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경영대, 글로벌 역량 강화 등 ‘개혁’ 드라이브 박차

학생 중심의 내실 있는 교육을 강조하는 아주대 경영대가 최근 강도 높은 글로벌 역량 강화에 나섰다. 이른바 글로컬(Global+Local) 인재 양성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의지다. 졸업생들이 경영 지식만으로는 취업 전선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도적으로 2015학년도 신입생부터 커리큘럼 개편 및 스피킹 중심의 영어 교육을 도입했다.
글로벌 지역 전문가와 경영을 융합하다
아주대 경영대는 예전부터 혁신적인 제도를 도입, 국내 경영대의 트렌드를 주도해 왔다. 1994년 강의 평가를 시작으로 해외 대학 복수 학위 제도, 경영대학원 독립 채산제, 영어 전공 강의, 이비즈니스학과, 논문게재장려금, 신임 교원 정착 연구비 등 기존에 없던 국내 최초의 혁신적인 제도로 경영대를 이끌었다. 그리고 2015년 아주대 경영대가 다시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었다. 글로벌 역량과 지역 전문 지식을 겸비한 경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 ‘글로컬(Global+Local)’ 인재 양성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통해서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첨병으로 훈련받는다
아주대 경영대는 글로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15학번 신입생을 대상으로 대대적으로 커리큘럼 개편에 나섰다. 핵심은 ‘지역학’의 전공 필수 전면 배치다. 졸업을 위해 이수해야 할 전공 81학점 중 지역학 21학점을 포함했다. 학생들은 중국·일본·유럽·동남아·북미·남미·아프리카 등 총 7개 권역 중 한 지역을 선택해야 한다. 해당 지역의 외국어뿐만 아니라 선택한 지역의 문화·역사·사회·국제통상·국제경제 등의 수업을 들어야 한다. 이 트랙에는 외국어 비즈니스 집중 교육 6학점을 비롯해 해당지역 제2외국어도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세계 각 지역을 깊이 이해하는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지역 전문가 파견 프로그램과 비슷하다.

재학생들의 실무 영어 능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에도 나섰다. 2015학번 신입생들은 1~2학년 때 두 번의 방학 동안 영어 스피킹 수업을 필수로 듣는다. 졸업할 때는 토익 스피킹 레벨 6 또는 OPIC IM 등급을 반드시 인증 받아야 한다.

아주대 경영대의 영어 집중 교육은 수준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최초로 영어 강의를 시도했던 아주대 경영대에서는 학생이 원하면 졸업할 때까지 모든 수업을 100% 영어로 들을 수 있다. 전체 개설된 강의 중 약 40%가 영어로 강의하고 전공 필수는 대부분이 영어 강의반이 준비돼 있다. 국제화 교육의 기본 소양이 영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영어 강의가 많다 보니 캠퍼스에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많다. 해외 70개국 80개 대학으로부터 연간 600명 정도가 학위과정, 교환 프로그램, 복수 학위 과정 등을 통해 아주대로 유학 오고 있고 이 중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70% 이상이 유럽계 학생들이다. 실제로 아주대 경영대가 있는 다산홀에 가 보면 유럽의 대학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글로컬 인재 양성과 수준 높은 영어 강의 등은 아주대 경영대의 글로벌화 수준을 국내 대학 중 최상급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글로벌화 교육에 승부수를 건 아주대 경영대는 학생들에게 직접 해외로 나가 몸소 배울 수 있는 기회도 활짝 열어 뒀다. 정원이 한 해 200명 수준으로 비교적 적어 재학생 대부분이 학교의 지원으로 해외에 나갈 기회를 갖는다. 2004년부터 해외 대학과의 복수 학위제를 통해 매년 10명씩 뉴욕주립대 등의 해외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복수 학위를 취득한 졸업생들은 이미 웨스턴미시간대나 홍콩 링난대 등에서 교수로 활약 중이다.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활발하다. 해외 260개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맺은 아주대 경영대에서는 학점 3.0, 토익 750점 이상의 기준만 충족하면 3회까지 파견 나갈 수 있다.

복수 학위, 교환학생이 아닌 단기 해외 현장 체험 기회도 있다. 2014년 한 해에만 144명이 해외로 체험 학습을 떠났다. 학생들이 지역별 문화나 특정 기업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하면 지도 교수가 선정되고 승인을 받은 후 1주일간의 해외 현장 교육을 떠날 수 있다.

많은 학생이 해외 현장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은 든든한 재정적 지원 때문이다. 아주대 경영대는 교육부의 특성화 사업 지원뿐만 아니라 자체 예산으로 지난해 2억4260만 원을 투입했다.

