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쇼핑 중심 서비스 강화...다음카카오는 공과금 및 택시결제 나서

사용자 기반 ‘탄탄’...결제에 집중 투자
삼성페이가 지난 8월 20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플라스틱카드를 모바일 기기로 대체하는 형식인 삼성페이는 기존 온라인 결제 시장의 ‘판’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유는 삼성페이를 통해 온라인 결제 서비스의 편리함을 맛본 소비자들이 앞으로 이를 더 자주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나란히 온라인 결제 서비스에 집중투자해 왔다. 이에 따라 삼성과 함께 ‘인터넷 두 거인’의 치열한 ‘삼파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초기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경쟁이 과열되겠지만 결제 특성상 정착되면 과점 사업자가 등장하고 독점적 사업자가 나타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누가 서비스를 만족시켜 가입자를 확보해 선점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사용자 기반 ‘탄탄’...결제에 집중 투자
온라인 결제 시장 판 점점 커져
네이버는 지난 6월 소비자 중심의 네이버페이와 공급자 중심의 네이버 체크아웃으로 양분됐던 온라인 결제 상품을 ‘네이버페이’ 하나로 통합했다. 네이버의 이런 선택은 연일 치열해지는 온라인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최근 쇼핑 서비스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정체된 포털 시장의 돌파구를 쇼핑에서 찾고 있다. 네이버의 전략은 전 방위적이다. 기본적인 제품 정보에서부터 결제와 택배 조회 등 사용자들이 쇼핑에 필요한 모든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온라인 쇼핑 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네이버는 최근 주요 택배사들의 배송 정보 조회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택배 배송 조회는 주요 30여 개 택배사들의 배송 현황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쇼핑몰에서 구매한 상품 배송 조회도 할 수 있다. 개인 송장 번호만 있으면 택배 회사의 홈페이지를 검색할 필요 없이 현재 자신이 주문한 상품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또 검색 키워드에 따라 최적화된 쇼핑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쇼핑 검색을 개편했다. 검색 결과를 단순하게 나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품군별 특징에 맞게 차별화해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노트북이나 카메라와 같이 주요 제품을 검색하면 상세 사양과 브랜드·가격 등에 관한 비교가 중요한 상품은 따로 검색 결과가 제공된다. 이와 함께 각종 쇼핑몰에 흩어져 있는 특가 상품, 이른바 ‘핫딜’ 정보를 검색 결과 내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즉 네이버는 이들 서비스를 엮는 핵심 고리로 온라인 지급 결제 수단인 네이버페이를 삼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페이의 장점은 네이버 아이디 하나로 결제, 충전 적립, 송금 등 페이와 관련된 모든 경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최초 결제 시 본인이 주로 사용하는 카드 및 계좌 정보를 한 번만 등록하면 페이와 관련된 모든 경험을 하나의 서비스에서 즐길 수 있다. 결제 이후 배송 현황, 반품, 교환 진행과 적립 및 충전을 통한 통합 포인트 관리까지 가능하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출시에 맞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각종 모바일 쇼핑 기능을 함께 개선했다. 실제로 네이버페이와 함께 일대일 쇼핑톡 서비스를 지난해 12월 중순 도입한 이후 자사의 상거래 플랫폼인 샵윈도의 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 3월에는 전월 대비 43% 증가, 4월에는 전월 대비 14%, 5월에는 13%, 6월에는 34% 늘어났다.
네이버는 현재 개별 플랫폼으로는 가장 많은 가맹점을 확보했다. 가맹점은 5만7000곳에 달한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통해 오프라인보다 지배력이 높은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을 중심으로 세를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KB금융을 비롯해 제휴 은행과 카드도 넓히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페이는 쇼핑몰에서 사용자가 검색에서 구매까지 끊기지 않고 사용하도록 돕는 수단”이라며 “네이버는 지불 결제 시장과 함께 온라인 쇼핑 시장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페이는 은행 송금 기능도 함께 제공한다. 이용자들이 본인 계좌 정보를 등록하기만 하면 ▷네이버 ID ▷휴대전화 번호·주소록 ▷과거 송금 이력 등의 방식으로 송금할 수 있다.
보안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네이버페이에는 페이먼트 보안 기술 노하우가 적용됐다. 카드 번호를 저장하지 않고 네이버 아이디와 연동된 가상 카드 번호 방식을 채택해 부정 거래를 사전에 방지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부정거래방지시스템(FDS)을 국내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형태로 구축하고 24시간 결제 도용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만에 하나 제삼자에 의한 도용 등 부정 이용으로 이용자의 손해가 발생한 게 확인되면 전액 보상한다.


카카오페이, ‘카톡’ 내에서 결제 해결
맞수인 다음카카오도 최근 온라인 지급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장점은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이다.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등록하면 간단하게 카카오페이를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타 서비스에서 요구되는 앱스토어·마켓 검색을 통한 별도 앱 설치 및 회원 가입 등 번거로운 절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통신사 단말기와 운영체제 등에 제약을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9월 출시된 카카오페이는 현재 가입자 수 5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간편결제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다. 400만 가입자는 국내 신용카드 이용자의 약 20%에 해당하는 수치로 현재 국내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기반 결제 서비스(신용카드사 앱 포함)를 통틀어 최대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결)에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이런 큰 틀에서 접근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국민 다수가 사용하는 카카오톡 메신저를 적극 활용해 모바일과 오프라인 연결 지점에 강력한 플랫폼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라며 “1년간 가입자 기반도 500만 명으로 늘었고 가맹점도 200여 개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올 들어 한국전력과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연내 전기료를 카카오페이로 지불하게 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제휴해 공과금 납부도 카카오페이에 접목할 계획이다.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모바일 선주문 서비스 ‘카카오 오더’도 연내 출시하면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고급 택시에도 카카오페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또 간편결제 서비스 중 최초로 CGV에 도입됐고 YBM시사를 통해 토익(TOEIC) 시험 결제도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모든 음식 배달 앱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단점도 있다. 아직 쓸 수 있는 가맹점 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현재 카카오페이가 활용 가능한 곳은 216곳(B2B 포함)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쇼핑은 물론이고 교통과 예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생활과 모바일을 연결하는 지점에서 소비자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며 “공인인증서 없이 고액 결제가 가능해졌고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처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