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긍정적으로 해석하면 기술 발전으로 예전보다 더 튼튼한 인프라 시설을 지을 수 있어 그만큼 오래 유지될 수 있었다는 의미다. 부정적으로 해석하면 2000년 이후 인프라 시설의 평균 나이가 가파르게 상승한 이유는 제때 이뤄졌어야 할 투자가 지연됐기 때문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후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해 2013년 미국토목학회(ASCE)가 발간한 ‘입법 실패(Failure to Act)’라는 보고서를 참고하면 된다. 이 보고서는 4년마다 한 번 발간된다.
ASCE는 2013년 기준 미국의 인프라 시설에 대해 ‘D+’를 매겼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D+’면 낙제점에 해당한다. 미국 내 대부분의 인프라 시설이 낙후됐고 위험하다는 평가다.
만약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미국 정부가 인프라 시설에 추가로 투자해야 할 금액은 2020년 1조1000억 달러, 2040년 4조7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항목은 고속도로·다리·철도 등 운송 관련 부분이다. 이들 분야에만 2020년까지 8000억 달러, 2040년까지 3조1000억 달러의 돈이 추가로 투입돼야 한다.
인프라 시설은 민간보다 정부 주도로 이뤄질 때가 많다. 최종 투자까지 결정 과정은 느리지만 한 번 진행되면 매우 긴 시간에 걸쳐 대규모로 진행된다. 미국 내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른 한국 기업들의 직접적 수혜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투자 확대로 미국 내의 고용 창출과 가계 소득 증가는 분명 한국 기업에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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