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롯한 글로벌 증시 랠리의 주인공은 ‘개미’들…코스피, 2650까지 상승할 전망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상승 여력 충분한 코스피
[한경비즈니스 칼럼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 9월 중순 코스피지수는 다시 연고점을 경신했다.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경신하며 최근 며칠 새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순매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9월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를 보면 아직도 5000억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다.




◆외국인 매물 받아내는 ‘동학개미’




올해 들어 외국인은 한국 주식 시장에서 일방적으로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이 이렇게 파는데 주식 시장이 계속 상승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월별 추이를 보면 올해 1월과 7월을 제외하면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특히 달러화 약세와 신흥국 통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 내 외국인 투자자가 계속 파는 것은 정말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글로벌 금융 시장 내 위험 자산 변화를 살펴보면 연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 충격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지난 3월 달러화지수와 신흥국 가산 금리가 급등하며 안전 자산 선호가 크게 높아졌었다.


하지만 4월 이후 글로벌 주식 시장이 반등하고 달러화 강세와 신흥국 가산 금리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5월 주요국 경제 재개가 본격화하며 달러화와 신흥국 가산 금리가 빠르게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 내 위험 자산 선호가 크게 개선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9월 중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저점 대비 무려 67.6% 급등을 기록했다. 동학개미 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주식 투자 열풍 덕분이다. 연초 이후 개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47조원어치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한편 올해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반등하는 동안 한국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무려 28조20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통상 한국 유가증권 시장은 외국인이 주식을 사면 지수도 상승하고 외국인이 주식을 팔면 지수도 하락한다고 믿어졌다. 따라서 올해 주식 시장은 유독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상승하는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또한 주식 시장은 향후 전망이 중요하다. 앞으로 외국인이 계속 주식을 팔아도 주식 시장이 상승할 수 있을지 또한 판단해야 한다.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를 글로벌 주식 시장으로 시각을 넓혀 접근했다. 지난 2분기부터 글로벌 주식 시장이 크게 반등하고 위험 자산 선호가 개선되고 있지만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형 펀드 플로를 분석한 결과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올해 주요 신흥국 주식 시장 내 외국인의 행보를 분석한 결과도 누적으로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주요 신흥국 중 주식 시장 내 외국인 순매도 규모를 비교하면 한국이 누적으로 289억 달러로 가장 많이 팔았다.


또한 한국과 시장 규모가 비슷한 대만 증시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는 누적으로 210억 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주식 시장에서도 각각 92억 달러와 49억 달러씩 순매도했다. 한편 연초 이후 한국의 주식형 펀드 설정 잔액도 15조원 이상 자금이 유출됐다. 한국의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면서 자산 운용사를 중심으로 기관투자가 또한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증시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매수할 수 없는 것과 같이 글로벌 투자자도 같은 상황이다. 연초 이후 신흥국과 선진국 등 주요 글로벌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면서 글로벌 기관투자가인 외국인은 글로벌 주요 주식 시장에서 매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글로벌 증시 랠리의 주인공은 글로벌 개인 투자자들이다. 개인 투자자의 주식 열풍을 한국에서는 동학개미 운동으로 , 미국에서는 ‘로빈후드 랠리’로 불린다. 중국에서는 ‘청년부추’로 불리는 등 글로벌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상승 여력 충분한 코스피
외국인의 매도세에도 상승 여력 충분한 코스피
◆경제 재개 기대로 ‘실적 장세’ 진입




예전 같았으면 주식 시장 상승 국면 동안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됐을 것이다. 그러면서 기관투자가들이 매수하며 주식 시장 상승을 주도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코로나19발 유동성 랠리 동안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직접 매수했다. 주식형 펀드라는 간접 투자 상품 대신 직접 매수에 나선 것이다. 그렇다 보니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은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주식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 투자 방식의 투자가 대세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간접 투자 방식이 소외되며 개인이 주식 시장에서 직접 투자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와 달리 외국인이 주식을 판다고 증시 조정으로 연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상승 랠리 동안 투자자들은 간접 투자가 아닌 직접 투자를 선호하는 것일까. 개인의 직접 투자 선호는 이번 랠리 기간 나타나는 주식 시장의 쏠림 현상 때문이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준으로 과거 대세 상승장을 분석하면 평균적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해 나가는 종목들의 비율이 10% 수준에 육박했다. 하지만 이번 상승장 동안에는 5%에 불과하다. 경제 재개 기대로 주가는 2차전지·소프트웨어 등 정보기술(IT)과 제약·바이오 등 성장주로 쏠림 현상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주식 시장의 쏠림 현상으로 시장 전반에 투자하는 간접 투자 방식보다 몇몇 종목을 선별해 투자하는 직접 방식이 크게 선호되는 것이다.


한편 9월 중순 연중 고점을 경신한 코스피지수는 연말까지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궁극적으로 이번 상승장은 코스피지수를 기준으로 지난 역사적 고점인 2600을 넘어 265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8월 중순 시작된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현재 크게 완화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코로나19 2차 확산을 경험한 미국 등 주요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이미 8월 중순 이후부터 개선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글로벌 경기는 제조업·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서베이 지표의 개선을 넘어 이제는 산업 생산과 소매 판매 등 실물 지표가 개선되기 시작했다. 유동성으로 시작됐던 글로벌 주식 시장의 랠리는 미국 등 주요국의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며 경기 지표 개선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고 해석되는 부분이다.


따라서 현재 글로벌 증시는 유동성에 힘입은 증시 랠리를 넘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실적 장세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유동성 랠리 기간 언택트(비대면)와 제약·바이오 등 성장주가 주식 시장 상승을 주도했다면 향후 실적 장세 기간 동안 성장주와 함께 경기 회복 국면 수혜가 높은 금융·소재·산업재 등 경기 관련 섹터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5호(2020.09.19 ~ 2020.09.25)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