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사업자 벗어나 플랫폼·콘텐츠로 수익 창출, 격전지는 ‘스마트홈·스마트카’

“고객이 원한다면 굳이 통신 기업으로 남아 있을 필요가 없다.”(장동현 SK텔레콤 사장)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와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개발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겠다.”(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5G로 깜짝 놀랄 세상을 만들 것이다.”(황창규 KT 회장)

지난 3월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5(MWC 2015)’에서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진이 던진 메시지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이자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MWC에서 올해 이통사 최대 화두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사물인터넷(IoT)이었다. 빅 3의 수장들은 앞다퉈 5G를 선도할 네트워크 기술과 통신 기술을 접목한 IoT의 미래를 소개했다. 기존의 통신 사업에서 한 발 나아간 새 먹을거리 경쟁의 축소판이 펼쳐졌다.

최근 몇 년간 통신사들의 근본적인 고민은 지속적인 ‘성장 동력 확보’였다. 국내 이동통신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선 지 오래다. 롱텀에볼루션(LTE) 시대 이후 2년간 가입자당 매출(ARPU)이 상승하면서 다소 수그러들었던 성장 동력 이슈는 LTE 보급률이 3사 모두 60%를 넘어서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3G·4G 등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신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CAPEX) 및 유지비용(OPEX)은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매출은 정체 상태다. 통신의 진화, 나아가 ‘탈통신’을 강조하며 내일의 금맥 찾기에 나서고 있다.

빅 3의 생존 전략은 크게 투 트랙으로 구분할 수 있다. 먼저 현재 주력 사업인 통신에서 활로를 찾는 방안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4G에서 5G 시대로 전환될 것이다. 한국은 5G 주도국이 되기 위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서비스 시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통사의 여러 사업 다각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신만큼 안정적·고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신규 사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기존의 이통사 점유율 ‘5 대 3 대 2’ 구도에서 ‘추종’ 혹은 ‘수성’의 노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5G 투자도 확대 ‘투 트랙 전략’
5G는 지금보다 훨씬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IoT를 지원한다. 더욱이 5G는 기존 서비스의 고도화 및 신규 서비스의 창출을 위한 필수 인프라다. 표준화가 완료되고 개념이 현실로 나타나는 시점은 2020년께로 예상되는데 3사 모두 5G 도입에 서두르지 않을 수 없다. 방대한 데이터 처리 광대역 등 업그레이드된 인프라 구축의 속도전이 예상된다. 결국 5G 시대의 신기술, 즉 빅 터이터와 같이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분석하고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를 예정이다.

문제는 5G 인프라 구축에도 불구하고 통신 요금 인상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망 중립성 이슈, 정부 규제 등 난제도 지속될 예정이다. 이통사들은 보다 자유로운 분야로 눈을 돌렸는데, 그렇게 찾은 새 시장은 바로 IoT다. ‘망 임대’ 사업만으로는 캐시플로 이상의 수익성을 올리기 어렵기 때문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 사업을 전개하려는 것이다. 고속도로에 비유하면 톨게이트 비용뿐만 아니라 휴게소를 세우고 상품을 판매하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셈이다. 용어로 보면 플랫폼·IoT·탈통신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유선 인터넷 도입 시기 이통사에서 고속도로(네트워크)에 투자하고 서로 각자의 고속도로를 홍보하느라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는데, 투자비를 분담하지 않은 플랫폼 기업들이 수익 모델을 가져간 바 있다”며 “모바일 시장에서는 이통사들이 과거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고 직접 휴게소(플랫폼)를 세우고 상품(콘텐츠)을 팔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유선전화에서 이동전화, 초고속 인터넷으로 이어진 혁신은 ‘모바일 퍼스트(오프라인→모바일, 온라인→모바일)라는 메가트렌드로 이어지고 있다. 이통사들은 생사의 기로에서 미래 먹을거리를 찾아 각자 저마다의 생존 전략을 내놓고 있다. 각각 플랫폼 기업(SK텔레콤), 기가토피아 실현(KT), IoT 생태계 조성(LG유플러스) 등의 기치를 내걸며 미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SK텔레콤
‘3대 차세대 플랫폼’ 구축 승부수

