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 2020 올해의 CEO]
- 석유화학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한 발 앞선 NB라텍스 투자…글로벌 1등 기업으로 ‘우뚝’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라텍스 장갑과 손소독제 등의 사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들 원재료인 NB 라텍스와 페놀 유도체에 공을 들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선구안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란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의 2020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동기 대비 1049% 상승한 20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미 2020년 3분기 누적 영업이익 4670억원만으로도 2019년 전체 영업이익인 3659억원을 넘어섰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2021년 1분기에는 사상 최대 실적(2011년 1분기 2864억원) 기록을 갈아 치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석화는 합성고무와 합성수지를 주력으로 하고 있고 정밀화학·에너지·전자소재·나노탄소·건자재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근 들어 합성고무 부문에선 NB 라텍스가, 합성수지 부문에선 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ABS)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의료용 라텍스 장갑 원료로 사용되는 NB 라텍스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동률이 상승, 최대 마진율을 기록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제품 수요가 폭발적이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한 발 앞선 NB라텍스 투자…글로벌 1등 기업으로 ‘우뚝’
박 회장은 2009년 NB 라텍스 생산 기술을 독자 개발해 상업 생산에 성공한 뒤 주력이던 타이어 원료인 합성고무(SBR)의 설비를 전환해 위생용 라텍스 장갑의 원료인 NB 라텍스를 큰 폭으로 늘렸다.

NB 라텍스의 생산 설비는 2016년 연 20만 톤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9년 15만4000톤, 2020년 6만 톤 증설 완료를 앞두고 있다. 또한 2020년 11월에는 추가로 7만 톤 증설을 결정해 2021년 최종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71만 톤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 금호석화의 NB 라텍스 시장점유율은 30~35%로 글로벌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인 ABS 역시 스프레드 개선으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ABS는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충격과 열에 강하고 성형성도 우수해 가전제품에 주로 활용된다. 2020년 초부터 시작된 팬데믹(세계적 유행) 여파가 하반기까지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면서 TV·냉장고·청소기·노트북 등 가전 수요가 반등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금호석유화학은 주력 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타이어용 기능성 고무 복합 소재, 방열 및 전자파 차폐용 수지 복합 소재 등 기존 금호석유화학 주력 제품과 융·복합한 소재 개발에 여념이 없다. 특히 전기차 시대를 맞아 배터리 무게가 더해진 차체의 하중을 견디고 내마모성과 연비까지 향상할 수 있는 고기능성 합성고무 제품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자회사 역시 사업 부문 경쟁력 확대로 ‘호황’을 예고하고 있다. 금호피앤비화학은 2021년 하반기까지 여수 사업장에 2000억원을 투자해 비스페놀A 생산 능력을 기존 연간 45만 톤에서 20만 톤을 늘려 65만 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증설이 완료되면 금호피앤비화학은 비스페놀A의 생산 규모면에서 글로벌 3위 안에 들어가게 된다.

금호미쓰이화학은 폴리우레탄의 소재(MDI)의 색상 등을 개선하고 고부가·친환경 특성을 강화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금호폴리켐은 자동차 케이블 피복 등의 소재로 사용되는 합성고무 제품에 차별화한 기술을 적극 적용해 품질 경쟁력 향상과 특별 제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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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09호(2020.12.28 ~ 2021.01.03)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