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7조 배당 예상...1950이하면 배당 투자할 만

글로벌 증시가 위안화 평가절하와 중국 저성장 우려로 조정을 기록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담으로 작용했는데 중국 저성장 우려까지 부각되며 코스피 지수는 1800대까지 급락했다. 당장 9월 FOMC에서 금리 인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코스피의 의미 있는 반등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하지만 1950 이하로 밑돈 시점에서는 연말 코스피 배당수익률만 고려해도 투자 매력은 충분해 보인다. 또 내년 상반기 중국 경기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출범으로 시진핑 지도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경제 벨트)’ 프로젝트 등으로 투자가 증가하며 성장률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8월 말 기준 올해 코스피 순이익 전망은 100조6000억 원을 기록 중이다. 여기서 10% 정도 디스카운트한 90조 원을 전망한다고 하더라도 올해 현금 배당 규모는 27조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특히 금년부터 기업 소득 환류 세제와 배당소득 증대 세제가 적용되기 시작해 상장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정부가 목표하는 30%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면 올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8월 20일 종가(코스피 지수 1914, 시가총액 1151조 원) 기준 2.3%를 넘는다. 정기적금 금리가 ‘1’%대까지 낮아진 현시점에서 2%가 훨씬 넘는 배당 투자의 매력은 증시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코스피, 배당만 봐도 예금보다 낫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 예상된 중국
한국 증시와 연관이 큰 중국 증시도 긍정적인 모습이다. 중국의 저성장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은 증시 부양에 필요한 카드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중국 지급준비율과 기준 금리는 주요국 대비 크게 높아 인민은행은 증시를 부양하기 위해 다양한 통화정책 카드를 보유하고 있다. 또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비율은 0.3%에 불과해 대외 영향이 적고 개방 확대에 따른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
눈여겨볼 것은 상장사 중 국유 기업의 비율이다. 상하이 A주 중 국유 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61.7%를 차지하고 있다. 즉 중국 정부의 증시 살리기는 ‘정부 자산’ 부양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당연히 중국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높을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증시 부양을 통해 국유 기업 기업공개(IPO) 및 지분 매각 등을 진행해 지방정부 재정이 건전화할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성장률의 투자 기여도는 주요국 대비 크게 높은 53%다. 하지만 최근 2~3년 동안 지방정부의 긴축재정이 중국의 고정자산 투자 둔화를 유도했다. 이러한 지방정부의 채무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투자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 중국은 전년 4분기 때 20년 만에 예산법을 수정해 지방정부의 채권 발행을 허용했다. 올해에만 3조 위안 규모의 지방채 발행이 허가돼 지방채 발행에 따른 ‘이자 절감’과 ‘만기 연장’ 효과로 지방정부의 재정 상황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증시 부양을 통해 지방정부 국유 자산의 증권화 비율을 높이면 지방정부의 부채비율이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예정돼 있다. 내년 초 중국이 주도하는 AIIB가 출범한다. AIIB는 시진핑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된 아시아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게 된다. ‘일대일로’ 프로젝트는 중국과 중앙아시아를 잇는 육상 실크로드, 중국과 유럽 국가를 해상 교역로로 연결하는 해상 실크로드를 합친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많은 외화보유액을 활용해 자국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과 수출을 촉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