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별 25개 기업 선정...종합 1위 LG하우시스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 25
한경비즈니스와 지속가능금융센터(SFC)가 선정하는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 25’가 올해로 2회째 선정 작업을 마쳤다.
지속 가능 경영은 모든 기업들의 꿈이다. 지속 가능 경영은 기업을 둘러싼 모든 내·외부적 요인, 즉 경제·사회·환경이라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꿈같은 일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 있는 기업은 어디일까. 선정된 25개 기업의 미래를 알아본다.
글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g.com

2015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의 종합 1위에 LG하우시스가 선정됐다. LG하우시스는 뛰어난 경영 성과는 물론 강력한 사회 책임 경영을 통해 국내 기업 중 최고의 지속 가능 기업으로 선정됐다. 특히 LG그룹은 종합 1위를 차지한 LG하우시스를 비롯해 (주)LG(지주회사)·LG화학(화학) 등 3개사를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에 포함시키는 등 그룹 차원의 역량이 돋보였다.
종합 1위 이외에도 각 부문별로 총 24개 리딩 기업들이 선정됐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가정용품)·현대건설(건설)·삼성증권(증권)·삼천리(유틸리티)·LF(의류)·기아자동차(자동차)·SK텔레콤(통신)·LG(지주회사) 등은 2014년 조사에 이어 해당 분야에서 2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는 지속 가능성의 핵심인 환경·사회·지배 구조를 국제 기준에 따라 객관적 지표에 따라 평가한 것이다. 또 부채비율·총자산순이익률(ROA) 등 재무 성과를 포함해 기업의 성장성 역시 함께 평가했다.

세계가 주목하는 ‘지속 가능 경영’
지속 가능 경영(Co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지속 가능 경영은 단순히 기업이 오래 살아남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기업의 모든 경영 활동 과정을 경제·환경·사회적으로 통합 추진하는 것은 물론 비즈니스 생태계의 이해관계인 간 조화와 균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주재훈 동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경제적으로는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에 공헌해 기업에 대한 긍정적 기반을 구축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기업, 즉 지속 가능 경영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기업의 ‘혁신’”이라고 말했다.
지속 가능 경영은 이제 기업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적 경영 원리가 됐다. 2010년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가 26개국 766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3%가 ‘지속 가능 경영이 사업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응답했다. 세계적 경영 구루인 C K 프라할라드 미시간대 경영대학원 전 교수는 “영리한 기업은 지속 가능성을 혁신의 핵심 동력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1990년대부터 지속 가능 경영에 주목했다. 계기는 1992년 유엔 지구정상회의에서 인류 차원의 새로운 성장 패러다임으로 ‘지속 가능 개발’을 선언한 것이었다. 이후 1995년 ‘지속가능발전세계기업가협의회(WBCSD)’가 발족됐고 2002년 다보스 포럼에서 46개 다국적기업이 글로벌 기업 의제로 논하게 되면서 더 구체화됐다.
특히 다보스 포럼에서는 2005년부터 ‘전 세계 지속 가능한 100대 기업’을 발표하고 있다. 이른바 ‘글로벌 100’이라고 불리는 선도적 지속 가능 기업을 선정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미디어 및 컨설팅 회사가 연합해 지속 가능 경영 리서치 컨소시엄인 ‘GSRA(The Global Sustainablity Research Alliance)’를 설립하기도 했다. 실제로 ‘글로벌 100’은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주목하는 다보스 포럼에서의 발표인 만큼 이에 선정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 밖에 ‘유엔 책임 투자 원칙(UN PRI)’, ‘유엔 지속 가능한 거래소 이니셔티브’, ‘지속가능회계기준위원회’ 등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한 기준을 제시하는 공신력 있는 곳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사회 책임 투자 늘리는 연·기금들
국내에서도 지속 가능 경영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글로벌 수준에 맞춰야 하는 대기업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1회 이상 발간한 기업은 200여 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환경 사고, 공정거래 위반 등 기업이 환경적·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사건들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지속 가능 경영의 중요성이 점점 부각되고 있다. 일례로 경영진의 배임 그리고 불투명한 지배 구조가 낳은 동양그룹 사태는 피해자가 수만 명에 이르며 해당 그룹 계열사들 역시 부도 이후 법정 관리에 처해지는 등 그룹 전체의 몰락으로 확대됐다.
