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닥친 위기 돌파에 승부수를 걸었다. 남매 경영을 이어 오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양대 축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3분기 영업 흑자를 회복하며 2021년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이마트는 코로나19 속에서 온라인 시장 거래액이 크게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신세계 면세점부문의 손익 개선이 뚜렷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2021년 코로나19 상황은 올해보다 진정되면 오프라인을 필두로 하는 신세계 주요 계열사 실적 역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 분리 밑그림 완성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남매 간 분리 경영 구도를 강화했다. 지난 9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보유 중이던 이마트 지분과 신세계 지분 일부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 총괄사장에게 증여하며 승계 구도가 명확해졌다. 이미 신세계그룹이 이미 정 부회장의 이마트부문, 정 총괄사장의 백화점부문으로 분리 경영되고 있는 데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 주주에 오르면서 계열 분리를 위한 밑그림이 완성됐다.
다만 둘은 쓱닷컴(SSG닷컴)에서 이마트부문과 신세계부문의 협력을 이어 가고 있다. 쓱닷컴은 지분으로도 얽혀 있다. 쓱닷컴 지분의 50.1%는 이마트가, 26.9%는 신세계가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2021년 강도 높은 혁신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기존점 신장률이 8개 분기 만에 역성장을 멈췄고 대규모 적자가 이어지던 전문점과 자회사들의 손익 역시 회복세를 보였다. 편의점 사업인 이마트24 역시 총 점포 수가 5000개를 넘어서며 지난 3분기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는 지난 1~9월 매출이 23% 성장하며 이마트 주요 사업 중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오랜 기간 유통업계에서 쌓아 온 노하우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점유율을 높여 갈 예정이다. 2023년 온라인 쇼핑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그룹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쓱닷컴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거래액은 약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2조300억원) 대비 약 40% 가까이 늘어났다. 쓱닷컴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으로는 총 3곳에서 운영 중인 자동화 물류센터 ‘네오(NE.O)’를 중심으로 한 ‘그로서리(식료품) 경쟁력’을 꼽을 수 있다.
쓱닷컴 성장의 또 다른 한 축은 패션 카테고리와 백화점몰이다. 명품 포트폴리오를 지속 강화해온 쓱닷컴은 올해 10월까지 쓱닷컴의 명품 관련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 총괄사장이 이끄는 신세계 백화점부문은 강력한 인적 쇄신에 나서며 변화를 예고했다. 정 총괄사장은 2021년 임원 인사에서 임원 20%를 내보내고 본부장급 임원 70%를 교체했다.
인사의 큰 방향을 과감한 변화와 혁신, 미래 준비, 인재 육성으로 설정하고 조직 전반에 큰 변화를 줬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런 인사 기조를 앞으로 더 강화해 백화점부문의 변화와 세대교체를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신세계디에프에는 유신열 신세계 영업본부장(부사장)이 발탁되며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면세 사업의 재정비 의지를 다졌다.
또한 정 총괄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신세계톰보이 대표의 존재감이 커졌다. 문 대표는 신세계톰보이와 함께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 Corporate Venture Capital) 사업 추진 신설법인 시그나이트파트너스의 대표를 함께 맡게 됐다. 문 대표는 시그나이트파트너스를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신세계그룹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규 사업을 모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김영은 기자 kye0218@hankyung.com
[커버스토리=2021년 10대 그룹 체크 포인트 기사 인덱스]
-삼성그룹, 40대 전진 배치 ‘뉴 삼성’ 성과 낸다…사법 리스크·지배구조 개편 ‘발목’
-현대차그룹, 수소·로봇·UAM에 60조원 투자 승부수…자동차 제조사 탈피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SK그룹, 수소 사업 본격 진출…ESG 경영으로 ‘파이낸셜 스토리’ 쓴다
-LG그룹, 계열 분리후 전자·화학·통신에 역량 결집…AI연구원, 미래 먹거리 발굴 이끈다
-롯데그룹, 유통 구조조정·화학 투자에 고삐…‘뉴롯데’ 판 다시 짠다
-포스코그룹, ‘탄소 중립’ 달성 위해 수소 사업 키운다…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도 진출
-한화그룹, 태양광에서 수소까지 친환경 리더로…스마트 공장·디지털 혁신 가속
-GS그룹, 주력 사업 대대적 재편…리테일·홈쇼핑 합병 ‘초대형 유통 기업’ 탄생
-현대중공업그룹, 신사업 이끄는 정기선, 그룹 체질 개선 가속화…대우조선해양 이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신세계그룹, 고속 성장하는 쓱닷컴…2023년 이커머스 1위 목표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8호(2020.12.21 ~ 2020.12.27) 기사입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