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내려가니 고용 시장도 활짝
전기 요금이나 가스 요금, 통신 요금 등 각종 요금에 치여 사는 현대인들에게 연체는 낯선 단어가 아니다. 적금이나 보험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도 웬만하면 금융 관련 서비스와 관련된 연체는 피하려고 노력한다. 대출이자나 카드 대금 등을 제때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물론 그 최선이 항상 성공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긴 하다.

금융 서비스에 대해 연체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이유는 신용 등급 때문이다. 잦은 연체는 신용 등급을 떨어뜨려 추가 금융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으로서는 돈을 꼬박꼬박 잘 갚는 고객에게 상대적으로 적은 이자를 물리고 상습 연체자에게 비싼 이자를 물릴 수밖에 없다.

그러면 은행 대출에 대한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한다면 그 개인 혹은 그 회사의 사정은 어떤 상황일까. 매우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은행 이자를 내지 못할 정도면 그 기업은 한계 상황에 봉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은행 대출 연체율은 현재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의 전반적인 상황을 가장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연체율과 비슷한 개념으로 도산율이 있다. 연체가 이어지다 보면 결국 도산에 이르기 때문에 둘은 거의 같은 개념이고 실제로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도이치뱅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기업들의 도산율은 2017년까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연체율도 2017년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도이치뱅크의 전망대로라면 미국 고용 시장은 향후 1~2년간 추가적인 개선을 보일 수 있다. 연체율이 낮다는 의미는 그만큼 경기가 양호하고 고용 시장 역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비농가 고용자 수와 연체율 간에는 마이너스 0.6의 상관계수를 보인다. 비농가 고용자 수가 연체율에 3~4개 분기 선행성을 보이기 때문에 고용 지표는 최소한 2016년까지 괜찮을 수 있다. 미국 고용은 앞으로도 좋아질 것이고 그래서 생각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일러질 수 있다. 주의할 때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