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디지털 시대,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한 혁신 전략

[서평]이제 ‘살아 있는 혁신’을 이야기해야 할 때

◆혁신 5.0 : 뉴 비즈니스의 핵심 전략, 리빙 이노베이션
이상문·임성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1만6000원

[한경비즈니스=이혜영 한경BP 출판편집자] “기업도, 정부 조직도 환경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하는 거미줄처럼 ‘살아 있는 혁신’을 통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이상문 미국 네브래스카주립대 석좌교수와 임성배 세인트메리대 경영학과 교수가 함께 쓴 ‘혁신 5.0’에서 저자들은 처음으로 ‘살아 있는 혁신(living innovation)’을 얘기한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 의사결정학회장과 경영학회장을 지낸 이상문 교수는 의사결정, 글로벌 전략, 혁신 경영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함께 공동 집필한 임성배 교수 역시 세계 경영학계에서 혁신과 융합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저자들은 “혁신이란 새로운 아이디어를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적용해 기업과 이해 당사자가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혁신은 지금까지 총 4단계를 걸쳐 진행돼 왔다. 혁신 1.0은 폐쇄적 혁신으로, 내부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한 다소 폐쇄적인 시스템이었다. 이후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면서 혁신 2.0, 즉 파트너 기업들끼리 B2B로 협력해 온 협력적 혁신과 혁신 3.0, 집단 지성과 정보에 의해 가치를 창출해 내는 개방형 혁신으로 진화했고 마침내 혁신 4.0, 크라우드 소싱으로 대표되는 공동 혁신이 대두됐다. 하지만 저자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새롭게 제시한 혁신 5.0은 혁신 4.0을 넘어 이해 당사자가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해 기민성과 역동성을 갖춘 혁신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고 이를 통해 가치 창출과 함께 공공의 이익을 실현하는 혁신을 해야 한다고 전한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선행을 이루는 성공’을 실행해 가는 개인이나 단체, 기업 혹은 정부야말로 혁신 5.0의 당사자이자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가 세운 와카워터는 에티오피아 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뜻으로, 이탈리아 건축가 아르투로 비토리가 설계한 이슬을 모아 식수를 만드는 타워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 지역 식수를 얻기 힘든 곳에 사는 사람들도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했다. 또한 네덜란드 사회적 기업인 와카와카는 이동식 태양열 램프를 만들어 전기 없이 생활하는 전 세계 빈곤국의 12억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밝은 빛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앞장섰다. 이 밖에 ‘혁신 5.0’에는 살아 있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전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나온다.

미국 항공우주 경비원이 자신의 업무에 대해 질문을 받자 “우주인이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라고 말했던 것처럼 각자 맡은 바 역할 속에서 어떻게 더 나은 조직과 세상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해답을 찾는 개인과 기업에, 혁신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대안의 밑거름을 제시할 것이다.

융합과 혁신 경영에서 국제적인 전문가로 평가받는 두 저자가 함께 제안한 살아있는 혁신 생태계는 우리 조직이, 기업이,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선도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유의미하다. 스마트한 미래에서는 각 개인이 보다 나은 삶을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고 조직은 고객을 위한 가치 창출을 통해 성장할 수 있으며 사회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공유 비전과 목표를 공동으로 창출할 수 있다.

우리가 이렇게 치열하게 혁신을 혁신해야 하는 이유는 더 나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해서다. 혁신으로 만들어 낼 스마트한 미래는 인간의 재능과 직업을 연결하고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직업을 창출하며 폭발적으로 늘어난 고령층 인구를 활용하게 도와주며 지속 가능한 녹색 경영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기업의 관리자나 창업자에게 어떻게 하면 고객·정부·경쟁업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인들을 포용하는 살아 있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를 달성하고 스마트한 미래를 구축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혜안을 제공하는 이 책을 통해 보다 나은 미래의 청사진을 내다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본 기사는 한경비즈니스 제 1230호(2019.06.24 ~ 2019.06.30)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