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제 1298호 (2020년 10월 14일)

상업용 우주 개발 주도하는 미국 ‘빅3’…국가 간 인프라 투자 경쟁도 ‘불꽃’

기사입력 2020.10.12 오후 06:32

[화제의 리포트]
- 일본·인도도 독자 위성 항법 시스템 구축 나서…스페이스X, 올해만 12차례 로켓 발사 허가

상업용 우주 개발 주도하는 미국 ‘빅3’…국가 간 인프라 투자 경쟁도 ‘불꽃’

[정리=한경비즈니스 이현주 기자]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염동찬·박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펴낸 ‘항공 및 방위 산업·정부 선전 산업에서 미래 성장 산업으로’를 선정했다. 이들은 우주 항공 산업이 과거 냉정 시대에 정부의 선전 산업 역할을 했지만 기술의 발전과 다양한 응용이 가능해진 현시점에서는 기업의 성장 산업 아이템에 됐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매년 국내 연구·개발(R&D) 예산 투자 계획을 세우는데 그 분류 중 하나로 미래 유망 신기술(6T)이 있다. 정보기술(IT)·생명공학기술(BT)·나노기술(NT)·에너지환경기술(ET)·우주항공기술(ST)·문화기술(CT) 등이 그것이다. 6T에서 ST(Space Technology)는 최근 가장 빠르게 예산이 증가하고 있는 분야다. ST는 자체적인 기술 발전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는 점이 관련 산업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 


왜 ST인가?
우주 항공 산업 투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다양한 기술 특허권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기술들이 긍정적인 사회·경제적 효과를 내고 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위성 TV 등의 상업적인 활용은 물론 기상 예보, 산불 등 재난 상황 측정 등이 가능해진 것이다. 위성을 이용한 지구에서의 응용뿐만 아니라 민간 우주여행, 우주 자원 탐사와 채굴 등의 분야까지 영역이 확장되면서 성장성 있는 산업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우주 항공 산업은 군사적인 목적으로 시작됐다. 대륙간 탄도 미사일 등 무기로 사용하기 위해 발전한 로켓 기술은 1950년대 냉전이 시작되며 미국과 소련이 군사적 필요성과 체제 선전을 위해 더욱 발전하게 됐다.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우주 항공 투자 분야는 2가지다. 각국의 자체 위성 항법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과 기상·재난 관리를 위한 지상 관측 위성을 늘리는 것이다. 우주 항공 기술의 군사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좀 더 정밀한 데이터를 이용해 다양한 기술 발전과 상업적 이용을 지원하고 국가와 국민 안전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국가 단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우주 항공 기술 인프라 구축 중 첫째는 독자적인 위성 항법 시스템 구축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GPS라는 단어는 위성 항법 시스템을 의미하지만 정확하게는 GNSS(Global Navigation Satellite System)라는 넓은 개념에서 미국이 만든 시스템을 의미한다. 러시아는 글로나스를 이용하며 유럽연합(EU)에서도 최근 갈릴레오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유럽과 중국이 전 세계를 커버하는 위성 항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상태이고 일본과 인도는 자국과 인접 지역을 커버하는 위성 항법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한국 역시 KPS라는 이름으로 위성 항법 시스템을 구축 중인데 2030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2035년에 시스템 구축 완료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항공기나 선박의 정밀한 위성 항법 시스템을 위해 오차를 수정해 주는 위성 항법 보정 시스템(SBAS)은 자체적인 GNSS보다 먼저 구축될 예정이다. 한국형 위치 기반 보정 시스템은 KPS 구축보다 이른 2022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국가 단위에서 추진하고 있는 둘째 우주 항공 기술 인프라는 지구 관측용 위성을 늘리는 것이다. 지상 관측용 위성은 대기 해양 등을 관측하여 기상을 측정하는 역할을 해 왔는데 최근에는 산불·해일·지진 등의 재난 상황을 관측하고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가적인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선진국들은 자국이 포함돼 있는 지역 근처에 정지 위성을 발사해 해당 지역을 지속적으로 관측하는데 한국 역시 2개의 기상 관측용 정지 위성이 서태평양 상공에 자리해 있다. 주요국들은 단순히 기상 관측용에 머무르지 않고 재난 관리나 안전 서비스를 위한 지상 관측용 위성 발사를 지속하고 있다. 머신 러닝을 이용해 지상 물체에 대한 인식 기술이 발달하면서 관측용 위성의 활용 가능성이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위성 기술의 발전과 데이터의 활용 가능성 역시 증가하면서 글로벌 주요국은 향후 추가적인 관측 위성 발사 계획을 내놓고 있다. 


