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주의 차트 아이디어] 지갑이 두꺼워질수록 기업 이익도 살찐다
기업의 가치는 소비자에게서 나온다. 많은 기업들이 또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상품을 판매하지만 최종 소비재로 한정할 때 그 소비자는 대체로 가계라고 볼 수 있다. 기업 간 거래도 최종 소비재의 판매를 위한 행위이므로 모든 기업의 가치는 가계의 지갑에서 나온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줄기차게 부르짖는 고용은 왜 중요할까. 그 시작점도 바로 소비자의 지갑이다. 소비를 위해서는 소비자의 지갑이 살쪄야 하고 지갑이 살찌기 위해서는 돈을 벌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가계의 임금 소득이 매우 중요하다. 가계 소득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항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용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Fed가 고용바라기가 된 이유도 가계의 지갑을 살찌워 기업도 함께 커 가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최근 미국 내 고용 지표 개선을 보면 Fed의 바람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내 고용은 최근 빠르게 회복 중이다. 이제는 회복이라기보다 성장이란 표현이 더 어울린다. 고용 지표 중 우리가 가계 소비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항목은 평균 주당 근로시간과 시간당 임금이다. 이 둘의 곱을 통해 우리는 평균적인 미국 임금노동자들이 한 주간 얼마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총고용자 수를 곱하면 미국 가계 전체의 임금 소득을 구할 수 있다. 이렇게 구한 미국 가계의 10월 임금 소득은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7월과 엇비슷하다. 지갑이 두툼해졌다. 가계 소득 증가는 결국 기업 이익 증가로 연결되는데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가계 임금 소득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의 전년 대비 증가율 간에는 0.7의 상관계수가 존재한다. 가계 소득이 늘어나면 어김없이 기업 이익 전망치도 늘어난 것을 알 수 있다. 가계 소득 증가와 그에 따른 기업 이익 증가는 대표적인 경기의 선순환 구도다. 미국은 금융 위기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나 이제 선순환이라는 현실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어쩌면 미국은 장기 호황의 시작을 맞이했는지도 모르겠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