이와 같이 지속 가능 경영과 밀접한 기업의 환경·사회·지배 구조 리스크는 기업의 존립 자체는 물론 사회 구성원 나아가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수희 SFC 선임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관투자가의 사회 책임 투자 규모가 증가하고 있고 정부 기관이나 정책 입안자 등도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 구조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이러한 경영 환경의 변화는 국내 기업들로 하여금 지속 가능 경영의 도입과 투자 확대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100년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기업들
지속 가능성 앞선 25개 업체…명확한 방향 설정·경영진 관심 ‘공통점’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 25
‘2015 지속 가능 경영 슈퍼 컴퍼니’는 총 25개 기업이 선정됐다. 종합 1위를 포함해 각 산업 부문에서 지속 가능 경영을 통해 미래 전략을 만들어 가는 기업 중 두각을 나타낸 기업들이 그 대상이다.
종합 1위는 LG하우시스가 선정됐다. LG하우시스는 건설자재 전문 기업이다. LG하우시스는 업종의 특징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 경영을 통해 친환경, 에너지 절감, 건축자재 시장을 선도한다는 경영전략을 가지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자연을 닮은, 사람을 담은 행복한 생활 공간을 만듭니다’라는 비전 아래 지속 가능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LG하우시스는 크게 3가지 부문에서 지속 가능 경영 추진 과제를 가지고 있다. 리스크 관리, 사회 공헌 활동, 이해관계인 소통이 그것이다.

제품에 지속 가능 철학 접목한 LG하우시스
LG하우시스는 매년 사회 책임 활동(CSR) 자가 진단을 통해 지속 가능 경영과 관련된 리스크를 발견해 개선하고 있다. 지배 구조, 윤리 경영, 동반 성장, 공정거래, 고객 가치, 사회 공헌, 근로 여건 및 인권, 안전 보건, 환경 경영 등 9개 항목을 기준으로 결과를 평가한다. 특히 2014년에는 국내 사업장뿐만 아니라 중국·미국 사업장을 대상으로 진단을 실시했고 울산 공장을 대상으로는 현장 검증도 실시했다. 진단을 통해 예측 및 발견된 리스크는 현장과 공유해 개선했다.
LG하우시스는 사회 공헌 활동으로 독도 천연 보호 구역 지킴이, 행복한 공간 만들기, 행복한 디자인 나눔 캠페인 등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는 한편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와 함께 LG하우시스는 주요 이해관계인을 고객, 주주 및 투자자, 사업 파트너, 임직원, 지역사회로 세분화하고 각 이해관계인을 여러 채널을 통해 쌍방향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를 위해 LG하우시스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영업보고서·환경정보공개 등을 발간하고 적극적으로 공개 중이다. LG하우시스 관계자는 “명확한 지속 가능 경영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로드맵을 만들고 2014년 이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에 대한 중요 사안’을 추가해 논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는 특히 지속 가능 경영의 철학을 생산하는 제품에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친환경 및 에너지 절감 건축자재와 자동차 경량화 부품 등이 그것이다.
건축자재 사업에서는 옥수수를 원료로 한 순수 식물성 수지(PLA)의 ‘지아(Zea)’ 바닥재와 벽지, 에너지 효율을 높인 창호와 유리, 고성능 단열재 등의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창호 분야에서 LG하우시스는 서울시가 2012년 시작한 ‘건물 에너지 효율화 사업’에 이어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그린 리모델링 사업’에서 ‘창호를 통한 건축물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는 자동차 연비 규제에 따른 경량화 소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종 알루미늄 및 스틸 소재 부품의 무게를 줄이는 LG하우시스만의 장섬유 강화 복합 소재 기술(LFT-D)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술을 적용한 언더커버·시트백프레임·백빔 등의 경량화 부품 공급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LG그룹, 지속 가능 경영에서 ‘두각’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결과 중 하나는 종합 1위를 차지한 LG하우시스뿐만 아니라 LG화학(화학 부문)과 (주)LG(지주회사 부문)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무려 세 곳이나 선정됐다는 점이다. 또 LG에서 계열 분리한 LF도 의류 부문에서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로 선정돼 범LG그룹 계열사들이 무려 4곳이 선정되는 결과를 낳았다. 특히 LG화학·(주)LG·LF 등 3개사는 지난 조사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2회 연속 지속 가능 경영 슈퍼 컴퍼니로 선정됐다.
