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생산 라인 신축에 16조 ‘통 큰’투자…세계 최대 규모

이재용 부회장, 종합 반도체 1위 ‘첫 발’
평택 반도체 단지를 전초기지로 삼고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종합 반도체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경기 평택시 고덕국제신도시에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 라인 건설에 착수한 것이다. 투자액은 15조6000억 원으로 단일 공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5월 7일 ‘미래를 심다’라는 주제로 평택 반도체 단지 기공식을 개최했다. 기공식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박근혜 대통령,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6000여 명이 참석했다.

평택 반도체 단지의 전체 부지 면적은 289만㎡에 달한다. 축구장 약 400개 크기다. 삼성전자는 우선 79만㎡의 공장 부지에 1단계로 반도체 생산 라인 1기를 건설해 2017년 상반기께 반도체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평택 반도체 단지 조성이 완료되면 기존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단지와 연구·개발(R&D)센터가 모여 있는 기흥·화성·수원과 함께 ‘기흥-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41조 원의 생산 유발과 연간 15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평택 반도체 단지를 전초기지로 삼고 ‘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종합 반도체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의 든든한 지원사격도 이어지고 있어 실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당초 평택 반도체 단지의 생산 시작 일정은 2018년 중순 이후였다. 이에 정부는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삼성에 조기 투자를 요청했다. 이를 위해 전력 공급 시기를 2018년에서 2016년 말로 앞당기기 위한 기반 시설을 구축해 주기로 약속하고 각종 인허가 규제도 간소화했다. 반도체 생산 일정이 1년 이상 당겨질 수 있었던 이유다.


2017년 첫 생산 시작
평택 반도체 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훨씬 높은 시스템 반도체로 영역이 확대돼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자율 주행 자동차와 같은 미래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며 “정부는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성장 동력을 창출하도록 규제를 철폐해 시장의 조기 진입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기공식에 직접 참석한 것도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경제 활성화 행보를 더욱 가속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미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새로운 도약을 노리는 이 부회장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통한 야심찬 도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병화 기자 kb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