SK텔레콤의 큰 그림은 ‘플랫폼’이다. 장동현 사장은 SK텔레콤 본사 사옥에서 4월 23일 취임 후 첫 기자 간담회를 열고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인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장 사장은 “SK텔레콤이 추구하는 ‘차세대 플랫폼’은 통신을 기반으로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고객의 심층적인 니즈를 충족하는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이라고 정의했다.
‘고객이 원한다면’…‘탈통신’도 불사
SK텔레콤은 ‘3대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으로 ‘3C 기반 생활 가치 플랫폼’, ‘통합 미디어 플랫폼’, ‘IoT 서비스 플랫폼’ 세 가지를 제시한다.

SK텔레콤의 첫째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은 고객의 일상생활 전반에서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생활 가치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5월 중 IoT 플랫폼 상용화
▷고객의 자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내는 차별적인 ‘콘텐츠’를 제공하고 ▷‘콘텐츠’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에 대해 고객들이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한편 ▷이와 관련된 상품·서비스 거래(커머스)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형태다.

기존 사업으로 예를 들면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 음악 서비스 ‘멜론’ 같은 ‘콘텐츠’를 통해 사람들을 모으고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11번가’ 등 쇼핑몰에서 구매가 이뤄지도록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킬러 콘텐츠’를 만드는 게 핵심으로 장 사장은 “벤처·스타트업·중소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들과의 경계 없는 협력을 통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의 차세대 플랫폼 전략 중 둘째는 ‘통합 미디어 플랫폼’으로의 진화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 서비스인 Btv, SK플래닛의 ‘호핀’ 등 영상 콘텐츠 서비스 관리 체계를 일원화하고 ‘모바일’에 최적화된 뉴 미디어 플랫폼을 선보이는 전략이다.

마지막으로 셋째 차세대 플랫폼 혁신 전략은 ‘IoT 서비스 플랫폼’ 육성이다. IoT를 통해 고객의 편의성과 경제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개발하고 동종·이종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개방형 생태계를 키워 갈 계획이다.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네트워크 및 솔루션을 제공하고 수익을 얻는 IoT B2B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일단 SK텔레콤 플랫폼 전략의 첫 승부수는 IoT 서비스 플랫폼의 ‘스마트 홈’이 될 전망이다. 5월 중 ‘모비우스 플랫폼’을 발표하고 제습기·도어록·보일러 등 가정 내 다양한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홈 서비스를 출시한다. 플랫폼과 함께 하드웨어 사업 영역도 확장해 나간다. 아이리버와의 협력으로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 IoT 기반의 디바이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영상보안·센서·위치기반서비스(LBS) 등 IoT 관련 기술 역량을 고도화하고 ‘커넥티드 카’, ‘스마트팜’, ‘자산(Asset) 관리’ 등 산업별 특화된 IoT 기반 ‘B2B 솔루션’도 지속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의 플랫폼 전략은 최근 몇 년간의 행보로 방향성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찍이 추진해 온 사업 다각화 전략으로 2013년 나노엔텍(헬스 케어)에 이어 지난해 아이리버(스마트 앱세서리)와 네오에스네트웍스(보안)를 인수했다. 또한 자회사인 SK플래닛을 통해 꾸준히 플랫폼·커머스 등 비통신 영역을 추진해 왔고 SK플래닛 출신의 장 사장이 SK텔레콤 수장이 되며 플랫폼 사업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SK텔레콤은 SK플래닛의 기업 가치를 내년 말 5조 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SK플래닛은 향후 SK C&C와의 합병 가능성도 점쳐진다.


KT
통신 경쟁력 강화…‘5대 신사업’ 동시 투자

KT는 스마트폰이 바꿔 놓은 삶에 융합형 기가 서비스로 응답하겠다는 전략이다. ‘기가토피아’ 시대를 열어 10배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한편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에너지·보안, 차세대 미디어, 건강 분야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다.