이 같은 결과는 LG그룹의 투명한 지배 구조가 밑거름이 됐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집단들이 아직 계열사 간 순환 출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LG그룹은 이미 2003년 국내 대기업 중 거의 처음으로 (주)LG를 정점으로 하는 지주회사 체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경영 투명성을 높여 가고 있다.
LG화학은 국내 최고 수준의 지속 가능 경영전략을 가지고 있는 기업 중 한 곳이다. LG화학은 ‘인간과 환경을 위한 지속 가능한 화학’이라는 명확한 지속 가능 경영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네 가지 원칙과 열 가지 과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LG화학은 지속 가능 경영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2013년 9월 조직을 개편했다. 이때 LG화학은 CEO 직속 조직인 대외협력총괄 산하에 CSR팀을 신설했다. CSR팀은 이름 그대로 CSR와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있다. CSR팀은 여러 가지 지속 가능 이슈와 관련해 대내외 이해관계인들과 커뮤니케이션 창구를 맡는 한편 관련 성과 또는 중요한 이슈에 대해서는 즉각 CEO에게 보고한다. 또 주요 경영진이 알아야 하는 이슈나 활동에 대해서는 매월 경영 간담회를 통해 공유함으로써 지속 가능 경영에 대한 경영진의 관심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
경영전략 측면에서도 지속 가능 경영이 곳곳에 녹아있다. 먼저 LG화학은 제품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학 기업인 LG화학은 거의 모든 제품에 국내 기준뿐만 아니라 선진국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에너지 및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해 ‘에너지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전사적 차원에서 이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비롯해 12명의 주요 임원들이 참석하는 동반성장추진위원회를 통해 외부 이해관계인인 협력사들과의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LG그룹의 컨트롤타워인 (주)LG의 지속 가능 경영도 눈에 띈다. LG의 지속 가능 경영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는 것은 바로 2010년 선언한 ‘그린 2020’이다. LG는 2020년 ‘넘버원 그리노베이션 컴퍼니(No.1 Greenovation Company)’로 도약하기 위해 3대 경영 목표와 5대 실천 과제를 선언했다. 그린 2020은 10년 동안 20조 원을 투자해 그린 사업장 조성, 그린 신제품 확대, 그린 신사업 강화의 3개 축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게 골자다. 특히 LG는 2020년까지 태양전지, 차세대 조명 등 ‘그린 신산업’에서 그룹 매출의 10%를 내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LG 관계자는 “이러한 전략 과제의 단계적인 실행을 바탕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보다 전략적으로 접근,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LG는 지속 가능 경영의 일환으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LG사이언스홀이 대표적이다. LG사이언스홀은 1987년 설립된 민간 기업 최초의 청소년 과학관이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체험을 통해 과학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서울과 부산에 각각 설립된 LG사이언스홀은 개관 이후 약 600만 명의 누적 관람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전시관 관람 운영 외에도 저소득층 아이들의 과학자로의 꿈을 키워 주기 위한 ‘사랑의 영어 과학 캠프’, 국토 최 끝단 어린이들을 위한 ‘찾아가는 과학교실’, ‘LG 생활과학 아이디어 공모전’ 등 다양한 행사들을 통해 여러 형태의 과학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LF의 지속 가능 경영은 패션업의 특징을 살린 사회 공헌 활동이 눈에 띈다. LF는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통해 지난해부터 한국산악회와 공동으로 대한민국의 좋은 산행 문화 정착을 위한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나마스테! 산에서 함께 인사합시다’라는 이 캠페인은 히말라야에서 트레킹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면 ‘나마스테’라고 인사하는 것에서 착안해 기획됐다.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끼리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건강하세요” 등의 인사말을 나누면서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는 공익 성격을 지녔다.
