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 고문, LG상사·LG하우시스 등 5개사 계열분리 추진
-장자가 승계하면 다른 형제들은 독립하는 전통 4대째 이어가
-GS·LS·LIG 등도 LG그룹에서 분리 독립해 범 LG가 형성
[프리뷰] ‘아름다운 이별’ LG그룹 사업 분가의 역사
[안옥희 기자] LG그룹이 가문의 전통에 따라 잡음 없는 계열 분리로 또 한 번의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의 숙부인 구본준 LG 고문(고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동생)이 LG상사·판토스·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 5개 회사를 계열 분리해 독립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구광모 회장은 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를 핵심 자회사로 주력인 전자·화학·통신·서비스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며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더 속도를 높이게 됐다.

구광모 회장은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연료전지, 수처리,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매각하거나 축소하고 배터리,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자동차 전장 등 성장 동력을 강화해 왔다. 구본준 고문과의 계열 분리가 완료되면 LG그룹은 4세 경영 체제로 완전히 전환되고 구광모 회장이 추진해 온 ‘뉴 LG’ 체제가 한층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리뷰] ‘아름다운 이별’ LG그룹 사업 분가의 역사


◆ 구본준 분가로 구광모 독자 경영 체제 완성


일반적으로 분할하는 목적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면서 경영권 승계의 효과까지 기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미 경영권이 승계된 LG그룹이 분할하는 이유는 계열 분리가 가장 주된 이유다. 구본준 고문이 LG상사를 중심으로 한 계열 분리에 나서는 것은 현재 LG그룹의 주력 사업인 전자와 화학 등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LG그룹의 지주사인 (주)LG는 11월 26일 이사회를 통해 자회사 중 LG상사·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주)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 계획을 결의했다.

(주)LG신설지주가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기업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주)LG 약 0.912, (주)LG신설지주 약 0.088이다. 2021년 3월 26일 (주)LG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분할이 승인되면 같은 해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주)LG와 신설 회사 (주)LG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된다.

(주)LG신설지주는 구본준 고문과 송치호 LG상사 고문을 공동대표이사로, 박장수 LG 재경팀 전무를 이사진으로 구성해 2021년 5월부터 독립적인 경영에 나서게 된다. 존속회사는 화학·전자·통신·SI·소비재로 구성되고 신설 법인은 유통·건자재·소재사업으로 구성된다.

분할 후 존속회사 (주)LG는 발행 주식 총수 1억6032만2613주, 자산 9조7798억원, 자본 9조3889억원, 부채 3909억원, 부채비율 4.2%가 된다. 신설 지주회사는 발행 주식 총수 7774만5975주, 자산 9133억원, 자본 9108억원, 부채 25억원, 부채비율 0.3%의 건전한 재무 구조를 갖추게 된다.

구본준 고문이 이끌게 되는 (주)LG신설지주는 자원 개발 및 인프라(LG상사), 물류(판토스), 시스템 반도체 설계(실리콘웍스), 건축자재(LG하우시스), 기초 소재(LG MMA)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2005년 LG그룹에서 GS그룹을 분리할 때처럼 분할 재상장·신규 상장 이후 이른 시일 안에 지분 스와프를 통해 독립 경영과 책임 경영을 위한 계열 분리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12월 7일 발행되는 한경비즈니스 1306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ahnoh05@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5호(2020.11.30 ~ 2020.12.06)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