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종결 우려는 성급, 업황 개선·비효율 제거로 ROE 8%대

‘저금리 지속' 증권주는 살아있다
증권업 수익성 개선에 대한 신뢰 약화는 미국 금리 인상, 신흥국 경기 둔화 등 대외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저금리 기조의 종결 우려에 기인한다. 반면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공조, 즉 저금리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각국은 실질 이자율을 떨어뜨리고 유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본시장 성장을 전제로 한 적극적 경기 부양책과 맞물리며 자본시장으로 자금 유입을 지속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려와 달리 증권업 수익성 개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 해외 경기 불안과 금융 환경에 대한 우려를 근거로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미 중앙은행(Fed)이 통상 자국 내 물가와 고용 수준만 의사 결정의 주요 지표로 삼았던 관행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결정이다. 내수 시장 침체와 무역 적자 확대 등으로 최근 미국 경제도 자력으로는 목표했던 경제 정상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 것이다.
최근의 중국 경제 둔화 우려는 미 금리 인상과 맞물리며 중국 내 자본 유출 속도를 가속화했다. 반면 적극적인 경제정책은 위안화 약세로 이어지며 오히려 자본 유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 변수의 실효성이 실질적으로 소멸된 상황이다. 금리 인상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미국 역시 수출 대상국의 경기 침체 및 내수 시장 위축 등 기조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아직은 더 큰 국면이다.

다시 ‘경기 부양’ 모드…자금 유입 계속
결국 상호 이해관계에 따른 글로벌 공조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사례와 유사하다. 글로벌 공조는 위안화 가치 제고 및 미국의 기조적 금리 인상 우려를 낮추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중국 내 자본 유출 속도가 완화된다면 정책 실효성을 회복한 중국의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뒤따를 것으로 판단된다. 이미 11월 위안화의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가능성이 높아졌고 같은 달에는 G20 회담 등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으로 자금 이동을 위한 필요조건은 충족됐다. 한국 실질 이자율은 0.7%로 하락했다. 통화(M2) 증가율은 2009년 이후 최고 수준인 9%를 웃돌며 확대된 유동성을 입증하고 있다. 저금리는 실질 이자율을 하락시키며 안전 자산의 매력도를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된다. 확대된 유동성은 보다 높은 수익률 찾기에 집중되며 위험 자산으로의 자금 유입 개연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 성장을 전제로 한 경기 부양책도 그 어느 때보다 적극적이다.
자본시장의 성장 수혜는 단연코 증권사로 귀결된다. 업황 및 비용 효율성 제고를 통해 2015년 증권업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5%로 개선될 전망이다. 2013년 0.3%, 2014년 4.1% 이후 본격적인 회복세다. 2015년 이익 증대로 배당수익률도 평균 3% 수준에 육박할 전망이다.
또 2015년 업황의 개선과 함께 대형 증권사의 비용 효율성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대형 증권사 영업수익의 증대에도 판관비의 절대 규모는 2007~ 2008년 수준으로 회귀했다. 증권업의 비용-수익 비율(cost-income ratio)은 61%에 불과하다. 일회성 구조조정 비용을 제외하면 59% 수준으로 낮아진다. 1999년 이후 최저치다.
‘저금리 지속' 증권주는 살아있다
매각 앞둔 KDB대우증권 ‘강추’
갑작스러운 실적 악화로 장부 가치의 훼손 가능성이 낮고 8%대의 ROE를 유지하는 기초 체력을 감안하면 증권업의 적정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2배다. 반면 최근 조정으로 증권업의 현재 PBR는 0.8배 수준에 자리해 있다. 이는 ROE 4~5% 수준으로 시장이 보고 있는 것이다.
증권업 중 최선호주는 KDB대우증권을 제시한다. 새로운 영업용순자본비율(NCR) 제도 및 저금리 환경 하에서 적극적인 자기자본 투자(PI)를 통한 자기자본 활용도가 증대됐다. 이는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정책 방향과도 정확히 부합한다. 매각 공고로 주가 수익이 높아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KB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 등 인수 후보자의 적극적인 인수전 참여 의지와 함께 KDB대우증권의 브로커리지·IB 부문 경쟁력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요인이다.
KDB대우증권의 목표가는 2만1000원이다. 주가연계증권(ELS) 평가 손실의 영향으로 3분기는 실적이 전 분기에 비해 줄어들겠지만 4분기 이후 업황 회복과 금호산업 지분 매각 이익으로 2015년 연간 기준 ROE 8.6%를 달성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NH금융 인수 후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이 6%까지 늘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6.5%로 대형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합병 비용, 2분기에는 통상임금 관련 비용이 발생해 합병 이후 기대됐던 시너지 효과의 가시화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또 PI는 이익이 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ELS 헤지 비용 증가로 트레이딩 관련 손익은 3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실적 감소로 목표 주가는 1만700원으로 낮춘다. 하지만 PBR가 0.7배로 대형 증권주 중 가장 낮고 배당수익률이 4.0%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투자 매력은 있다.
삼성증권의 목표가는 7만 원이다. 후강퉁(상하이·홍콩 간 교차 거래 허용) 관련 수수료 감소와 가장 높은 ELS 자체 헤지 비중을 통한 ELS 평가 손실이 3분기 실적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형사 가운데 가장 높은 조직 효율성은 업황 개선 시 ROE 개선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릴 요인이다. 또한 고객 예탁 자산이 180조 원에 육박해 증권업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넘어 규모 측면에서 은행과 대등한 수준에 있다는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여기에 2016년부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시행되면 삼성증권의 경쟁력은 더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메리츠종금증권 박선호 애널리스트가 펴낸 '저금리는 지속된다'를 선정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세계적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증권업이 꾸준히 성장을 거듭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