2016년 이후 미국 중심으로 민간 활성화
과거 우주 항공 산업은 정부 주도가 대부분이었지만 2016년 이후에는 미국 기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민간 기업이 추진하는 주요 활동은 민간 우주여행, 소형 위성 발사 산업, 관측 위성을 통한 지상 데이터 판매 및 개발, 우주 자원 탐사 활동 등이다. 1989년 이후 미국 국경 내에서 허가받은 상업용 로켓 발사는 357건이었는데 그중 2016년 이후 발사된 것은 전체 32%에 해당하는 116건이다. 


NASA는 이러한 민간 우주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NASA는 지난 9월 민간 기업이 달에서 채취한 토양 샘플을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는데 달 탐사에 민간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0년에 미국 연방항공청(FAA)에서 허가 받은 로켓 발사 횟수는 23회인데 그중 과반인 12회가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였다. 스페이스X는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발사 실험을 하고 있는 업체인데 민간 우주여행, 심우주 탐사, 위성 발사 등 다양한 목적의 로켓 시험 발사를 진행 중이다.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는 로켓랩 글로벌인데 일렉트론 로켓을 통해 소형·초소형 위성(큐브샛)을 발사하는 업체다. 이처럼 다양한 민간 기업들의 우주 항공 관련 산업이 시작되고 있다. 


우주여행 산업은 일반인이 우주여행을 할 수 있도록 주선하거나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우주여행을 위한 장비를 만드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현재 다양한 업체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를 시작한 기업은 없다. 현재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기업은 버진갤럭틱인데 로켓 형태가 아니라 항공기에서 2차 추진을 통해 준궤도에 도달한 후 활강 비행을 통해 지상으로 돌아오는 방식이다. 우주정거장 체류, 심우주 도달 등 다양한 발사체에 대한 민간 기업의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비용 인하까지는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또 다른 사례는 지구 관측 데이터의 사용이다. 지상이 아닌 우주에서 관측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이용해 사업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거나 가공한 데이터를 판매하는 업체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업체들은 소프트웨어 성격의 기업들이 많고 아마존과 구글 역시 해당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뉴스페이스 시대를 대표하는 세 기업은 앞에서 언급한 스페이스X·블루오리진·버진갤럭틱이다. 모두 민간 업체들로 우주 공간을 상업화하려는 공통된 목적을 갖고 있다. 다만 그 구체적인 청사진은 차이가 있다.


먼저 스페이스X의 최종 목표는 화성 이주 혹은 식민지화다. 스페이스X 창업자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화성으로 가려는 이유는 인류 멸종과 관련 있다. 그의 주장은 지구에 머무르며 그대로 멸종하느니 다른 행성으로 이주해 인류의 번영을 지속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는 2050년까지 화성으로 100만 명을 이주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화성보다 지구와 가까운 달에 도달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블루오리진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지구에는 주거 지역과 경공업만 존재하고 중공업은 우주 식민지에서 이뤄져야 한다. 지구는 태양계의 보석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년 5월 9일 프레젠테이션에서 달 착륙선 ‘블루문’을 공개하며 2024년에는 사람을 실어 나르겠다고 발표했다. 앞선 두 기업에 비해 현재 가장 현실적인 목표를 가진 곳은 버진갤럭틱이다. 민간인을 정기적으로 우주로 보낼 서비스 제공이 목적이다. 따라서 기술적 측면에서 두 기업과 큰 차이를 보인다.


[돋보기 - 한국의 상황은?] 
한국의 우주 항공 산업은 매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작성하는 우주 산업 실태 조사 보고서(2019년 11월 발간)를 바탕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2018년 말 기준 한국에는 342개 기업이 우주 산업과 관련해 매출액을 올리고 있고 그중 17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 16개 기업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상태다.


정부는 단기적으로 2021년 독자적인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고 2022년 달 궤도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중기적으로는 위성 발사체 개발을 위한 지원과 함께 한국형 GNSS 체계인 KPS를 도입해 재난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달 궤도선을 넘어 달 착륙선 발사 등이 계획돼 있다. 결국 정부는 장기적으로 우주 항공 산업에서의 전략 기술 확보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는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한국에는 342개의 우주 항공 산업 관련 기업이 있고 이 중 상장사 수는 30여 개다. 우주 항공 산업 참여 기업의 관련 매출액 합산은 2018년 기준 약 3조3000억원 수준이다. 우주 기기 제작 분야에서는 쎄트렉아이·AP위성·퍼스텍, 우주 활용 분야에서는 스카이라이프·인텔리안테크·홈캐스트가 우주 항공 산업이 본업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charis@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98호(2020.10.12 ~ 2020.10.18) 기사입니다.]


당사의 허락 없이 본 글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입력일시 : 2020-10-14 1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