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TV의 진화
2015년 홈 엔터테인먼트 TV 시장에서 차세대 영상 기술인 하이 다이내믹 레인지(HDR)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HDR는 영상 및 이미지를 더 선명하게 하기 위해 명암 대비를 극대화하고 실제적인 색상을 구현해 내는 기술이다.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해 어두운 곳은 더욱 어둡게, 밝은 곳은 더욱 밝게 표현하는 기술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HDR를 통해 콘텐츠를 이전보다 훨씬 더 풍성하고 강렬한 색상 팔레트로 표현하는 게 가능해졌다. 이러한 HDR 기술의 발전은 TV 시장이 단순 해상도를 넘어 화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과도 궤를 같이한다.
그동안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는 영상은 현실감이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 이는 대부분의 방송이나 영화가 실제와 유사한 색상과 명암비 수준으로 녹화할 수 있는 카메라를 사용해 제작됐지만 현재의 TV 방송이나 DVD의 화질 표준이 30년 전의 과거 기술 기준에 머물러 있어 최초 제작된 영상 콘텐츠가 전송 및 재생 과정을 거치면서 색상·밝기·명암의 범위가 현저히 감소됐기 때문이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현존 TV 밝기의 200배에 달하는 2만 니트의 영상을 선호한다고 하니 소비자의 욕구와 기술 사이에 엄연한 간극이 존재하는 것이다.
HDR는 이러한 간극을 좁혀 줄 차세대 기술로 꼽힌다. HDR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과 함께 콘텐츠의 원활한 수급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온전히 홈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즐기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TV 개발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배포 및 재생을 아우르는 생태계가 함께 구축돼야만 한다. 이런 생태계의 총체적인 변화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산업계가 공감하고 다양한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홈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을 꾀할 때 홈 엔터테인먼트 TV 시장이 폭발할 수 있을 것이다.
돌비는 먼저 영화 업계와 적극 손잡고 있다. 올해 초 개최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5에서 워너브러더스 홈 엔터테인먼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공동으로 ‘엣지 오브 투모로’, ‘인투 더 스톰’, ‘레고 무비’ 등 최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돌비 비전’으로 마스터링해 제공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월트디즈니스튜디오와 파트너십을 통해 ‘투모로 랜드’와 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몰이를 한 ‘인사이드 아웃’에 돌비 비전을 세계 최초로 적용했다.
시스템적인 접근 또한 필요하다. 잘 만들어진 영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돌비 시네마를 꼽을 수 있다. 돌비 시네마는 강렬한 이미지와 사운드 기술을 통해 관객에게 최고의 영화 관람을 경험을 제공하는 극장 시스템이다.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체험 기회와 최고의 영화 관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다.
초고화질(UHD) 얼라이언스와 같은 컨소시엄에도 적극 가입할 필요가 있다. 공동으로 힘을 모아 콘텐츠 개발에 힘쓰는 한편 다양한 콘텐츠 제공자와의 협력을 더욱 확대해 콘텐츠 제공을 꾸준히 늘려 가야 한다.
TV는 전통적으로 홈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애용하는 가장 보편적인 기기인 만큼 시청자들에게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더욱 풍성한 팔레트에 더 다양한 콘텐츠를 담아내야 한다. 이러한 생태계의 진화를 위해 업계의 지혜를 모으고 협력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재현 돌비코리아 대표
서울대 전기공학과 졸업. 서울대 전기공학 석사. 금성 영상미디어 R&D센터 디지털 오디오 분야 선임연구원. LG반도체. 와이더댄 서비스 및 세일즈 부분 본부장. 리얼네트웍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전무. 2011년 돌비코리아 대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