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하, 한국 수출에 ‘보약’


중국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하 움직임에 나섰다. 지난 8월 11일, 12일, 13일 세 차례에 걸쳐 4.66% 절하했다. 위안화 절하 의도는 명확하다. 6월에 증가 반전했던 수출이 7월 들어 마이너스 8%까지 하락하자 수출 경기를 살리기 위한 조치다.

중국 위안화 절하는 글로벌 금융시장과 상품 시장에 많은 변화를 줄 듯하다. 우선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달러화 강세를 더욱 굳건히 할 전망이다. 위안화 약세에 따른 달러화 강세는 다른 통화의 동반 약세를 초래했다. 전일 원·달러 환율 급등도 바로 이 때문이다.

위안화 절하에 따른 구매력 저하도 변수다. 원자재 등에 대한 수요 부진으로 연결돼 가뜩이나 힘든 상품 시장에 설상가상이 될 수 있다. 중국 수출이나 중국 관련 매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업들에도 단기 악재일 수 있다. 다만 원화도 함께 절하돼 큰 피해는 없을 듯하지만 향후 원·위안의 움직임에 관심이 필요해졌다. 종합해 볼 때 위안화 절하는 단기적으로 악재로 평가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긍정적이다. 위안화 절하로 중국 수출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년간 위안·달러 상승률과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인다. 위안·달러 상승률이 수출 증가율에 2~3분기 선행한다. 한국으로서는 중국의 수출 경기 회복이 매우 중요하다. 두 국가 간 무역 비중이 높아 2000년 이후 양국의 수출 증가율 간 상관계수가 0.9나 되기 때문이다.

위안화 절하에 따른 가파른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한국 증시에 대한 매도 욕구를 자극해 악재다. 하지만 길게 보면 중국 수출 증가로 한국 수출 역시 증가 반전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어 호재다. 인민은행의 조치는 단기 악재, 중장기 호재로 요약할 수 있다. 약은 입에 넣을 때는 쓰기 마련이다. 위안화 절하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흐를수록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안화 절하에 따른 충격이 끝나고 미국 금리 인상 이후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주식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