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25% 업계 최고 수준…카카오커머스, 이커머스 틈새 공략하며 ‘조용한 돌풍’
-카카오 선물하기 명품 거래액, 작년 동기 대비 3배 증가
구찌·티파니 명품 내세운 카톡 선물하기 폭풍 성장
카카오가 절대 강자 없는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막대한 물류 전쟁과 경계 없는 합종연횡으로 피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나 홀로 다른 노선을 택한 카카오커머스는 온라인 쇼핑의 틈새시장을 노리며 성장했다.


빠른 배송, 신선식품을 위한 물류 투자 대신 선물하기, 공동 구매(톡딜), 주문 제작(카카오메이커스), 라이브 커머스(쇼핑라이브) 등 카카오 플랫폼의 연결성을 극대화한 서비스를 내세우며 차별화 전략을 꾀했다. 특히 커머스를 중심으로 테크핀(카카오페이)·톡비즈(광고)·콘텐츠 등 카카오 내 서비스가 상호간의 성장을 촉진하며 동반 성장하고 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47% 성장



카카오커머스는 2019년 매출액 2961억원, 영업이익은 7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이커머스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영업이익률이 25%다. 한국의 이커머스 대부분이 적자를 보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독보적 이익률이다. 올해는 비대면 열풍을 타고 거래액이 증가했다. 카카오커머스의 올해 3분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68% 늘었다. 증권업계는 카카오커머스가 2020년 4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서비스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다. 올해 상반기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명품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며 성장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톡 선물하기 내 명품 패션·잡화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선물하기에 입점된 명품 브랜드는 11월 초 기준 약 100개로 작년에 비해 32% 증가했다. 샤넬 뷰티·구찌·몽블랑·버버리·보테가베네타·생로랑·톰브라운·티파니앤코·프라다·페라가모 등 입점 브랜드만 보면 백화점 명품관이 따로 없다. 명품 카테고리는 신선식품과 함께 이커머스의 성패를 가를 중요한 키워드로 꼽힌다. 신세계의 SSG닷컴, 롯데의 롯데온 등 백화점이나 면세점을 등에 업은 기존 유통 업체의 온라인 채널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기도 했다.
구찌·티파니 명품 내세운 카톡 선물하기 폭풍 성장
카카오톡 선물하기는 작년부터 명품 경쟁력을 키워 왔다. 2019년 8월 명품 화장품 테마를 신설한데 이어 올해 2월 ‘명품 선물’ 테마로 확장해 지갑·핸드백·주얼리 영역을 추가하는 등 상품군을 크게 확대했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명품 브랜드가 선물하기 서비스에 계속 입점한 것은 ‘모바일 선물’ 서비스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라며 “과거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카페나 식당 등 오프라인 매장의 교환권 위주의 선물이 이뤄졌다면 현재는 가격대 높은 상품들을 선물로 전달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구매력이 있는 40~60대 고객의 유입 역시 명품 카테고리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2020년 50대 이상 연령대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0% 정도 늘어나며 각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비대면 쇼핑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자 이커머스 이용이 적었던 5060세대가 온라인 상거래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것이다.



명품 뷰티, 패션 잡화 카테고리 증가는 배송 상품 비중의 증가에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배송 상품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났고 연간 거래액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뿐만 아니라 카카오톡 쇼핑하기 역시 카카오커머스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카카오커머스에 따르면 카카오톡 쇼핑하기 회원 수는 매월 70만 명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톡 쇼핑하기의 대표 서비스인 ‘톡딜’은 2인 공동 구매 서비스로 지난해 6월 출시 이후 분기마다 두 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톡딜 성장의 배경에는 ‘온라인 최저가’ 전략이 있다. 온라인 최저가는 톡딜 입점 상품의 필수 조건이다. 그 결과 1년 만에 거래액이 28배 이상 성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 6월 기준 누적 톡딜 상품 수는 11만개를 돌파했고 톡딜 참여 건수는 26배 이상 늘어 카카오커머스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가 지인 간의 선물을 주고받는데 집중했다면 쇼핑하기 내 ‘톡딜’ 서비스의 경우 친구는 물론 모르는 사람과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카카오톡 쇼핑하기는 톡채널을 이용한 일대일 상담, 카카오페이를 통한 손쉬운 결제 등 높은 접근성을 내세우고 있다.
구찌·티파니 명품 내세운 카톡 선물하기 폭풍 성장
◆톡딜·라이브 커머스 등 ‘연결성’ 내세운 서비스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결성을 내세운 ‘카카오메이커스’ 역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카카오에서 분사 후 2019년 12월 카카오커머스와 합병했다. 올해 11월 서비스 시작 4년 9개월 만에 누적 거래액 3000억원을 달성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매주 아이디어 상품을 큐레이션해 선주문 받고 그 수량만큼 생산하는 크라우드 펀딩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카카오메이커스는 설립 이후 올해 11월까지 총 3100여 곳의 제조사와 창작자에게 생산 기회를 제공해 약 1009만 개의 제품을 판매했다.



카카오커머스는 백화점·홈쇼핑부터 이커머스·정보기술(IT) 플랫폼 회사들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5월 베타 서비스로 첫선을 보인 카카오쇼핑라이브는 25회 방송 만에 누적 시청 500만 회를 돌파하자 10월 서비스를 정식 오픈했다. 11월 20일 총 85회 만에 시청 1000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카카오쇼핑라이브의 거래액은 지난 10월 기준 5월 베타 서비스 오픈 대비 21배 늘었고 9월 대비 10월 방송 거래액 역시 2.5배 정도 증가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카카오커머스는 카카오쇼핑라이브 오픈 전 전담팀을 신설하고 자체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등 전문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며 차별화된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을 마련했다.



카카오커머스는 패션 상품으로 첫 라이브를 시작한 이후 육아 용품과 건강 식품 등 상품 종류를 계속 넓혀 가고 있다. 인플루언서와의 협업도 이어 가고 있다. 지난 7월 진행된 ‘반스 애너하임 컬렉션 선공개 라이브’는 신발 전문 유튜버 와디가 출연해 브랜드의 역사, 제품 디테일을 소개하며 시청 횟수 38만 명을 기록했다. 한국 라이브 커머스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카카오커머스는 앞으로도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 나갈 계획이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선물하기는 패션 잡화·리빙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명품 브랜드 입점을 확대해 이용자 저변을 넓힐 계획”이라며 “이 밖에 고객 패션 추천 서비스 ‘카카오스타일’, 라이브 커머스 방송인 ‘카카오쇼핑라이브’를 통해 변화하는 커머스 시장에 알맞은 새로운 서비스들을 지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8호(2020.12.21 ~ 2020.12.27)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