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스코 투자 실패로 7500억 원 사라져…IBM·코카콜라 등 투자 실패 잇달아
마켓워치는 버핏 회장의 이러한 투자 잘못 때문에 ‘한 번 사면 오래 갖고 있는다’는 버핏 회장의 기본 투자 철학까지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4)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영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에 투자해 약 75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날렸다. 이에 따라 벅셔해서웨이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46억 달러(약 5조301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51억 달러)에 비해 10% 가까이 줄었다. 이 회사는 철도 산업과 전력 시설, 보험, 유통 사업 등 다른 자회사 순익이 17% 상승했지만 테스코 투자로 막대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버핏 회장은 2006년부터 테스코에 투자하면서 지분을 3.97%까지 늘렸다. 버핏 회장의 기대와 달리 테스코 주가는 해외 진출 실패와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약 50% 폭락해 결국 버핏 회장에게 6억7800만 달러(7500억 원)의 손실을 안겼다.
버핏 회장은 지난 11월 초 자신의 투자 실패에 대해 “엄청난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테스코 주가가 11년 사이 바닥임에도 불구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테스코 지분율을 3% 이하로 낮추며 지분 처리 작업에 들어갔다.
‘월가 족집게’로 통하는 버핏 회장의 투자 실패는 이뿐만이 아니다. 버핏 회장이 웰스파고에 이어 자금을 가장 많이 투입한 코카콜라와 IBM의 주가가 최근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버핏 회장은 올해에만 20억 달러(2조2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이 생긴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투가 전문지 마켓워치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는 올 들어 17.7%의 투자 수익을 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평균 7.95%를 크게 초과했다. 하지만 일부 종목에서는 ‘헛손질을 했다’고 지적했다.
IBM·코카콜라 주식으로 큰 손해
그중 하나가 버핏 회장이 ‘황금주’로 오랫동안 간직해 온 IBM이다. IBM은 하드웨어 위주의 오랜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클라우드 쪽으로 전환하면서 판매가 10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부진을 이어 왔다. 이 때문에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IBM 주식 7020만 주를 보유한 버핏 회장은 9억1650만 달러(1조75억 원)에 이르는 평가 손실이 생겼다. 버핏 회장에게 효자였던 IBM 주식이 결국 버핏 회장에게 굴욕을 넘어 치명타를 준 셈이다.
버핏 회장이 1988년부터 상당 지분을 간직해 온 코카콜라도 전례 없는 매출과 수익 부진을 겪으면서 ‘미운 오리 새끼’로 전락했다. 마켓워치는 버핏 회장의 이러한 투자 잘못 때문에 ‘한 번 사면 오래 갖고 있는다’는 버핏 회장의 기본 투자 철학까지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해자(moat:성 주위에 둘러 판 연못)’가 이제는 투자 장애물로 전락했다고 표현했다.
김보람 기자 boram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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