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중심 벗어나야…대기업·공기업 참여 필요

고부가가치 관광, 복합 리조트가 ‘답’
한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논할 때 관광산업의 중요성과 잠재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선진국이 10.7%, 중국이 10.9%에 육박한다. 관광산업은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고성장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외화가득률이 산업 분야 중 최고인 88%에 달한다. 반도체 43%, 휴대전화 52%, 자동차 71%와 비교하면 관광산업이 그 어떤 산업보다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관광산업의 화두 역시 ‘부가가치 창출’에 있다. 지난 수년간 ‘한류’ 붐을 타고 중국과 일본의 단체 관광 방문객은 괄목할만한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인 성장을 이루는 고부가가치 핵심 동력은 부재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정부에서는 서비스산업 육성 정책안을 발표했고 많은 지자체장 및 국회의원들이 싱가포르와 마카오의 글로벌 복합 리조트(IR:Integrated Resort) 개발을 예를 들며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한 국내 복합 리조트의 적극적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영종도와 제주도를 중심으로 중국 및 싱가포르 자본의 복합 리조트 건설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형’ 복합 리조트 도입이 관건
복합 리조트는 카지노 사업 자체의 부가가치 창출이 매우 크기 때문에 카지노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능과 시설의 복합 형태로 진화되고 있다. 급변하는 동북아 관광 시장의 경쟁 구도를 고려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국내 복합 리조트의 도입은 매우 필수적이고도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추진 중인 중국 및 외국자본의 카지노 복합 리조트의 실질적인 모습을 한국의 시장 환경을 고려한 관점에서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복합 리조트 논란의 중심은 단연 카지노다. 셀든 아델슨 샌즈그룹 회장이 내국인에게도 개방되는 ‘오픈 카지노’를 공공연히 서울시에 요구한 바 있는데, 한국의 지정학적인 위치는 중국 및 외국 투자자들에게 카지노 오픈을 위한 충분 요건이 되고 있다. 하지만 강원랜드 및 제주도 등 기존 카지노의 부정적인 영향 및 사행산업 폐해를 고려할 때 한국 관광산업의 미래를 위해 도입해야 할 복합 리조트는 엔터테인먼트,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박람회), 리조트 및 호텔 등 다른 부가가치 유발 시설과의 조화로운 융합을 통한 ‘한국형 복합 리조트’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히 카지노 중심이 아닌 한국의 문화적·역사적 우위성을 어필하는 새로운 상품 요소(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를 담아낸 차별화된 한국형 복합 리조트를 기획·도입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해외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카지노 외에 테마파크, MICE, 해양 환경, 랜드마크적인 건축물 등과 유기적인 연계 개발을 통해 다양한 글로벌 관광 니즈에 부응하는 모델을 만들어 낸 바 있다. 한류 및 문화적인 강점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해외자본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 및 공기업들의 보다 적극적 참여 유도를 통한 개발의 조화를 고려해야 한다.

지난 1월 18일 발표한 정부의 투자 활성화 정책에 따르면 관광 인프라 확충을 위해 복합 리조트 2개를 추가로 개발하고 경제자유구역 내에서는 내·외국인 모두에게 투자를 개방하기 위해 최대 출자자 외국인 지분 비율을 폐지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의 참여를 위해 매우 고무적인 조치라고 판단된다. 그러나 사업성 측면에서는 복합 리조트 사업에 국내 유통 및 다양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대기업 및 공기업들이 참여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제외한 기타 쇼핑, 엔터테인먼트, 위락 시설 등은 내국인들을 대상으로 개방함으로써 내수 시장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근본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복합 리조트 청사진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응석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