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출 알선 5억 챙긴 혐의…해외 도박 혐의도 수사

‘골프장 재벌’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 구속
‘스캔들 메이커’로 통하는 그는 공과 사 모두에서 물의를 일으켰다. 단골 혐의는 배임, 불법 도박이다.



‘골프장 재벌’로 꼽히는 박순석(71) 신안그룹 회장이 불법 대출 알선 수수료를 챙긴 혐의로 구속됐다. ‘막노동 출신’ 갑부로 통하는 박 회장의 성공 신화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신안그룹 계열사인 신안저축은행을 통해 중소기업 대표에게 50억 원을 대출해 주고 불법 대출 알선료 5억여 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의 알선수재 등)로 지난 5월 20일 박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회장은 2013년 해양 심층수 개발 업체 W사 대표 김모(57) 씨로부터 강원도 양양의 공장 부지 인수 자금 대출을 부탁받고 계열사인 신안저축은행을 통해 2차례에 걸쳐 48억 원을 대출받도록 해준 뒤 자신의 측근 정모(60·구속) 씨를 통해 컨설팅료와 선이자 명목으로 대출 알선료 5억여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W사 대표 김씨는 검찰에서 “박 회장은 대출 부탁을 받은 뒤 정 씨와 함께 해당 공장 부지를 수차례 둘러보기도 했고 정 씨와 함께 알선료를 받아갔다”며 “5억 원 중 일부는 마카오·필리핀 등 해외 카지노에 빚진 돈을 갚는 데 썼다는 말도 들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박 회장이 정 씨와 함께 마카오 카지노에서 1개에 1만 홍콩 달러(약 140만 원)짜리인 칩 수십 개를 들고 도박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을 확보하고 박 회장의 해외 도박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박 회장이 정 씨를 앞세워 불법 대출을 알선해 주고 비자금을 만들어 해외에서 도박을 한 혐의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은 과거 상습 도박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기 때문에 검찰의 사정 칼날을 피해 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임·도박 ‘스캔들 메이커’
박 회장은 나이트클럽 ‘클럽아이’로 유명한 리베라호텔과 신안저축은행, 리베라CC·신안CC 등의 골프장, 철강 업체 휴스틸 등 20여 개 계열사(2014년 기준)를 둔 신안그룹의 실질 소유주다. 신안저축은행을 통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신안그룹 자금을 운용하고 2000년대부터 골프장을 대거 사들여 삼성그룹 뒤를 잇는 국내 2위(홀 기준) 골프장 재벌로 올라섰다. 그의 나이 열셋에 전남 신안에서 상경해 맨손으로 일궈 낸 결과물이다.

하지만 그는 늘 크고 작은 사건·사고로 구설에 오르내리기 일쑤였다. ‘스캔들 메이커’로 통하는 그는 공과 사 모두에서 물의를 일으켰다. 단골 혐의는 배임, 불법 도박이다. 2001년엔 40억 원대 내기 골프를 하고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같은 해 배임 혐의가 추가됐고 이후에도 수차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