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이 커피 산업 성장의 핵심으로...추천 종목은 '동서'
화제의 리포트는 SK증권 김승 애널리스트가 펴낸 ‘커피 산업-음료가 아닌 문화를 마시다’를 선정했다. 최근 한국에서는 커피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신흥국 모두 마찬가지다. 김 애널리스트는 커피 산업이 커지면서 관련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세기 아랍에서 퍼지기 시작한 커피는 유럽을 거쳐 브라질 등지로 보급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현재 커피는 연간 4000억 잔 이상이 소비되고 있다. 예전에는 미국·독일·프랑스 등 소득이 높은 서구 국가 위주로 소비가 일어났지만 최근에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의 소비도 급증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 세계 커피 시장 규모는 생각보다 거대하다. 커피 시장의 규모는 약 2조3000억 달러 수준으로 원자재 시장 중 원유 다음으로 교역 규모가 크다. 국내 커피 시장이 급성장한 시기는 1999년 이화여대에 스타벅스가 1호점을 개점한 이후부터다. 예전에는 인스턴트커피 위주로 커피가 소비됐지만 2000년대 들어 RTD(ready to drink : 개봉해 바로 마시는 음료) 커피 및 원두커피 소비 비중이 빠르게 늘어났다. 또 2010년대 들어서는 소득 증가와 함께 커피 전문점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커피가 가장 많이 생산되는 국가는 중남미다. 브라질과 콜롬비아가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각각 32%, 8.8%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베트남·인도네시아 커피 생산량이 급증하며 아시아 지역이 커피 시장 성장의 관점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각각 전 세계 로부스타 커피 생산량의 60%, 15%를 담당하고 있다. 소비 측면에서는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 소비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인스턴트커피 소비 비중이 높은 아시아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RTD 및 원두커피 수요 측면에서도 아시아가 점점 중요한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커피 업종의 투자 환경은 긍정적이다. 2014년 말 이후 커피 원두 가격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 선물 가격이 약 3~6개월의 시차를 두고 수입 가격에 반영된다는 것을 따져보면 올해 2분기부터 커피 수입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개선 효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커피 산지 환율 약세에 따른 수출 증가 기대감으로 커피 원두 가격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커피 수입 가격 하락도 호재
커피 업종 내에서는 ‘동서’가 가장 유망할 것으로 판단된다. 동서는 식자재 구매, 포장재 제조 및 구매 등이 주요 사업이다. 주로 관계사 동서식품의 커피믹스 제조와 관련된 제품을 생산, 유통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커피 시장의 절대 강자다. 몬델레즈가 보유하고 있던 ‘맥심’ 브랜드의 국내 제조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커피 외에도 프리마·녹차·아이스티 등 다양한 음료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 시장이 커지고 있는 RTD 커피 시장에서도 ‘티오피’를 통해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원두커피 시장 성장에 맞춰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를 출시해 고급 커피 수요에도 대응하는 등 국내 커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점차 늘려 가고 있다.
커피 원두 가격 하락은 동서의 이익 증가에 힘을 실어 준다. 주요 커피 산지의 생산량 증가 및 현지 환율 약세에 힘입어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은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주요 원료인 원당 또한 연초 대비 30% 이상 하락하고 있어 원가절감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서식품의 원재료비에서 커피·크림·설탕 등 주요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60%에 육박한다. 2014년 말부터 원두 가격이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재료 가격이 반영되는 2015년 하반기는 원가절감 효과가 본격적으로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유가 하락으로 포장재 등 기타 원재료비가 절감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동서는 본업에서만 연간 5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자회사 및 관계사를 통한 지분법 이익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현재 50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 중이며 부채비율이 10% 이하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2%대를 유지하고 있어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다. 또 주요 계열사에서 연간 600억 원 이상의 배당을 수취하고 있고 현금에 대한 연간 이자 수취액도 140억 원에 달하는 등 현금 창출력이 우수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매일유업, 폴바셋으로 큰다
매일유업도 주목할 만하다. 매일유업은 국내 RTD 커피 부문 1위 업체다. RTD 커피 시장은 남양유업의 프렌치카페, 롯데칠성의 칸타타 등 단일 제품 기준으로는 매일유업의 카페라떼와 비슷한 분기 매출을 기록하는 제품들이 있다. 하지만 새로 출시한 프리미엄 RTD 커피인 바리스타 제품의 분기 매출이 크게 증가한데 힘입어 성장하는 RTD 커피 시장에서 합산 1위를 달성했다. 2015년 1분기 카페라떼 및 바리스타의 소매점 매출은 각각 110억 원, 189억 원을 기록했다. 카페라떼의 분기별 매출이 100억 원 이상 유지되는 가운데 바리스타 매출이 꾸준히 증가해 합산 분기별 200억 원 수준에 육박하고 있어 향후 RTD 커피 시장에서 매일유업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유업이 운영하는 커피 전문점 폴바셋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2010년 2개의 매장으로 시작한 폴바셋은 현재 66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폴바셋은 2013년 매일유업에서 분할된 이후 커피 사업에만 집중하며 매장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폴바셋은 직영점 위주로 운영함에 따라 매장 수 증가 속도는 타 커피 전문점과 비교해 빠르지 않지만 점포당 매출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폴바셋의 점포당 매출은 2013년 4억9000만 원이었지만 2014년 6억1000만 원으로 한 해 만에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는 점포당 매출이 가장 높은 스타벅스(9억2000만 원)와 커피빈(6억5000만 원)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직 매장 확장과 관련해 초기 지출이 많아 연간 순이익은 10억 원대로 많지 않다. 하지만 매장 수가 일정 수준으로 늘어난 이후에는 이익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유업이 추진한 중국 RTD 커피 시장 진출도 긍정적이다. 현재 매일유업의 RTD 커피 제품은 중국 1선 도시를 중심으로 판매되고 있다. 중국 진출 초기인 만큼 판매액은 많지 않지만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 향후 전망이 긍정적이다. 매일유업이 이미 중국에서 분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분유 부문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RTD 커피의 인지도도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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