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 1310호 (2021년 01월 06일)

2021년 재테크 ‘중심축’을 옮겨라... 코로나19 사태 못지않은 ‘대변화’ 예고

기사입력 2021.01.06 오후 01:55


[한상춘의 국제경제 심층 분석]


꿈과 미래 가치 주목 받는 ‘이야기 경제학’의 시대…달러보다 귀금속 등 대체 투자 유망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AP연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AP연합




[한경비즈니스 칼럼=한상춘 한국경제TV 해설위원 겸 한국경제 논설위원] 또 다른 10년, 2020년대 세계 경제는 ‘뉴 노멀’로 요약된다. 종전의 이론과 규범, 관행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용어다. 미래 예측까지 어려우면 ‘뉴 앱노멀’로 구별한다. 뉴 노멀 시대에 발생하는 모든 행위는 정확한 원인 진단부터 어려워 대책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2020년대 세계 경제는 ‘디스토피아’가 자주 발생해 예상하지 못했던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돼 왔다. 디스토피아는 토마스 모어가 인간 현실 세계의 이상향으로 제시했던 유토피아의 반대 개념인 반(反)이상향으로, 사전에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지구상의 가장 어두운 상황을 말한다. 




두 가지 의미가 합쳐진 뉴 노멀 디스토피아의 첫 사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 코로나19는 유난히 초기 충격이 컸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마자 모든 사람이 공포에 휩싸이고 세계 주가가 순식간에 폭락한 이유는 리스크 이론에서 가장 위험하다는 ‘노바디 노즈(nobody knows)’, 즉 아무도 모르는 위험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모른다’는 상황은 반드시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1913년 설립 이후 가 보지 않는 길을 걷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날 때까지 매입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제한 달러화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앙은행의 고유 기능인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 역할을 포기했다는 평가가 들릴 정도다.




2021년 재테크 ‘중심축’을 옮겨라... 코로나19 사태 못지않은 ‘대변화’ 예고



PER보다 PDR 따랐던 2020년 증시 




2020년 3월 중순 이후 세계 주가는 평균 60% 이상 올랐다. 세계 증시를 이끌었던 테슬라와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MAGA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애플)를 비롯한 미국의 슈퍼 스톡과 한국의 언택트(비대면) 관련 주가는 버블 논쟁이 일 만큼 많이 올랐다.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주식을 통해 돈을 더 벌 수 있느냐’는 주가 앞날과 관련해 팽팽히 맞서고 있는 두 가지 시각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경기와 기업 실적이 받쳐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깊은 나락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는 ‘제2 닷컴 버블 붕괴론’과 다른 하나는 하반기 이후에는 경기와 기업 실적이 따라오면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론이다.




어느 시각으로 갈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현재 주가 수준부터 평가해 보면 주가수익률(PER)과 주가순자산배율(PBR) 등 전통적인 주가 평가 지표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고평가’됐다. 한국 바이오 업종은 PER이 평균 200배가 넘는다.




2009년 9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이후 금융이 실물 경제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주도하는 위치로 바뀌었다. 각국 중앙은행도 자산 효과를 겨냥해 경기 회복을 모색하는 통화 정책이 상시화하고 있다. 제로(혹은 마이너스) 금리, 양적 완화와 같은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이 전통적인 통화 정책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의미다.




‘뉴 노멀’이라고 불리는 이런 주식 투자 여건에서는 지금 당장 경기와 기업 실적이 뒤따라주지 않더라도 미래에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 무형의 잠재 가치(최고경영자의 꿈과 이상도 포함)가 높게 평가되면 돈이 몰리면서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다. 미국 예일대의 로버트 실러 교수는 ‘이야기 경제학’이라고 정의했다. 




주가는 과거 실적이 아니라 미래에 기대되는 수익에 투자한 결과라는 차원에서 보면 충분히 일리가 있고 오히려 더 맞을 수 있다. 월가에서 주목 받고 있는 새로운 주가평가 지표로는 주가 무형 자산 비율(PPR)과 꿈 대비 주가 비율(PDR) 등이 있다.




