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자동차 계열 3사, 시장점유율 23%로 독보적 1위

중국 자동차 시장 ‘금·은·동’ 싹쓸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 상위 국가 중 매년 성장하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 2013년 중국의 생산량은 2212만 대로, 전년 대비 14.8% 성장했고 2014년 중국 자동차 판매량도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은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아직까지 자동차 보급이 확대되는 단계에 있다. 인구 1000명당 자동차 침투율은 71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인구 1000명당 보유 대수가 대만이 290대, 한국이 360대란 점을 감안한다면 향후 소득 증대에 따른 중국 자동차 시장은 확대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판매량은 1000명당 150~200대 사이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시기, 즉 4인 가족 기준으로 1대의 차를 보유하는 소위 ‘마이카 붐’ 시기까지 확대된다. 중국이 바로 자동차 대중 보급기가 진행되고 있어 시장은 당분간 고성장 중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 후강퉁(홍콩·상하이 간 교차 거래)의 수혜주로 주요 소비재 1등주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오늘은 장기 고성장 중인 중국 자동차 시장의 1등 업체 상하이자동차(SAIC)에 대해 알아보자. 상하이자동차는 중국의 국영 자동차 그룹으로, 승용차·버스·화물자동차·엔진 등을 생산하는 자동차 제조업체다. 소형에서 중대형 세단에 이르는 자동차 전 라인을 갖추고 있으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제너럴모터스(GM)와 각각 제휴한 합작 자동차 회사 지분 50%를 보유 중이다. 자회사로는 상하이GM·상하이폭스바겐 등 완성차 회사 7개, 자동차 부품 회사 32개, 서비스 회사 9개, 해외 현지법인 4개, 연구개발센터 3개 등이 있고 중국 내에 50여 개의 공장을 가지고 있다. 그중 자동차 부품 공급 업체이자 별도의 상장 기업인 화위 자동차 시스템(HUAYU Automotive Systems)의 지분 60.10%를 갖고 있다.


‘마이카 붐’타고 연 두 자릿수 성장
상하이자동차는 중국 내 기업과 합작 또는 외국 기업의 지분 인수를 통해 규모를 키워 왔다. 1915년 상하이 바오창(寶昌)자동차로 설립된 뒤 1982년 독일 폭스바겐과 합작 계약을 하고 1984년 상하이폭스바겐을 설립했다. 1997년에는 미국 GM과 합작해 상하이GM을 설립한 데 이어 2004년 10월에는 한국의 쌍용자동차를 인수했고 2010년 쌍용자동차는 인도의 마힌드라&마힌드라에 매각됐다. 이후 영국 자동차 기업 MG로버를 인수한 난징자동차와의 합병을 통해 생산 기반을 구축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 ‘금·은·동’ 싹쓸이
상하이자동차의 중국 자동차 시장점유율은 23%로 1위다. 중국 시장 내에서의 상하이자동차의 지위는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3년 중국 승용차 판매 상위 6개 기업 중 상하이자동차의 상하이GM우링·상하이GM·상하이폭스바겐이 상위 1~3위를 차지했고 3개 기업 모두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상하이자동차의 상용차 브랜드인 SAIC 상용차와 SAIC 이베코(IVECO)는 2013년 전년 대비 각각 60%, 65% 성장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도 상하이자동차의 실적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합작사와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11년 이후 상하이자동차의 매출 성장률은 연평균 16.4%에 달했다. 2013년 매출액은 5633억 위안으로 2012년 대비 17.8% 증가했다. 순이익은 248억 위안으로 2012년 대비 19.5% 증가했다. 부문별 실적으로는 완성차 부문 매출액은 4326억 위안으로 2012년 대비 15.8% 증가했고 부품 사업 부문 매출액은 1079억 위안으로 2012년 대비 32.4% 성장했다.

2014년 상반기 상하이자동차의 매출액은 3182억6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4% 성장했고 순이익은 135억70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18.4% 증가했다. 이에 따라 상하이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23.6%로 2013년 대비 1.1% 포인트 높아졌다.

2014년 상반기 상하이GM의 중국 내 판매량은 82만 대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고 상하이폭스바겐의 판매량은 94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다. 2014년 한 해 판매량은 562대로 전년 대비 10% 성장해 2014년 목표량인 550만 대를 넘어섰다. 주요 브랜드별로 상하이GM은 2013년보다 12% 증가한 176만 대, 상하이폭스바겐은 2013년 152만 대보다 13% 증가한 173만 대, 상하이GM우링은 MPV 차량의 판매 호조로 13%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고급화’로 이익률 높이기 주력
상하이자동차는 2015년부터 고급화 전략을 통해 합작사와 함께 새로운 판매 확대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선진 업체들로부터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하이자동차는 독자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는 2006년 ‘로위(Rowew)’ 브랜드를 출시해 자국 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고 ‘로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출시하기도 했다. 2014년 7월에는 중국 알리바바와 협력 관계를 맺어 중국 최초로 스마트 자동차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알리바바와 그룹의 강점인 클라우드 기반 운영체제(OS), 빅 데이터, 오토네비 등을 적용한 스마트 카 서비스 ‘잉카넷(INKANET)’을 도입해 자체 브랜드 모델인 룽웨이550를 통한 스마트 자동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러한 자동차 네트워크 시스템과 관련 서비스 사업의 성과는 2016년부터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하이자동차의 가장 중요한 성장 전략은 이러한 자체 브랜드 육성이다. 향후 상하이자동차는 자체 브랜드를 보유한 민영기업을 추가적으로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

상하이자동차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 중이다. 신흥 시장에서는 상하이GM우링의 ‘바오쥔’이라는 독자 브랜드를 통해 저가 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2년에는 태국 CP그룹과 함께 생산 공장 설립을 발표해 동남아 시장 공략 의지를 보여줬다. 태국 공장은 상하이자동차가 해외에서 자체 브랜드를 생산하는 첫 사례로, 2015년까지 해외 판매 80만 대 목표를 달성하려는 일환으로 추진됐다. 인도네시아에는 GM과 연계해 진출하는 방안도 별도로 추진하고 있다. 핵심 파트너인 GM이 최근 해외사업본부를 상하이자동차의 근거지인 중국 상하이에서 싱가포르로 이전하겠다고 밝힌 것도 상하이자동차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 전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아직까지 해외 사업에서는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상하이자동차는 2015년 승용차 사업 중 상하이폭스바겐의 매출 성장률 7%, 상하이GM의 매출 성장률 9%로 전체 매출액은 8.5%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두 개 합자회사의 판매량 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반면 자체 브랜드가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승용차 판매 증가율은 둔화되는 반면 상용차 판매량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생산능력(capa) 확장이 이미 마무리 단계에 있어 향후 수년간 대규모 증설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후강퉁 시행으로 외국인·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늘어나면 상하이자동차는 성장과 배당에 대한 매력이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주식에 대한 장기 투자를 고려할만한 중국의 1등 자동차 회사인 상하이자동차의 장기적인 관전 포인트는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제고와 성공적 해외 진출 여부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