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의 첫 관문인 ‘자기소개서’는 가장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이자 가장 많은 이에게 좌절을 안겨주는 전형이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채용 과정을 분석한 결과, 서류 전형에서 발생하는 탈락자의 비율은 무려 80%에 달했다.

그동안 별다른 진로 탐색의 계기를 찾지 못했던 이들은 ‘나와 회사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서류 전형에서 당연히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탈락 후 그 원인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서류 전형의 막막함을 토로하는 이를 위해 1차 관문에서 살아남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스펙 중심주의에 빠지지 말 것. 이력서에서 스펙은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니라, 잘 정리될수록 좋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이에게 취업문은 먼저 열린다.

둘째, 화려한 수식어보다 진솔한 포부를 담을 것.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는 자기소개서의 핵심항목이다. 무조건 충성을 다짐하는 내용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겠다는 다짐이 담긴 자기소개서가 신뢰를 얻는다.

셋째. 남과 다른 자신만의 스토리를 어필하는 것. 누구나 할 수 있는 진부한 이야기만 늘어놓은 자소서는 탈락 1순위다. 나만의 에피소드를 찾아내려면 입사 지원 전 ‘나를 알고 직무를 알고 기업을 알고 산업을 아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넷째, 술술 읽히는 문장으로 구성할 것. 인사담당자들이 서류 하나를 보는 시간은 1~3분 남짓이다. 쉽게 읽힐 수 있도록 문장은 되도록 짧아야 한다. 그리고 ‘저는’, ‘제가’와 같은 1인칭 대명사도 가능하면 피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참신한 구성으로 주목도를 높일 것. 잘 지은 소제목 하나가 인사담당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식상한 속담이나 인용구, 베낀 티가 나는 표현은 피할수록 좋다. 보는 이의 눈길을 끌 수 있는 구성을 고민해보자.


난독증 일으키는 최악의 자소서
‘자소서’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지원자는 자소서 공간을 통해 자신을 충분히 드러내고, 회사는 자소서를 통해 지원자가 적합한 인재(right people)인지를 가늠한다. 그런데 내용은 둘째 치고 엉망진창인 문장 때문에 도입부터 읽기 싫게 만든다면? 난독증을 일으키는 자소서야말로 ‘최악의 자소서’다.

문장은 짧게! 동어 반복·1인칭 대명사 남발 ‘금물’
1차 서류 전형에서 인사담당자가 자소서 읽기에 할애하는 시간은 5분도 안 된다. 서류 전형 대행을 맡고 있는 한 취업 컨설턴트는 “짧은 시간에 수많은 자소서를 봐야 하기 때문에 대개 몇 가지 원칙을 가지고 필터링을 한다”면서 “문장이 지나치게 길거나 불필요한 표현, 군더더기 형용사가 많아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힘든 자소서는 탈락으로 분류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이나 ‘제가’로 시작하는 1인칭 대명사를 남발하거나 △비슷한 표현과 같은 단어를 반복해서 쓰는 경우 △주어와 동사가 맞지 않는 자소서는 정말 읽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뻔한 제목·표현들…진짜 하~품 나온다!
누구나 해봤을 법한 경험을 맥락도 없이 늘어놓은 자소서에 눈길을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개성 없이 평이한 자소서는 읽는 사람에게 하품만 유발할 뿐이다. 자소서 항목은 필요에 따라 만든 것이라는 점부터 이해하자. 예컨대 ‘성장과정’이라는 항목은 지원자의 개인 경험과 지원 기업‧직무의 연관성을 보기 위한 공간이다. 무턱대고 자신이 자란 과정을 쓰는 곳이 아닌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통해 연관성을 어필하겠다는 생각으로 써야 한다. 김치성 제닉스취업솔루션 대표는 “평범한 경험이라도 그 곳에서 키워드를 뽑아 직무와 연결시키면 한결 매력적인 자소서가 된다”면서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경험이라는 항목에 문제 발생원인, 해결 방법에 대한 분석까지 곁들이면 시각이 넓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식상한 표현으로 중간 제목을 달거나 속담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도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인재’,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등은 자소서의 단골멘트. 이런 표현은 식상함은 물론 베낀 티가 나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신입사원이 되면 열심히 하겠다’, ‘00업계 발전에 이바지하겠다’ 등의 하나마나한 말들은 지루함을 배가시킨다. 결심을 드러내고 싶다면 두루뭉술한 의지가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Story로 Selling하라!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끄는 자소서를 쓰고 싶어 한다. 하지만 요령을 모르고서는 감 잡기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아무리 ‘대세는 스토리텔링’이라고 해도 ‘나만의 스토리텔링’을 터득하지 못한다면 그림의 떡일 뿐. 아직도 스토리와 씨름하며 헤매고 있는 취준생을 위해 해법을 찾아 나섰다. 다이어트 중 마주친 치킨만큼이나 매력 넘치는 자소서 쓰기, 시작해보자.

step1.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정하라
전투의 기본은 나를 알고 적을 아는 것. 본격적인 자소서 작성에 앞서 상대방 기업이 매력을 느낄 만한 나만의 매력 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학교를 하나의 시장으로 가정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과 특성, 수많은 경험을 나열해 정리해보자. 사소한 경험이라도 좋다. 그 경험을 통해 무언가를 배웠다면 그것이 바로 매력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리하면서 각 장점과 경험들을 헤드라인 형태로 구체화해보자. 단, 헤드라인을 만들 때는 그것이 왜 자신의 브랜드가 되는지에 대한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 다양한 항목에 대한 평가를 내리면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step2. ‘self selling’ 기법으로 구체화하라
‘나’에서 브랜드를 추출하고 가치를 측정해봤다면 이제는 구체화할 차례다. 자신이 측정한 브랜드 가치에 따라 ‘셀프 셀링(self selling)’하기. 여기서 중요한 것은 ‘70%의 진실을 포장하는 30%’다.

무조건 있는 그대로, 정직하게 풀어놓는다고 해서 좋은 자소서는 아니다.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되, 그것을 흥미로운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의 시작이다.

step3. 여섯 개의 물음표로 접근하라
셀프 셀링 과정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뼈대 구성을 마쳤다면,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스토리텔링을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이가 바로 이 단계에서 난항을 겪는다. 객관적인 사실의 나열과 정리는 그럭저럭 어렵지 않지만, 선별한 가치들을 스토리로 엮어내는 게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럴 때는 육하원칙이라는 좋은 해법이 있다.


이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스토리를 만들어가다 보면 자소서의 주인공은 온전히 ‘나’ 하나로 만들어질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게 핵심이다. ‘나’는 어떤 과거를 거쳐 어떤 사람으로 성장했는지, 그리고 미래에는 어떻게 발전해나갈 것인지를 자연스럽게 드러내자.

이렇게 작성된 자소서는 오로지 ‘나’를 빛내는 요소로 가득 찬, 나만의 스토리가 듬뿍 담긴 매력적인 무기가 될 것이다.


글 강홍민 기자 [자료:캠퍼스 잡앤조이 ‘취업신공시리즈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