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중국 기업의 SK하이닉스 점유율 훼손 가능성 낮아져…목표 주가 12만원으로 상향
중국발 반도체 굴기 리스크 완화… SK하이닉스에 긍정적 [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종목]
[한경비즈니스 칼럼=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2020 상반기 반도체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 하나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최근 기존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중국 반도체 기업이 메모리 반도체 업종에 진입해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을 훼손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굴기를 상징하는 칭화유니그룹이 2020년 11월 15일까지 상환해야 하는 채권(13억 위안)에서 채무 불이행이 발생하며 이를 계기로 중국발 메모리 반도체 굴기의 전개가 어렵다는 점을 전 세계의 투자자들이 인식하게 됐다. 칭화유니그룹 관련 뉴스 보도 이후 11월 16일 미국 반도체 공급사 주가는 이를 바로 반영했다. 마이크론과 웨스턴디지털은 전일 대비 각각 6.8%, 5.1% 상승 마감했다. 이는 2015년 중국 국영 기업 칭화유니그룹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이후와 완전히 반대되는 흐름이다.


2015년에는 칭화유니그룹이 미국의 마이크론을 인수한다는 뉴스가 여러 번 보도됐다. 미·중 무역 분쟁 이전 당시의 큰 흐름은 중국이 미국의 협조로 메모리 반도체 양산 기술을 확보한다는 것이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의 일이다. 미·중 무역 갈등의 여파로 중국 측의 메모리 반도체 기술 확보가 원활하지 않게 돼 중국 기업의 진입 가능성이 낮아진 것은 기존 공급사들의 주가에 긍정적이다. 즉 SK하이닉스·마이크론·웨스턴디지털·난야테크놀로지에 긍정적이다. 이들 공급사의 실적에는 당장 영향을 주지 않더라도 목표 주가를 산정할 때 주당순자산가치(BPS)와 주가순자산배율(PBR) 중에서 PBR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 12만원 산정 시 선행 BPS 8만원, PBR 1.5배를 적용했다. BPS 추정치 변경은 크지 않다. 2021~2022년 전사 실적 추정치가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모바일 제품의 출하가 좋다는 점을 반영했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에서 MCP(낸드 플래시와 디램의 복합 제품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이에 따른 낸드 플래시 가격의 변동성 완화를 반영해 낸드 플래시와 기타 부문의 영업이익은 2021년 7675억원 적자에서 2022년 4934억원 흑자 전환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2021년 하반기 낸드 플래시 가격이 턴어라운드한다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MCP 수출에서도 오포·비보·샤오미가 화웨이의 빈자리를 채우는 흐름이 일어난다고 전제하면 2020년 상반기 대비 2021년 상반기 SK하이닉스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2020년 1~6월의 MCP 수출 금액은 월평균 17억2000만 달러다. 2020년 8월과 10월의 수출 금액보다 낮다. 이렇게 비교 대상의 금액이 낮으면 향후에 기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15년 3분기 칭화유니그룹을 중심으로 중국에서 반도체 굴기를 선언했을 때 SK하이닉스의 선행 PBR은 1.0배를 밑돌았다. 이후 중국발 리스크가 커질 때마다 PBR은 하향하는 흐름이었다. 미·중 무역 갈등이 커질 때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미·중 무역 갈등이 정점을 지나던 2018년 12월 미국 상무부가 공식적으로 화웨이를 제재 명단에 등재했던 2019년 5월에도 SK하이닉스의 선행 PBR은 1.0배를 밑돌아 0.8배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갔다.


미·중 무역 갈등이 정점을 지나고 칭화유니그룹발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SK하이닉스의 선행 PBR은 다시 1.0배를 웃돌고 있다. 목표 주가 산정 시 언급했던 것처럼 선행 PBR은 1.5배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상대 가치 상승은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마이크론·웨스턴디지털·난야테크놀로지의 기업 가치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5호(2020.11.30 ~ 2020.12.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