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 이야기]

최근 유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네일 아트용 파일로 치아를 다듬어 가지런하게 보이게 해 마치 교정한 것과 같은 효과를 주는 일종의 셀프 교정인 ‘치아 네일 파일 챌린지(teeth nail file challenge)’와 같은 ‘챌린지’가 급속도로 확산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 챌린지는 지난해 미국 젊은 층 사이에서 급속도로 유행했다가 사그라지고 나서야 최근 뒤늦게 한국에 알려졌다고 하는데 혹시 한국에서도 이를 따라 하는 젊은 층들이 있을까 걱정된다.

보통 앞니는 각각 치아의 형태나 크기 그리고 치아의 방향이 매우 다양하다. 이를 좀 더 가지런하게 보이고 싶다고 치아의 끝을 스스로 다듬는다면 치아의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다. 첫째 이유는 치아를 가지런하게 보이는 방향으로 스스로 다음어 자신이 보기에 치아가 똑바른 것처럼 보여도 사실 제삼자가 보기에는 치아의 방향이 삐뚤어져 오히려 치아의 외형을 더 망칠 수 있다.

우리가 거울로 보는 시야는 얼굴 전체를 한 번에 크게 볼 수 없기 때문에 앞니 정중선과 이마·코끝·턱끝까지 한눈에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무시하고 치아를 삭제하면 나중에 몇 번에 걸쳐 수정해야 하고 결국 치아가 상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둘째는 치아를 과도하게 삭제하면 치아 내부에 있는 신경이 상해 찬 공기나 찬 음식에 치아가 민감하게 시리게 될 수 있다. 치아는 미세한 상아세관이라는 작은 공간 내부에 촉수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것이 노출되면 조그만 자극에도 시리고 불편을 느끼게 되고 나중에는 신경에 염증이 생겨 치수염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결국 신경 치료를 하고 치아를 씌워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다.

자가 미백도 잇몸 화상·염증 우려 커

셋째는 치아가 날카로워 보이는 인상으로 바뀔 수 있다. 치아는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라인의 외형을 가지고 있다. 이 외형이 부드럽게 진행되면 여성스러운 느낌이 나고 조금 각진 외형을 가지면 남성스러운 느낌이 난다. 그런데 이런 치아 형태를 그냥 일자로 갈아 내면 치아의 외형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화가 난 날카로운 인상이 된다. 웃어도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의 치아가 될 수 있다. 결국 치아를 부드럽고 가지런하게 보이기 위해 조금 다듬으려다가 더 예쁘지 않은 고집스러워 보이는 치아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스스로 치아에 변화를 주려고 하는 것은 자칫 치아를 망가뜨릴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병원을 찾아가 상담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유사한 사례가 자가 미백이다.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자가 미백 용품은 치아를 하얗게 보이게 하기 위해 약제와 빛을 이용해 스스로 치아를 하얗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위험한 이유는 대부분의 치아 미백제가 과산화수소수로 돼 있는데 이 약제에 치아를 무작정 오랫동안 노출시키면 치아가 과민 반응을 일으켜 시리게 느껴지고 잇몸에 닿으면 잇몸 화상이나 잇몸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이렇게 한 번 자극에 치아가 감작되면 조그만 찬 외부 자극에도 무척이나 시리게 느껴지고 심하면 자극이 없어도 치아가 시리게 느껴질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치료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자가 치료를 선택한다. 하지만 자칫 잘못해 치아의 건강이 상하게 된다면 신경 치료와 치아를 도자기로 씌워야 하는 치료로 연결되고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만일 치아의 색상을 밝게 하거나 외형을 바꾸고 싶다면 일차적으로 치과를 찾아가 상담하는 것이 치료 후 장기적으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고 비용 역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