KT는 향후 3년간 4조5000억 원을 투입해 유·무선이 통합된 기가 인프라를 구축한다. 기가 인터넷(GiGA FTTH)은 기존 인터넷보다 10배, LTE에 기가 와이파이를 결합한 이종망 융합 기술(GiGA Path) 및 구리선 기반 초고속 전송 기술(GiGA Wire)은 기존보다 3배 빨라진다. 이러한 기가 인프라를 기반으로 초고화질(UHD) GiGA TV를 연내 상용화하고 이를 통해 미디어 산업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T의 기가토피아는 현재의 네트워크 망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으로, 비통신보다 통신이라는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방침을 견지한 것이다. KT는 지난해 5월 황창규 회장의 취임 첫 기자 간담회에서 ‘기가토피아’ 실현을 선언한 이후 KT렌터카와 같은 전임 회장 시절의 비통신 영역을 정리하고 재무구조 개선, 구조조정과 함께 새판 짜기에 한창이다.


2016년 5대 신사업으로 2조 매출
황 회장은 취임 이후 미래 먹을거리로 5G와 5대 신성장 사업을 꼽았다. 황 회장은 MWC 2015에서 “5G와 5대 신성장 사업이 답을 하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도 기회가 있다”며 “2016년엔 적어도 신사업에서 2조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MWC 2015에서 트래픽 밀집 지역에서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는 기술인 초고밀집 네트워크(Ultra-dense Network) 등 5G 인프라 구축 기술을 선보이며 5G 시대 주도권 경쟁에 나섰다.

여기서 언급한 5대 미래 융합 서비스는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 케어, 지능형 교통관제 등이다.
‘고객이 원한다면’…‘탈통신’도 불사
KT의 5대 신성장 동력 전략은 현재 이통사의 미래 사업으로 거론되는 신규 사업들의 총집합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전략은 여러 영역에서 두루 사업을 진행한다는 측면에서 이통사 최대 규모의 KT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면서 동시에 아직 미래 사업에서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KT는 뉴 비즈니스보다 현재에 충실하겠다는 자세”라며 “차세대 인터넷 주소 체계인 IPv6 상용화를 시작했다는 것도 5G·IoT 시대에 트래픽 제어를 잘하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판’ IoT 생태계 조성…‘스마트홈’에 사활

LG유플러스의 미래 먹을거리는 IoT 생태계에서 찾을 전망이다. 크게 세 가지 전략을 내걸고 있는데 ▷구글과 같은 LG유플러스판 IoT 생태계 개방 ▷홈 IoT 분야는 선도 전략 ▷스마트 카 분야는 집중 전략이 그것이다.

이상철 부회장은 IoT를 2015년 신성장 동력으로 설정하고 올해 주력 사업으로 홈 IoT를 선언했다. 홈 IoT의 연합체인 ‘Z-웨이브 얼라이언스’ 핵심 이사회 멤버로 참여한 이후 관련 기술을 적용한 가스밸브 원격제어 서비스 ‘가스락’ 등 홈 IoT 제품을 출시했다. 올해는 보안·에너지 등과 연계한 가전 제어 솔루션 등 다수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대대적으로 IoT 플랫폼을 개방, 구글처럼 LG유플러스 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IoT를 추진하는 모든 기업들이 LG유플러스의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등 자산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IoT 시대 호환성 확보를 통해 LG유플러스 플랫폼이 중심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제조업체들은 하드웨어엔 강점을 갖고 있지만 모든 제품을 연결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제조사마다 애플리케이션(앱)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한 집에도 수십 개의 앱이 깔릴 텐데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어 모든 앱을 자유롭게 구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므로 통신사가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 홈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IoT 시장의 핵심이 가정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3사 중 앞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그 일환으로 출시한 ‘U+가스락’은 월 1500명씩 가입자를 확보 중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보일러·세탁기·냉장고·에어컨·TV 등이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차원이 다른 게임이 진행되는 것”이라며 “누가 더 많은 디바이스에 접속시키느냐, 그 디바이스를 내 편으로 데리고 오느냐가 관건이다. 가전을 묶는 홈 IoT가 되면 기존처럼 개인 고객이 아닌 가정이 타깃이 되고 가입자도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이와 함께 ‘스마트 카’, 즉 통신과 자동차의 만남인 ‘커넥티드 카’를 준비 중이다. 커넥티드 카는 ICT와 자동차를 연결한 것으로 양방향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실시간 내비게이션, 원격 차량 제어 및 관리,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등이 가능하다.
‘고객이 원한다면’…‘탈통신’도 불사
‘커넥티드 카 본격 시동’을 걸기 위한 준비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차량용 미러링 서비스(모바일 기기의 화면을 다른 디스플레이 장치에 그대로 표시해 주요 서비스와 기능을 연동해 주는 기술) 인 ‘카링크’를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기로 계약하는 등 커넥티드 카의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카링크 서비스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에서 스마트폰의 화면을 띄우고 스마트폰의 소리를 들으며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다.


