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등에 업은 테슬라[서평]
테슬라 리부트
백수전 지음|한국경제신문|2만2000원
2021년 11월 테슬라의 주가가 최고점을 경신하면서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를 향한 인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든 주식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든 테슬라와 머스크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캐즘(chasm)의 덫과 엄청난 인플레이션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이슈가 터지면서 테슬라의 상승 랠리는 꺾였다. 테슬라의 주가는 하향세를 타면서 고점 대비 50% 이상 하락하는 수모를 겪는다.

회사가 큰 위기에 봉착하자 머스크는 주가의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 것을 주문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강력하게 주장한다. 테슬라는 전기차 사업을 통한 성장이라는 기존의 사업 모델을 뛰어넘고 AI와 로봇을 앞세워 회사의 비전을 ‘리부트’한다. 과연 테슬라는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 압도적인 경쟁력으로 AI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테슬라가 어떤 기업인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주식 투자에 적용하여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싶은 투자자라면 반드시 물어야 할 질문이다.

10월 24일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한 3분기 매출을 발표했고 EPS(주당순이익)는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 덕분에 테슬라의 주가는 단번에 22% 폭등하면서 11년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을 보여주었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를 전적으로 지지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머스크의 결단도 매우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트럼프의 당선 확정과 동시에 테슬라의 주가는 또다시 치솟았다. 그야말로 파죽지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열풍이 영원하지는 않다. 테슬라가 턴어라운드를 하며 상승세로 들어간 것은 사실이나 기업의 비전과 기술에 대한 객관적인 전망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위험한 투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경제신문에서 연재된 <백수전의 ‘테슬람이 간다’>를 토대로 테슬라가 어떤 기업이고 머스크의 진짜 모습은 무엇인지, 테슬라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와 이겨내야 할 경쟁자는 누구인지 알려준다. 특별 챕터로 구성된 ‘테슬람 X랩’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테슬라 고위 관계자 인터뷰, 내밀한 기업의 이야기, 2030년 테슬라 주가 전망, 장기 투자로 성공한 투자자의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준다.

테슬라는 눈부신 성장세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전기차 혁명’을 뒤로하고 ‘AI 혁명’으로 패러다임을 뒤집는 판을 설계하고 있다. 저자는 제2의 성장기를 도모하는 테슬라를 탐색하며 지금 주요하게 봐야 할 지점을 세심하게 짚는다. 테슬라의 비전과 역사,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려진 비즈니스 모델을 샅샅이 훑어본다. 저자가 테슬라 생태계의 최전선에서 수집한 머스크와 테슬라의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정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업의 경쟁력과 주식의 가치를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 챕터를 할애하여 테슬라의 주요 경쟁 기업을 자세히 해부하는 ‘3부 테슬라의 경쟁자들’은 전기차 업계 전체를 아우르는 배경지식을 알려준다. 수도권 부동산과 테슬라 주식을 비교하여 구체적인 투자법을 도출하는 ‘4부 테슬라 투자법’의 접근법은 매우 독특하다. 이는 테슬라 투자로 성공하면 서울에 아파트를 마련하겠다는 수많은 투자자들의 속내를 들으면서 저자가 구성한 감각적인 투자법이다.

국내 독자들에게 맞춤한 형식으로 테슬라를 둘러싼 모든 이야기를 깊이 있게 풀어내며 테슬라 투자의 진정한 의미를 밝혀내기도 한다. 테슬라의 최신 기술과 신차를 가장 먼저 경험하고 관련 서적을 두루 섭렵하며 얻은 통찰력이 빛을 발한다. 테슬라가 새로운 역사를 쓰는 지금 이 순간에 가장 필요한 책이다. 세상을 바꾸어갈 테슬라의 기술력을 신뢰하며 일론 머스크의 꿈에 동참하고 싶다면 이 책이 안성맞춤이다.

남궁훈 한경BP 출판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