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성장으로 외주 비중 높아져...동부하이텍 실리콘웍스 '주목'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토러스투자증권 이관수·이준희 애널리스트가 펴낸 ‘파운드리&팹리스-위기와 기회’를 선정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은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 '파운드리 팹리스'서 기회온다
파운드리(다른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 공급해 주는 사업) 산업은 반도체 생산 밸류 체인 안에서 전체 산업 성장의 수준을 웃도는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등 전방 산업의 성장과 함께 반도체 외주 생산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체의 기여도가 높은 비메모리 반도체는 변동성은 적지만 꾸준히 성장 중이다. 반도체 팹(Fab) 건설에 필요한 비용이 늘어나면 웨이퍼 가공을 외주로 전환하는 팹라이트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파운드리 산업 성장에 긍정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의 공정 난이도가 상승하면서 생산 설비 구축에 드는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종합 반도체 업체(IDM)와 팹리스(하드웨어 설계·판매 전문 회사) 쪽에서 보면 설비 구축에 따른 막대한 비용을 파운드리 위탁 생산을 통해 아낄 수 있다.

진입 장벽 높아 중국의 추격 어려워
파운드리 산업은 분명 중·장기 성장성은 있다. 하지만 모든 업체들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파운드리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첨단 공정 제품에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첨단 미세 공정 라인 건설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 4조~5조 원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실제로 2010년까지만 해도 90나노 이하의 공정은 ‘첨단공정’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가장 진보된 공정을 사용하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10나노 중반대에서 이뤄지고 있다.
물론 규모가 작은 업체들도 기회는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특성상 기존 공정에 대한 수요도 꾸준하기 때문이다. 선두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첨단 공정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는 사이 기존 공정의 영역은 후위 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후위 업체들은 특화된 분야에 제품과 고객 기반을 확고히 다지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팹리스 산업은 반도체 시장 비율이 23%나 되는 산업이다. 특히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과 차량용 반도체 그리고 사물인터넷(IoT) 등의 성장은 팹리스 기업에 다양한 기회를 주고 있다.
국내 팹리스 산업은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위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의 무게중심이 중국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할 때다. 실제로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과 직간접적인 지원으로 중국의 팹리스 산업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따라서 국내 팹리스의 생존 전략은 성장 아이템 확보와 빠른 상업화로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성장성을 감안한 반도체 업종의 최선호주로 동부하이텍과 실리콘웍스를 추천한다. 동부하이텍의 목표 주가는 2만1000원이다. 동부하이텍은 최근 가동률 상승과 제품 믹스 개선으로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다. 200mm 웨이퍼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파운드리 업체에 유리한 업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2015년에는 순이익을 발생시키며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정적으로 실적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웍스의 목표가는 4만5000원이다. 실리콘웍스는 디스플레이 솔루션 위주의 팹리스 사업에서 모바일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G그룹 계열사인 실리콘웍스는 본격적으로 ‘LG팹리스’로 전환하기 위해 착실한 준비를 하고 있다. 종합 전자회사인 LG전자와 최대의 디스플레이 업체 LG디스플레이가 있는 것은 계열사를 통해 다양한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리콘웍스는 성장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확실히 국내 팹리스 중에서 가장 우월한 상황에 있다.
반도체 '파운드리 팹리스'서 기회온다
삼성전자, 기술로 대만 TSMC 압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전 부문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업체다. 목표가는 170만 원이다. 삼성전자는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는 메모리 분야뿐만 아니라 비메모리 파운드리에서도 업계 최대인 대만 TSMC보다 공정 개발 경쟁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주요 제품은 모바일 AP다. 최근 비메모리 파운드리 산업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모바일 AP 분야에서 TSMC와 경쟁 중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수주 경쟁에서 TSMC에 앞서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14나노 핀펫 공정을 성공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2016년까지는 TSMC보다 우위를 점할 것이다. 관건은 향후 도입되는 10나노 공정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느냐다.
SK하이닉스는 과거 메모리 반도체에 사용되던 200mm 웨이퍼 라인을 활용해 파운드리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는 부족한 상태다.
비메모리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려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 때문에 SK하이닉스는 현재 보유한 라인에서 생산이 가능한 반도체의 종류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목표가는 6만 원이다.
픽셀플러스는 CMOS(상보형 금속 산화 반도체) 이미지 센서 전문 기업이다. 주요 탑재처는 CCTV, 차량용 카메라 등이다. 전방 산업의 특성상 진입 장벽이 높아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 CMOS 이미지 센서는 성장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경쟁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아 시황의 변동성이 작다는 게 강점이다. 특히 중국 정보기술(IT) 산업의 발전으로 핵심 부품에서 조립에 이르기까지 국내 IT 산업과 치열한 경쟁하는 상황에서 CMOS 이미지 센서는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픽셀플러스의 목표가는 3만6000원이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