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 1300호 (2020년 10월 28일)

‘트럼프일까 바이든일까’…미국 대선 시나리오에 따른 투자 전략 [머니 인사이트]

기사입력 2020.10.27 오후 01:43


[머니 인사이트]


금융시장 변동성 11월 전후까지 이어질 전망…한국 증시에는 바이든 당선이 유리할 수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9월 29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대선 후보 첫 TV 토론을 벌였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9월 29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대선 후보 첫 TV 토론을 벌였다./AFP 연합뉴스

[한경비즈니스 칼럼=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교수(경제학 박사)] 금융 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전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착 상태에 빠진 추가 재정 부양 합의와 우편 투표 개표를 둘러싼 불복 가능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때문이다. 하지만 그 누가 당선되더라도 재정 부양책은 합의될 것이고 내년 상반기에는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미국 경제는 트럼프 재선 시 유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되면 현재 흐름에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성장주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서 통신 설비와 5세대 이동통신(5G) 등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대규모 재정 부양과 친환경 인프라 정책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대형 기술주보다 소재·산업 업종 등 기후 변화 대응으로 포장된 인프라 투자 수혜 업종의 강세가 예상된다. 장기 금리는 일시적 반등 가능성이 높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채권 매입으로 시차를 두고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3일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날 유권자들이 선거인단을 선출하면 이들이 12월 14일 미국의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게 되는 구조다. 현재 여론 조사와 선거인단 확보 전망은 바이든 후보가 앞서 있다. 하지만 상대는  협상의 달인이자 현직 대통령인 트럼프다. 지난 대선 당시 위력을 발휘했던 ‘샤이 트럼프’의 존재로 선거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해외 공장을 국내로 돌아오도록 하는 리쇼어링에 대한 세금 혜택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무역 적자 폭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통신 설비, 5G 등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세금 인상과 반독점 규제, 오바마 케어 강화, 고용 시장 안정, 사회 안전망 확보 등 정부의 사회 보장 지출이 증가하면서 경제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큰 재정 부양 규모와 기후 변화 대응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가 경기 회복을 이끌면서 그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바이든 후보의 당선과 함께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다면 재정 지출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두 후보 모두 대중국 강경 노선은 동일하지만 미·중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을 굴복시킨 대통령’으로 남고 싶어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대중국 정책은 더욱 강화될 위험이 있다. 기존의 관세 인상을 넘어 양안 문제·인권·군사 등 대중국 제재는 전방위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대중국 압박의 형태가 기후·환경 등 비관세 장벽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의 방향보다 성장 주도 업종 달라질 것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미국 증시는 대선 이후로 미뤄 놓은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재평가의 영향으로 단기적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초 연두 교서를 전후해 경제 정책을 구체화하면서 상승 추세는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를 통해 추진 중인 대형 기술주의 압박은 어려워지고 Fed의 통화 완화가 이어지면서 성장주의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보기술(IT),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헬스케어 등 구조적 성장 업종의 주가수익배율(PE)은 향후 3년의 주당순이익(EPS) 연평균 성장률을 고려할 때 적정한 수준이다. 다만 일부 대형 기술주의 이익 성장이 안정적 성숙기로 넘어가고 있는 만큼 상승 속도는 지난 2~3년에 비해 상당히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 변화 대응에 소극적이지만 이상 기후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인프라 투자는 불가피하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대형 기술주에 대한 견제 움직임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논의되고 있는 경쟁 기업 인수와 자사주 매입 제한은 주당순이익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규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키우겠지만 반독점 규제인 만큼 중상위권 이하 기업들의 자유로운 경쟁 환경을 조성해 기술 산업의 장기 성장은 오히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임·미디어 등 소프트웨어·콘텐츠 기업들은 오히려 반독점 정책의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기후 변화 대응은 사실상 친환경으로 포장된 인프라 투자 정책이다. 4년간 상업용 건물 400만 채, 주택 200만 채를 개조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친환경 주택 150만 채를 짓겠다고 약속했다. 소재·산업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 기후 변화 대응 산업의 성장은 주요국이 앞다퉈 추진하는 메가트렌드인 만큼 투자 포트폴리오에 분할해 편입할 것을 권고한다.


변수는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공화당이 여전히 상원 다수당을 유지할 경우다. 현재 주식 시장에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과 상·하원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는 시나리오가 일부 반영돼 있다. 대규모 재정 정책과 기후 변화 대응 기대다. 하지만 상·하원의 권력이 지금처럼 분할돼 유지된다면 정책 추진력은 현저히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 부양책의 규모는 예상보다 작아지고 낮은 인플레이션과 초저금리는 지속될 것이다. 그러면 정책 기대는 실망으로 되돌려지면서 단기적으로 주가와 장기 금리는 오히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양원의 권력이 분할됐을 때 주가 상승률이 더 양호한 경우가 많았던 만큼 지나치게 부정적일 필요는 없다.


한국 증시에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조금 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재정 부양과 결합된 통화 완화 그리고 위안화 강세에 대응한 달러 약세(원화 강세)는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요인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중국과의 대립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여부가 중요하다. 경험했듯이 미·중 갈등은 양국 모두의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처럼 무역 전쟁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폐쇄된 중국 시장(금융·첨단기술) 개방과 위안화 절상에 초점을 맞춘다면 증시에 긍정적일 수 있다.


바이든 후보 당선 시 일시적 금리 반등 가능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채권 금리는 현재의 좁은 박스권 흐름을 이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재정 부양책 합의가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대선일 이후에도 우편 투표 결과를 둘러싼 불복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장기 금리가 소폭 하락할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특히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다면 재정 확대 규모가 상대적으로 더 커지면서 국채 발행 증가로 장기 금리는 일시적으로 박스권 상단을 넘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재정 부양을 지원하기 위한 Fed의 채권 매입으로 장기 금리는 시차를 두고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위안화 강세의 영향이다. 중국 경제는 코로나19의 충격에서 가장 빨리 회복되고 있고 통화 정책도 주요국 대비 상대적으로 덜 완화적이기 때문이다. 중국 채권 시장이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된 영향도 있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은 이러한 기조와 미국 대선 이슈에 따른 달러 약세 전망이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 케어를 강화하고 등록금을 면제하는 등 사회 지출을 늘릴 것을 약속하고 있다.


재정 지원을 위한 Fed의 대규모 국채 매입은 달러의 약세 압력을 높일 것이다. 법인세 인상으로 인한 투자 둔화, 자유무역 지지도 달러 약세 요인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재정 적자와 통화 완화에 따른 달러 약세 압력은 동일하지만 미·중 갈등이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과거에도 선거 이후 약 100여 일 동안에는 취임 후 정책 기대 등으로 달러 강세가 나타났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초까지 달러는 현 수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0호(2020.10.26 ~ 2020.11.0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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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0-10-27 13: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