LG전자 등 계열사와 시너지 강화
LG유플러스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와 역할 분담이 예상된다. 스마트 홈 시장에서 가전 계열사를 두고 있는 점은 강점이 될 수 있다. 스마트 카도 LG전자가 미래 사업으로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합을 위해선 그룹 내 교통정리가 필요한데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3사의 미래 전략은 큰 틀에서 대동소이한 것으로 분석된다. 4G 등 핵심 기술의 도입이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3사는 기술 수준, 서비스, 인프라 구축 등 대부분의 내재 역량이 거의 비슷하다. 탈통신이나 플랫폼 강화, IoT 등 용어는 조금씩 다르지만 현재의 네트워크 망을 통한 매출에서 벗어나 새로운 먹을거리 비즈니스를 찾는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선 어느 곳에서 금맥이 터질지 모른다. 방송 콘텐츠를 비롯한 플랫폼 미디어, 금융 및 핀테크, 유통 및 전자 결제, 보안 및 IT 솔루션, 스마트 홈과 홈 오토메이션, 스마트 카와 커넥티드 카, 스마트 에너지 및 유틸리티 등에서 통신사의 새로운 먹을거리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격전지는 스마트 홈과 스마트 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 홈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승부수를 띄운 곳이다. 최남곤 애널리스트는 “자잘하게 이미 새 시장이 열리고 있고 이르면 올해, B2C 비즈니스는 내년이면 얘기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특히 스마트 카는 과금 모델이 스마트 홈보다 현실적이다. 쉽게 말하면 현대차와 손잡는 곳이 승기를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선점을 위한 조건이자 최대 리스크는 수익 분배 모델을 확보하는 것이다. 초고속 인터넷으로 통신사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데는 처음부터 과금 체계를 구축하지 못해서다. 마찬가지로 미래 먹을거리 경쟁에서도 스마트 네트워크 구동에 따른 수익 분배 모델을 초기에 구축하지 못하면 미래 먹을거리는 ‘뜬구름 잡기’, ‘헛된 구호’에 불과하다.

또한 이통 3사를 뛰어넘는 IT 기업과의 헤게모니 싸움도 지켜볼 대목이다. IoT를 성장 동력을 외치는 IT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결국 ‘데이터’를 잡는 자가 최후의 승자가 될 전망이다. 미래 먹을거리 경쟁은 현재의 ‘KT발 데이터 전쟁’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의 전환 움직임은 점유율 싸움을 넘어 5G·IoT 시대를 대비하는 이통사들의 ‘씨 뿌리기 작업’으로도 해석된다. 이미 음성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결국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야 이통사들의 수익성이 확보된다. 이를 위해 사람과 사람을 넘어 사물 대 사물(M2M)로 파이프를 확장하고 콘텐츠와 플랫폼을 통해 지속적으로 데이터 사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먹을거리를 찾아가는 양상이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오프라인 기반의 비통신 업체들이 네트워크 기반을 활용하면서 데이터 통신에 대한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통사들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그림이 설득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된다”고 말했다. 이때 소비자 저항을 막고 이통사의 바람대로 ‘개인에서 가정’으로 타깃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데이터 요금제는 도입돼야 하는 것이다.

과연 누가 먼저 플랫폼 주도권을 쥘 것인가. 우선 모객에 성공해야 한다. 이에 따라 향후 ‘합종연횡’과 ‘인수·합병(M&A)’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플랫폼 기업으로 1400개 연합군을 형성한 일본의 ‘소프트뱅크’처럼 국내 이통사들도 기업 체질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