학교 측은 “유럽·미국·동남아·중국 등을 번갈아 가며 2~3번씩 다녀오는 학생이 수두룩하다”며 “해외 문화를 가능한 한 많이 접한 학생들은 실제로도 적극적이고 도전적이어서 취업도 잘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역량은 취업과 직결
아주대 경영대가 재학생에게 글로벌 역량을 강조하는 것은 심각한 국내 청년 취업난 때문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취업 기회도 아주대 졸업생들이 거머쥘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한봉희 아주대 경영대학장은 “경영 지식만으로는 이제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며 “글로벌 역량 및 해외 지역 전문가 등의 전문성이 없으면 사회에서 자리 잡기 힘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글로벌 지역 전문가와 경영을 융합하다
졸업생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13년에는 단과대 차원의 경력개발센터를 개설했고 지난해에는 610명의 취업 상담을 진행했다. 저학년부터 이력 관리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기업에 대한 조사 과제를 주는 등 체계적인 지도에도 나섰다. 최근에는 해외 인턴십 연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주대 경영대의 취업 지도 중 이색적인 서비스도 있다. 바로 코칭 전문가의 멘토링이다. 아주대 경영대학원에는 코칭 전공이 있어 각 업계의 현업 코칭 전문가들이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들에게 학부생의 멘토링을 요청해 1·2학년 모두에게 상담과 코칭을 제공한다. 석사과정의 코칭 전문가들은 그 대신 장학금을 받을 수 있어 멘토와 멘티 모두 수혜를 볼 수 있는 윈-윈 매칭이다. 든든한 지원군을 얻은 학부생들은 저학년 때부터 자신의 진로와 목적을 탐색하고 차근차근 준비해 나갈 수 있다.
글로벌 지역 전문가와 경영을 융합하다
창업과 관련한 치밀한 가이드와 지원은 속속 뚜렷한 성과를 낳고 있다. 2011년부터 운영한 창업 캠프를 통해 특허 출원 8건, 창업 성공 2팀, 정부 지원 3팀이 나왔다. 또한 지난 3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매스챌린지 창업 경진 대회에서 아주대 팀이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선발돼 보스턴대에서 3주간 교육을 받고 본선에 오른다.
글로벌 지역 전문가와 경영을 융합하다
창업 캠프는 창업 지원팀을 공모해 약 2개월 동안 이뤄지는 합숙 교육과정이다. 최종적으로 학생들 스스로 창업할 수 있는 수준의 사업 계획서를 만들고 펀딩 기회까지 잡을 수 있다. 창업 희망자를 지원하기 위해 동문 기업인, 창업 전문가, 엔젤 투자자까지 학교 차원에서 모두 동원한다. 최근 아주대 경영대는 창업 전문 공간인 ‘창업 스퀘어’를 마련하고 시설 지원에도 나섰다. 아주대 경영대 차원에서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하는 예산은 한 해 약 4000만 원 규모다. 창업 교육비, 특허 출원 지원, 부상 등이 포함된 액수다.

아주대 경영대는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소프트웨어·하드웨어를 다시 한 번 강화해 우수한 인재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 1990년대 말 전성기와 비교하면 현재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아주대 경영대에 대한 인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자체적으로 보고 있다. 한 학장은 “교수진 및 학생 지원 프로그램은 서울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자신한다.
글로벌 지역 전문가와 경영을 융합하다
아주대 경영대는 올해를 다시 한 번 도약하는 한 해로 잡았다. 수도권 소재라는 한계를 극복할 호재도 있다. 내년 2월이면 신분당선이 연장돼 서울 강남에서 아주대까지 30분이면 통학이 가능하다. 아주대 경영대는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부터 이러한 효과를 통해 우수한 인재가 더욱 많이 유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지역 전문가와 경영을 융합하다
인터뷰 │ 한봉희 아주대 경영대학 학장


“글로컬 융합 인재로 성장할 우수 학생 유치에 중점”

한봉희 아주대 경영대학 학장은 그 어느 대학에 견줘도 아주대 경영대가 내실에서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아주대 경영대는 우수한 교수진, 재정 지원, 국제화, 연구, 재단까지 모두 학생을 중심으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한 학장은 “재단이었던 대우그룹의 쇠퇴로 아주대마저 저평가 받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동안 소리 없이 강한 대학으로 성장해 온 아주대 경영대는 다시 한 번 학제를 재정비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우수 인재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지난 4월 23일 봄볕이 따스한 아주대 캠퍼스에서 한 학장을 만나 아주대 경영대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아주대 경영대만의 차별성 또는 독특한 학풍은 무엇입니까.
“전통적으로 대학의 본분은 교육입니다. 교육을 성실히 잘하는 곳이 바로 아주대 경영대죠. 우선 우수한 교수진이 엄격하게 학사를 관리합니다. 아주대 경영대 교수들은 강의 평가에서 매년 평균 4.0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주대의 강점은 국제화 교육을 선도하는 대학이라는 점입니다. 태생부터 1973년 프랑스 정부의 지원 아래 ‘한불기술초급대학설립에 관한 협정’을 근거로 설립됐어요. 그때부터 캠퍼스에서 프랑스어 교육이 생활화됐고 그 전통이 영어 전공 강의로 전수됐어요. 해외 대학 복수 학위, 교환학생 등 글로벌 프로그램이 오래전부터 활성화돼 있고 캠퍼스에 유럽인 중심의 유학생이 많아요. 다른 학교에서는 교환 학생 신청 경쟁이 치열해요. 하지만 우리 경영대에서는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지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요.”