또 헤지스액세서리에서는 2012년부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유기견 입양과 보호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유기농 애견 간식 쿠킹 클래스와 ‘아이러브 펫 포토 콘테스트’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마련했고 강아지를 형상화한 참(charm) 장식 제품 등을 출시해 매년 판매 수익금 중 일정 금액을 유기견 입양과 보호를 위해 기부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앞으로도 회사가 전개하는 개별 브랜드에 알맞은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LG·LG화학·LF를 포함해 2년 연속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로 선정된 곳은 모두 9곳이다. 아모레퍼시픽(가정용품)·현대건설(건설)·삼성증권(증권)·삼천리(유틸리티)·기아자동차(자동차)·SK텔레콤(통신) 등이 그곳이다.

금융 분야에선 삼성증권 돋보여
이 중 삼성증권은 금융사 중 유일하게 2회 연속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로 선정돼 눈길을 끈다. 삼정증권 지속 가능 경영의 핵심은 ‘정도 경영을 기반으로 한 확고한 리스크 관리’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을 넘기 위해서는 금융사가 자사의 수익이 아닌 고객의 수익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게 회사의 철학이다. 특히 삼성증권은 미래를 이끌어 갈 청소년과의 소통을 확대하고 금융업의 특성을 살린 사회 공헌 활동에 집중해 ‘기업 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활동을 확대 중이다. 또한 정보 보호 관리 체계 인증을 통해 고객의 개인 정보 보호를 대폭 강화했고 지속적인 에너지 자원 사용의 효율화를 통해 녹색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삼성증권은 대표 사회 공헌 사업인 청소년 증권교실을 통해 2014년까지 총 7000여 학급, 16만 명이 넘는 학생들의 경제 마인드를 키우는 데 노력해 왔다. 또한 2014년에는 오래된 시설로 위험에 노출된 전국 지역아동센터 13개소를 친환경 시설로 개선하고 독서 환경을 조성하는 ‘아이들의 꿈마루’ 사업을 시행해 소외 계층 아동들이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꿈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했다.
지속 가능 경영은 꼭 수조 원의 매출을 내는 글로벌 기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음식료 부문에 선정된 매일유업은 지속 가능 경영의 모범 사례를 보여준다. 매일유업은 이미 2013년 중견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거래소의 사회책임투자지수(KRX SRI지수)에 편입됐다. 사회책임투자지수(SRI)는 2009년 이후 한국거래소가 1년에 한 번씩 국내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사회·지배 구조 등 기업의 지속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비재무적 관점에서 평가한 후 우수 기업을 선정하는 것으로, ‘착한 기업 지수’로도 불린다.
매일유업은 사회 책임 활동도 회사의 특징을 살린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16년째 매년 손해를 보면서 생산하는 ‘특수 분유’다. 매일유업은 1999년부터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천성 대사 이상 환아를 위해 특정 아미노산은 제거하고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 성분을 보충한 특수 분유 8종, 10개 제품을 순수 자체 기술로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 밖에 진암장학재단·진암사회복지재단을 중심으로 장학 사업, 다문화 가정 및 북한 이탈 주민 등 소외 계층을 위한 무상 분유 지원 사업, 육아 지원 및 출산 장려 활동 등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돋보기
미래 전략의 핵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을 들여다보고자 한다면 해당 기업이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봐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만들어 이해관계인들에게 배포 중이다. 한국에서도 2002년 3월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를 발족한 이후 삼성전자·현대차와 같은 대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이라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필수로 꼽힌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은 보고서여서 그동안 내지 않았는데 해외 바이어들이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일이 많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보고서를 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형식은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합의된 일종의 원칙이 있다. 바로 유엔에서 분리된 글로벌 비영기기관인 ‘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에서 만든 가이드라인이다. 이 가이드라인의 가장 최근 버전으로는 ‘G4’ 가이드라인이 있다.
