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세금 부담액 1위는 룩셈부르크…한국, 세금 증가율 4위

칠레, 4년 만에 세금 40% 상승
최근 연말정산과 관련한 일명 ‘세금 폭탄’으로 여론이 들끓었다. 이번 논란은 결국 “증세 없는 복지는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세금에 대한 이슈로 연일 들끓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주요국을 대상으로 하는 세금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 2013년을 기준으로 OECD 29개국의 1인당 세금 부담액과 증감률(2008년 대비)을 조사했다.

‘OECD 주요국 1인당 세금 부담액·증감률’ 발표에 따르면 세금 부담액 1위는 룩셈부르크(4만8043달러)로, 증가율 1위는 칠레(39.5%)로 나타났다. OECD 평균 세금 부담액은 1인당 1만5634달러고 평균 세금 증감률은 7.26%였다.
칠레, 4년 만에 세금 40% 상승
뉴질랜드, 전 세대가 은퇴세 부담
1위인 칠레는 OECD 평균의 5배를 웃돌았다. 상승률이 가파르지만 세금 부담액만 보면 OECD 평균의 5분의 1 수준이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 비중은 21.4%로 OECD 회원국 중 둘째로 낮았다.

한편 지난해 9월 10일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조세 개혁안이 상원에서 최종 통과됐다. 일명 ‘부자 증세’로 불리는 개혁안에 따라 칠레는 2018년부터 GDP의 3%에 달하는 약 82억 달러(약 8조5000억 원)의 추가 세입을 확보하게 되며 이 세금은 무상 교육을 위해 사용될 계획이다.

칠레의 뒤를 이어 뉴질랜드가 31.8%의 세금 증가율을 보이며 2위에 올랐다. 증가율은 높지만 1인당 세금 부담액은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뉴질랜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65세 이상의 모든 노인에게 매달 140만 원을 주는 보편적 고령 연금을 지급한다. 이 연금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뉴질랜드에는 모든 세대가 부담하는 은퇴세(retirement tax)가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할 2020년 이후에 대비해 미리 꾸준히 소득세율을 올려가고 있다.

한국의 1인당 세금 증가율은 25%로, OECD 주요국 중 4위를 차지했다. 세금 부담액은 6314달러(약 683만 원)로 회원국 29개국 중 여섯째로 낮았고 GDP 대비 세수 비중은 24.3%로 OECD 회원국 중 셋째로 낮은 수준이다. 복지 수준이 높은 ‘복지 선진국’들의 1인당 세금 부담액이 2만 달러를 넘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증세와 복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이시경 인턴기자 c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