글로컬(Global+Local) 경영 인재 양성에 관심이 갑니다.
“글로컬 인재는 경영 지식과 역량을 갖추되 해외 특정 지역에 대해 해박한 지역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경영학과 국제화를 융합한 교육을 하겠다는 의지예요. 최근 인문대·사회대·공대 학생들도 경영학을 많이 복수 전공합니다. 정작 경영대 전공 출신은 내세울 게 없을 수 있어요. 차별성이 없다면 사회에 나가 자리 잡기 어렵죠. 그래서 경영대 학생들을 위한 해외 지역학 트랙을 만들었어요. 글로컬 인재 양성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교육부로부터 특성화 사업을 수주해 경영학과는 5년간 43억 원을 지원받습니다. 글로컬 인재들이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각 경영대마다 강력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주대는 어떻습니까.
“경영대 자체의 경력개발센터를 설립하고 3명의 전문 인력이 있습니다. 지도 교수도 의욕적으로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고 경영대학원에서 재정적으로 든든하게 후원하고 있어요. 특히 우리 경력개발센터의 역동성을 잘 설명할 수 있는 차별성이 있어요. 졸업생 중 2001학번 출신이 취업 지원 벤처를 설립해 학교와 함께 협업하고 있어요. 이 졸업생은 인도 기업 마힌드라, 현대자동차 기획실, GS그룹 신사업팀에서 활약한 인재로 국내외 인맥이 좋아요. 이를 바탕으로 재학생들의 해외 인턴십을 활발하게 연결해 주고 있어요. 지난 1학기에만 40명이 국내 기업과 함께 중국·영국·호주·인도네시아의 유수 기업으로 인턴십을 떠났습니다.”

아주대 경영대 출신들은 주로 어떤 분야에 진출합니까.
“아주대 출신들은 전통적으로 국내 대기업에 많이 진출해요. 지난해 취업률은 56.7%로 국내 대학 평균 정도지만 취업의 질이 높은 편입니다. 유지 취업률이 93% 정도로 취업의 질을 방증하죠. 이비즈니스학과는 삼성SDS 등의 정보전략 파트로 가곤 합니다. 다만 학장으로서 학생들이 대기업 취업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좋은 중견기업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지원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창업 지원 상황은 어떻습니까.
“재미있는 창업 사례가 있어요. 매년 경영대학 주최로 창업 캠프를 엽니다. 겨울방학이 되면 합숙을 통해 창업의 A부터 Z까지 교육하죠. 지난해 ‘마루더함’이라는 팀은 아이디어 공모에서 거의 꼴찌로 떨어졌어요. 그래도 그 팀을 교육 차원에서 창업 캠프에 합류시켰는데 2개월간 교육받으며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더니 본선에서 1·2위를 거머쥐며 빠르게 성장해 나갔죠. 결국 창업 캠프 최종 우승뿐만 아니라 국제 발명 대회에서 금상, 정부 창업 지원사업에 2회 선정돼 총 1억5000만 원 지원, 3억 원의 투자 유치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만들어 냈어요. 아주대 경영대는 창업 캠프뿐만 아니라 8개의 창업 교과목으로 구성된 창업 트랙을 신설했어요. 이와 함께 창업 공간 마련, 특허 비용 지원 등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다면 특별한 자금 없이도 사업화할 수 있죠.”

현재 아주대 경영대의 과제는 무엇입니까.
“제가 해외에서 교수로 활동하다가 1995년 아주대에 왔을때 아주대 경영대가 아주 융성했어요. 대우재단의 지원으로 전액 장학금, 대우 입사 확보 같은 메리트가 있었기 때문에 전국에서 매우 우수한 학생이 몰렸죠. 하지만 대우가 무너지면서 아주대의 브랜드 이미지가 급격히 훼손됐어요. 어떤 학부모들은 아직도 아주대의 재정이 괜찮으냐고 묻곤 해요. 사실 대우가 과거처럼 전폭적으로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경영대에 비해 우리는 재정적으로 풍족한 편입니다. 경영대학원의 지원, 교육부 특성화 사업 등으로 교육에 투입되는 재정이 넉넉해요. 또한 장학금 지원이 놀랄 정도로 많아요. 니즈가 있는 재학생은 거의 모두 장학금을 받고 있어 추가 장학금 수혜자를 선정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어요. 성실하고 우수하지만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을 찾아 등록금 걱정 없이 우리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현재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무엇입니까.
“결국은 취업 문제입니다. 주요 대기업의 채용 시장이 공대생 위주로 형성돼 있어요. 과거 경영대 졸업생은 취업에 불리하지 않았죠. 학생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최대 과제입니다. 그래서 해외 취업에 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담=김상헌 편집국장·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