이 가이드라인을 보면 지속 가능 경영의 주요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환경적 성과와 계획을 주로 다루고 있다. 세부 내용으로는 회사 소개, 지속 가능 경영전략 및 지배 구조, 윤리 경영, 고객 만족 경영, 환경 경영, 임직원 만족 경영, 협력사 상생 경영, 지역사회 참여(사회 공헌) 등이 포함된다. 특히 기업에 따라 중대성 평가를 통해 중요한 항목을 선정, 보다 세분화해 보고하게 돼 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꾸준히 발간 중인 한 기업의 임원은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 및 전략과 성과를 이해관계인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기 위한 수단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첫째 목적”이라며 “기업의 중·장기 투자자들은 기업 가치 평가에 지속 가능 경영 수준을 주요 투자 지표로 삼기 때문에 관련 정보를 공개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또 다른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선정 방법
912개 상장 기업 4단계 정밀 조사
재무 성과 우수하고 환경·사회·지배 구조서 7개 기준 통과해야
이수희 SFC 선임연구원

한경비즈니스와 지속가능금융센터(SFC)가 공동 선정하는 2015년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 25’는 각 산업 내에서 지속 가능 경영의 3대 축인 경제적·환경적·사회적 리스크에 대한 관리능력이 우수한 기업이다.
SFC는 2002년부터 한국 상장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2010년부터 StaR+(Sustainability tool for Assessment and Research Plus) 모델을 이용해 주요 기관투자가들에게 사회 책임 투자를 위한 지속 가능 경영 평가 정보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1단계로는 평가 대상을 선정했다. 2015년 6월 30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모든 기업 및 코스닥 100 등 일부 코스닥 기업 중 총 912개 기업을 평가 대상으로 선정했다.
2단계로는 사회적 기준을 적용해 대상 기업을 스크리닝했다. 이 과정에서 죄악 산업으로 여겨지는 무기·주류·담배 제조 및 도박 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제외했다.
3단계로는 경제적 성과를 고려했다. 2단계에서 스크리닝된 기업을 각 산업 그룹으로 구분해 기업의 재무적 건전성과 수익성 등 경제적 성과가 산업 평균 이상인 기업들을 선정했다.
4단계로는 환경·사회·지배 구조에 대한 성과 평가를 적용했다. 3단계에서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StaR+ 방법론에 따라 환경·사회·지배 구조와 관련한 7개의 성과 지표를 적용해 평가했다.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 25에 선정된 기업은 환경·사회·지배 구조 성과 평가 결과가 각 산업그룹 별로 최상위 순위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구성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 적극 활용
StaR+ 평가 모델은 크게 7개의 성과 지표로 구성되며 세부 평가 항목은 300여 개다. 각 성과 지표의 가중치는 업종별로 상이하게 적용된다. 이는 영위하고 있는 사업의 내용에 따라 규제의 영향이나 대응 체계가 다르므로 산업 구성의 차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가중치를 상이하게 적용한 것이다. 또 평가 모형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이를 반영해 등급 산출 시 소기업이 대기업의 영향에 따라 낮은 등급을 받는 처우를 개선했다.
한편 StaR+ 방법론은 산업 특성상 혹은 기업의 사업 특성상 내재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환경·사회·지배 구조 영역의 리스크 노출도를 반영, 상대적으로 높은 리스크에 노출되는 기업들은 이에 비례해 높은 관리 수준이 요구되도록 평가하고 있다.
평가 자료는 평가 대상 선정 시 한국거래소에서 공개하고 있는 자료를 이용했고 경제적 성과는 각 사의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이용했다. 환경·사회·지배 구조에 대한 성과 평가는 각 사 지속가능보고서·사업보고서·홈페이지뿐만 아니라 각종 정보 공개 시스템, 정부 기관 제재 현황 공개 자료, 비정부기구(NGO) 및 협회 자료, 미디어 자료, 설문서 등을 이용했다.
지속 가능 슈퍼 컴퍼니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