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 5개 단지, 1만9430가구 분양 대기
-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몇 억’ 시세 차익 기대



[한경비즈니스=차완용 기자] 2021년 서울 강남에 역대급 분양 시장이 열린다. 5개 단지에서 무려 2만 가구에 가까운 물량이 쏟아진다. 이는 2021년 서울 민간 전체 분양 물량 4만4722가구의 40%가 넘는 수치다. 한마디로 2021년 서울 민간 분양 시장은 강남이 핵심이라는 얘기다.
더욱이 이들 분양 단지들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주변 시세보다 많게는 절반 정도 저렴한 이른바 ‘로또 아파트’다. 물론 시세의 절반이라고 해도 3.3㎡당 5000만원 정도이니 ‘후덜덜’한 가격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분양 시장에서는 강남 로또 아파트를 잡기 위한 치열한 눈치 싸움이 벌어지는 분위기다.
2021년 강남發 ‘로또 분양 5대장’이 몰려온다
◆ 서울 민간 분양 물량 40%가 강남에

많은 이들이 2021년 분양 시장 중 강남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에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 확대하고 있는 공공 분양과는 다른 민간 분양이지만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들 분양을 노리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강남 입성의 절호의 기회’라고 입을 모은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2021년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는 총 5개 단지가 분양에 나설 전망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인 ‘올림픽파크 에비뉴 포레’ 1만2032가구, 서초 신반포3차 재개발인 래미안 원베일리 2990가구, 신반포15차 래미안 원펜타스 641가구, 방배6구역 아크로 파크 브릿지 1131가구, 잠실진주 재건축 2636가구 등 총 1만9430가구다.

물론 변수는 있다. 제대로 분양될지가 미지수다. 사업성 악화 때문에 준공 후 분양에 나설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실제 공급은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들 단지들은 2020년 분양을 목표로 준비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정비사업 규제 등의 영향으로 분양 일정이 2021년으로 밀렸다.

만약 2021년에도 이들 단지들이 분양 일정을 연기하거나 준공 후 분양으로 돌아서면 서울 민간 분양 시장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2021년 서울 분양 민영 아파트는 4만4722가구로 이들 물량이 전체의 43% 넘게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20년 분양 물량이 대폭 감소해 시장에서 실질적으로 공급이라고 느끼는 입주 물량이 확 줄어든 상황이어서 2021년 분양 물량이 더 줄어들면 역대급 청약 광풍은 물론 집값 상승을 자극할 우려도 있다.

실제로 2020년에도 연초 공급 물량은 4만여 가구로 잡혔지만 실제 공급은 62%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들 사업장이 2021년 차질 없이 분양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계획은 있지만 여전히 불안한 분양 일정
2021년 강남發 ‘로또 분양 5대장’이 몰려온다
현재 계획된 강남발(發) 분양 계획은 상반기 2곳, 하반기 3곳이다.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우선 삼성물산이 시공을 맡은 래미안원베일리(신반포3차)가 오는 2월 분양에 나선다.

21개동 2990가구가 들어서는 래미안 원베일리는 최대 난관이었던 택지비 산정을 일단락 짓고 현재 일반 분양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래미안 원베일리 일반 분양가는 대략 3.3㎡당 5200만~5400만원 사이에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해당 가격에 분양가가 정해진다면 전용 84㎡ 기준 일반 분양 가격은 17억6800만~18억3600만원 선으로 당첨 시 14억~16억원 정도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실제 래미안 원베일리 바로 옆 아크로 리버 파크 전용 84㎡는 2020년 11월 34억5000만원(20층)에 거래됐다.

래미안 원베일리의 가장 큰 장점은 ‘입지’다. 반포대로 남단 한강변에 자리해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또 서울지하철 3·7·9호선 고속터미널역과 신반포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트리플 역세권이고 올림픽대로·반포대로와 인접한 교통 요충지다.

여기에 계성초를 포함해 잠원초·신반포중·세화여중·세화여고 등 명문 학군이 형성돼 있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서울성모병원을 이용하기가 편리하다. 다만 아쉽게도 일반 분양 물량은 224가구로 많지 않다.

다음으로는 아직 정확한 일정이 나오지 않았지만 상반기로 예정된 래미안 원펜타스(신반포15차)가 분양을 대기 중이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아크로 리버 파크와 래미안 퍼스티지 바로 사이에 자리해 있다. 6개 동 641가구가 들어서며 일반 분양 물량은 263가구다.

분양가는 래미안 원베일리와 비슷한 3.3㎡당 5200만~5400만원 사이에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조합에서는 아직 택지비 감정 평가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로 2021년 상반기 중에 구청에 택지비 감정 평가를 신청하고 거기에서 택지비가 나오면 분양가 심의위원회를 열어 분양가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셋째로 분양에 나서는 곳은 ‘단군 이후 최대 재건축’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에비뉴 포레(둔촌주공 재건축)다. 무려 1만2032가구가 만들어지는데 그중 일반 분양 물량만 4876가구에 이른다. 이 단지는 참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 왔는데 2021년에는 분양을 꼭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큰 기대를 모은다.

올림픽파크 에비뉴 포레는 2019년부터 분양을 추진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의 분양가 줄다리기, 조합 내분 등으로 분양이 2020년 내내 미뤄지다가 결국 상한제를 적용받게 됐다. 여기에 최근에는 조합장 해임 총회가 열리고 기존 조합원 집행부가 물러났다. 현재는 기존 조합장 해임을 추진한 비상대책위에서 직무대행을 선임했고 직무대행이 재건축 사업을 계속 추진할 예정이다.

비대위 측 계획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중에 택지비 감정 평가를 신청하고 그 이후 분양가 승인을 받아 7월 일반 분양을 진행하게 된다. 조합 측은 3.3㎡당 3550만원에 분양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그러면 전용 84㎡의 분양가는 11억원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에서 가까운 강동구 상일동 신축 아파트나 송파구 잠실동 구축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도 시세 차익이 5억~7억원 수준이다.

10월에는 방배6구역 재개발 사업인 아크로 파크 브릿지가 분양에 나선다. 총 1131가구로 구성됐고 일반 분양 물량은 676가구다. 이 단지는 당초 2020년 12월 분양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현금 청산자 이주 지연 문제로 연기된 상태다. 일반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중반대가 예상된다. 주변에 신축 아파트가 없어 구축 아파트와 비교해야 하지만 대략 주변 시세 대비 3억~4억원 정도 저렴할 것으로 예측된다.

2636가구가 들어서는 송파구 신천동에 자리한 잠실진주아파트는 대략 하반기 분양을 목표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건축계획안이 건축위원회 심의를 최종 통과한 상태로 사업이 순항 중이다. 잠실진주아파트의 일반 분양 물량은 1170여 가구다. 분양가는 아크로 파크 브릿지와 비슷한 4000만원 중반대가 예상된다.

cwy@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310호(2021.01.04 ~ 2021.01.1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