술을 활용한 핵심 업무의 디지털 전환,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 우수 인력 양성 등 전행 업무에 걸쳐 디지털 기반의 혁신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먼저 심사, 리스크 관리, 마케팅 등 은행 핵심 업무에 빅데이터·AI 기술을 적용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한다. 대출 신청부터 심사·관리까지 여신 전 과정의 비대면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 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활용한 단순·반복 업무 완전 자동화 등 업무 프로세스 자동화를 추진한다.

기업은행은 기업 여신 비대면 상품도 연일 내놓고 있다. ‘IBK 스마트 여신 약정 서비스’는 개인 사업자가 대출을 연장할 때 모바일·인터넷 뱅킹으로 기간 연장 약정서를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해 4월 5일 서비스 기간을 연장했고 3월 31일부터 신규 대출, 5월 25일부터 보증서 대출까지 범위를 넓혔다. 또 올해 7월 21일부터 ‘소상공인 부동산 담보 대출’도 시작했다.

은행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편의를 도모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디지털 전환의 종착점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6월 국내 최초로 기업은행이 도입한 ‘음성 본인 확인(Voice ID) 서비스’는 한국에서 손꼽을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의 모범 사례다.

음성 본인 확인은 개인이 갖고 있는 100가지 이상의 목소리 특징을 모은 정보로 고객을 식별해 이를 상담과 금융 거래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일란성 쌍둥이, 형제자매의 음성도 구분할 수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음성 본인 확인은 철저한 검증 과정을 통해 안면 인식이나 지문을 활용한 인증 방식보다 보안성을 강화했다”며 본인 확인을 위한 비밀번호 입력 등의 절차가 생략돼 통화당 평균 11초 이상을 단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음성 본인 확인은 언택트 서비스 이용을 어려워하는 고령층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음성 본인 확인을 시작으로 디지털 소외 계층을 배려한 금융 서비스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기업은행, 국내 최초 ‘음성본인확인’ 도입…고객 ‘맞춤형’ 디지털 전략
◆‘IBK형 혁신 테스트베드’로 핀테크 실험 나서

현재 은행들의 가장 큰 고민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기술을 빌미로 금융 시장이 침투하는 것이다. 기업은행의 디지털 전략에서 눈에 띄는 것은 최근 급격히 부상하고 있는 핀테크·빅테크 기업들을 경쟁 상대로만 보지 않고 함께 금융 경쟁력을 높여갈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빅테크·테크핀과 적극적으로 제휴하고 데이터의 체계적 관리를 통해 디지털 생태계 확장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한다.

기업은행이 지난해 9월 을지로 본사 파이낸스타워에 설치한 ‘IBK 퍼스트랩(1st Lab)’이 이러한 역할을 도맡고 있다. 테크핀 기업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은행의 상품·서비스, 업무 프로세스 혁신 등에 융합할 수 있는지 테스트하고 성공하면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추진하는 ‘IBK형 혁신 테스트베드’다. 기업은행은 IBK파이낸스타워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참여 기업에 사무 공간과 클라우드 기반의 테스트 환경을 제공한다.

‘IBK 퍼스트랩’은 올해 5월 열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0’에서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온라인 홍보관을 운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언택트(비대면) 문화가 일상이 된 가운데 혁신 기술을 활용해 고객 체험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다.

m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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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4호(2020.09.14 ~ 2020.09.2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