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책] 금융의 역사 外

◆금융의 역사 : 금융을 꽃피운 5천년의 기술
윌리엄 N. 괴츠만 지음 | 위대선 역 | 지식의날개 | 3만9000원

많은 이들에게 ‘금융’은 그저 어렵고 복잡한 개념이거나 탐욕의 상징 혹은 2008년의 금융 위기처럼 누군가의 삶을 짓밟는 악랄한 존재로 다가온다. 하지만 이 책은 금융이야말로 인류 사회를 물질적·사회적·지적으로 진보하게 한 가장 중요한 기술이며 지난 5000년의 역사가 이를 입증한다고 주장한다. 세계적인 금융학자이자 존경받는 고고학자인 지은이는 선사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금융의 역사를 문명이라는 거대한 주제와 함께 살핀다. 놀랍게도 금융은 문명의 조력자일 뿐만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는 문명을 낳은 원천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금융’이라는 차갑고 딱딱한 주제를 한 편의 다큐 영화처럼 흥미롭게 풀어놓는다. 유물 발굴지를 누비는 열정적인 고고학자들, 믿기 힘들 정도로 고차원적인 수학을 활용한 고대의 은행업자들, 광활한 영토를 정교한 금융 제도로 다스린 통일 중국의 관료들, ‘바람 장사꾼’이라고 불렸던 300년 전 증권 중개인들의 이야기가 실감 나게 펼쳐진다. 그리고 금융이 모두에게 이로운 도구로 쓰이기 위해 앞으로의 금융 혁신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끊임없이 고찰하게 한다.

[이 주의 책] 금융의 역사 外
◆택스 앤 스펜드
몰리 미셸모어 지음 | 강병익 역 | 페이퍼로드 | 1만8000원

오늘날의 유권자라면 모두가 감세를 환영한다. 복지에 대한 담론이 선거를 휩쓴 이후 우리는 자신을 유권자라기보다 납세자라고 생각하는 일이 많아졌고 복지가 담론이 아닌 시대에조차 평범하게 집행되던 세금이 복지 담론이 대세인 오늘날 오히려 공격받는 기이한 상황이다. ‘증세 없는 복지’라든가 ‘감세’라는 말은 한국 정치인도 즐겨 쓰는 선거 구호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현실성 있는 구호일까. 저자는 조세와 조세 집행은 떨어질 수 없는 한 쌍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이 당연한 한 쌍을 마치 상관없는 듯 분리해 ‘정치 선동’에 이용해 온 세력이 있다고 분석해 낸다. 그리고 그 강력한 예를 민주주의의 대표 국가라는 미국 복지국가의 실패에서 찾아낸다.

[이 주의 책] 금융의 역사 外
◆직장인 성공백서
한일섭 지음 | 영림카디널 | 1만5000원

높은 연봉과 정년이 보장된 직장에서 일하는 것은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이다. 하지만 눈앞에 펼쳐진 신기루일 뿐 그 꿈을 이루기는 쉽지 않다. 연봉이 많으면 직장을 빨리 떠나야 하고 정년까지 버티려다 보면 박봉의 급여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저자는 성공의 의미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을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성공하는 직장인의 목표에는 4가지가 있다. 연봉추구형, 기간추구형, 승진추구형, 중간추구형이다. 각각의 유형마다 장단점이 있지만 저자는 많은 연봉을 받거나 제때 승진하지는 못해도 오래 근무하는 소확성(小確成 :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공)을 목표로 할 것을 권한다.

[이 주의 책] 금융의 역사 外
◆암시
한사오궁 지음 | 문현선 역 | 책과이음 | 1만8000원
노벨 문학상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중국 최고의 지성 한사오궁이 쓴 소설 ‘암시’는 이미지에 관한 책으로, 작가 스스로 새로운 시도라고 밝힌 작품이다. 기묘한 형식과 색다른 주제로 직조된 이 책은 다양한 이미지가 우리 삶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탐색한다. 과거의 시간에 갇혀 아무 말 없이 움츠리고 있는 기억 속 이미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을 건네며 무수한 언어 밖 이미지 또한 우리 사회의 정치와 경제, 폭력과 도시화 그리고 문명의 발전에 개입한다. 작가는 문화대혁명 시기의 온갖 선전과 구호부터 현대의 일상에 이르기까지 시종일관 사색적인 목소리로 담담히 서술을 이어 나간다.

[이 주의 책] 금융의 역사 外
◆문제해결 대전
책읽는원숭이 지음 | 지비원 역 | 1만8000원

어떤 판단을 앞두고 고민이 될 때는 “이것이 5년 후에도 중대한 문제일까” 하는 물음으로 기준을 세우면 도움이 된다. 어디에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에는 먼저 바꿀 수 있는 것과 바꿀 수 없는 것으로 구분한 다음 그 정도를 각각 점수로 매겨 가장 바꾸기 쉬운 것부터 해결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위 예시처럼 이 책은 비즈니스에서 일상까지 살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37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어떤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는 폭넓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일본의 인기 블로거인 저자 책읽는원숭이가 선보인 이 책은 지금까지 일본에서 3만69000부가 판매되면서 그 인기를 이어 가고 있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5호(2019.07.29 ~ 2019.08.04)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