신구 평가 지표로 미국의 슈퍼 스톡과 한국의 언택트 관련 종목의 적정 주가 수준을 따져 앞날을 예상해 보면 구평가 지표로는 ‘하락’, 신평가 지표로는 ‘상승’이라는 엇갈린 결론이 나온다. 따져봐야 할 것은 구평가 지표의 주가 하락 근거인 경기와 기업 실적 부진, 신평가 지표의 주가 상승 근거인 미래 잠재 가치는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 내부적인 요인이 있지만 경기와 기업실적이 좋아지면 미래 잠재 가치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정부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원년이 될 2021년 ‘경기와 기업 실적이 어떻게 될 것인가’는 근본적인 문제인 코로나19의 현 상황부터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2차 대감염이 발생하면 1차 대감염 때보다 학습 효과로 당황하지 않고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일상화된 방역 지침을 따를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기도 1차 대감염 때보다 다가왔다.




최악의 경우 2차 대감염에 따라 경제 활동이 재봉쇄된다고 하더라도 각국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사태가 극복될 때까지 모든 것을 풀어놓은 상황이기 때문에 1차 대감염 때보다 완충 능력이 확보됐다. 1차 대감염 이후 금융 완화로 주가 등이 크게 오른 것에 따른 자산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 외 대체 투자할 때 됐다  




분명한 것은 거품 논쟁이 거센 미국의 슈퍼 스톡과 한국의 언택트 관련 종목의 주가가 오른다고 하더라도 신구 평가 지표에 따른 엇갈린 주가 전망으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가운데 기저 효과 등으로 수익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2021년에는 재테크 관점에서 주식 이외 대체 투자 수단도 생각해 봐야 할 때가 됐다는 의미다.




미국의 슈퍼 스톡과 한국의 언택트 관련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국가의 주식과 종목이 수익률이 더 높을 수 있다. 국가별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국 주식과 ‘구경제’라고 일컫는 전통적인 업종 그리고 흑자 도산 기업을 인수하거나 기업공개(IPO)하는 기업의 주식을 주목해 봐야 할 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처럼 달러화가 많이 풀린다면 ‘트리핀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가장 우려되는 대목이다. 트리핀 딜레마는 미국이 경상 수지 적자 등을 통해 달러화를 계속 공급해야 하지만 이 상황이 지속되면 달러 가치가 떨어져 기축 통화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Fed가 무제한 양적 완화를 선언하자마자 달러 가치가 폭락할 것이라는 시각이 곧바로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자인 레이 달리오는 달러화가 휴지 조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잘 알려진 로버트 기요사키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달러화를 사 두면 안 된다고 추천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주목해야 할 것은 금을 비롯한 귀금속 가격이다. 종전에 비해 대체 관계가 약화되기는 했지만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귀금속 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로 풀린 유동성 때문에 물가가 올라갈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인플레이션 헤지 차원에서 귀금속이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같은 차원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거래 절벽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대형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 것인지도 주목해야 한다. 거래 절벽은 대형 상업용 건물을 내놓아도 매수 심리가 얼어붙어 거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거래 단위가 큰 대형 상업용 건물은 거래량이 선행지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돼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 금융사가 운용하는 각종 부동산 펀드에 증거금 부족 현상인 마진 콜이 발생되면 더 큰 문제다. 마진 콜에 대응하는 디레버리지 과정에서 기존에 투자해 놓았던 부동산까지 처분해야 하는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 때문이다.




2021년 바이든 정부 출범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재테크 시장에서도 2020년 코로나19 사태 못지않게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대변화(big change)’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기업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은 ‘과감한 중심축 이동(audacious pivoting)’으로 새로운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나가야 할 때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0호(2021.01.04 ~ 2021.01.10)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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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21-01-08 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