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돼야 외국인 돌아와...자동차 화학 증권 추천
9월 초 코스피는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우려로 8월 24일 1829까지 하락했던 코스피는 이후 빠르게 회복됐지만 1900 선은 크게 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유는 외국인 투자자 때문이다. 한국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9월 3일까지 22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역대 최장 기록이다. 이전 최장 기록은 2009년 2월이다. 그 당시에도 외국인의 연속 순매도는 17거래일 만에 마무리됐다.코스피지수 1900까지 국내 자금 흐름으로 반등했다면 이후 코스피의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외국인의 귀환이 필수적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 잔액은 지난 4월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하 이후 뚜렷하게 우상향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2012년 이후 지속됐던 박스권 흐름에 국내 주식형 펀드의 자금 흐름 또한 동행했던 점을 고려할 때 추가 상승이 지연될수록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 강도는 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언제 외국인이 돌아올까. 그 시기는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본격적인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추경 효과도 무시할 수 없어
2004년 6월에도 미국 노동시장 회복과 달러 약세에 따른 수입 물가 상승 우려로 미 Fed는 1%대의 저금리 기조를 마감하고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당시 글로벌 증시와 신흥국 증시는 Fed의 금리 인상 충격으로 금리 인상 전후인 4월부터 7월까지 글로벌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유출되며 각각 3.5%와 12.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도 마이너스 16.5% 수익률을 기록해 주요국 증시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게 하락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된 2004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증시와 신흥국 증시로 자금이 다시 유입되며 큰 폭의 반등을 기록했다. 2004년 하반기 글로벌 증시와 신흥국 증시는 각각 14.5%와 28.1% 크게 상승했고 이 기간 코스피도 21.8%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코스피 분기별 실적 추이를 고려해도 3분기 이후 실적 개선에 따른 외국인의 순매수가 기대된다. 2105년 1분기 코스피 실적은 저유가와 저금리 효과로 영업이익 기준으로 12분기 만에 증권사 예상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 코스피 실적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에 따른 내수 경기 침체, 중국 관광객 급감과 조선사의 대규모 ‘빅 배스(누적·잠재 손실 등을 한 회계연도에 몰아 한꺼번에 처리해 부실을 털어내는 것)’로 증권사 예상치 대비 8.3% 밑도는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하지만 메르스의 영향은 3분기부터 벗어나기 시작했고 조선사들의 빅 배스도 2013년과 2014년 실적 부진을 한꺼번에 반영한 영향인 점을 고려할 때 하반기 코스피 실적 추이는 추가적 악화보다 개선될 여지가 더 크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11조5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총 22조 원의 재정 보강으로 하반기 한국 내수 경기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하반기 22조 원 규모의 재정 보강 효과로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각각 0.3% 포인트와 0.4% 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국 4분기 코스피는 외국인의 귀환과 함께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는 2014년 하반기 원화 약세와 엔화 강세 흐름의 힘입어 국내 완성차 업종과 저유가·저금리에 따른 화학·증권 업종의 수혜가 전망된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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