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투입량은 목표 밑돌기 마련…빈틈 채우는 보스의 헌신 필수

회사가 작년에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새로 취임한 사장님이 팀플레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조직을 팀 체제로 바꿨습니다. 업무 프로세스도 팀 중심으로 재구성됐습니다. 그런데 개편한 지 1년이 넘었는데도 아직까지 팀플레이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팀플레이가 성공적으로 정착된 팀도 있습니다. 이런 팀은 조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졌고 성과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팀에서 삐거덕 소리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개선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얼마나 더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합니다. 일부 임원들은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채근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현만의 CEO 코칭] 조직 정상 가동 어려워
조직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려면 많은 조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조건을 다 갖추기가 참 어렵죠. 그래서 공장 가동률을 100%로 만들기 어려운 것처럼 조직도 모든 잠재 역량이 발휘되는 수준까지 조직 가동률을 높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비슷한 조직인데도 성과가 달라지는 것도 바로 가동률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조직 가동률 100%는 불가능한 꿈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들은 조직이 정상 가동되려면 자신이 어떤 역할을 얼마나 해야 하는지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체 투입량을 100으로 가정해 상사·동료·부하의 몫이 얼마이고 그래서 자기가 감당해야 할 몫은 어느 정도여야 한다고 계산해 둡니다. 그러나 대개 구성원들이 계산한 몫만 하면 조직이 정상으로 가동되기 어렵습니다. 기대했던 성과를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요.

가장 큰 원인은 투입량을 적게 계산해 절대 투입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려면 직원들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투입이 필요합니다. 프로젝트 진행 이전에 계획을 짜다 보니 간과하는 것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산을 짤 때 예비비라는 것을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발생했을 때 이것을 처리하는 비용이 항상 생기기 때문에 이 비용을 미리 계산해 두는 것입니다.

특히 처음 하는 프로젝트에서 예비비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일 때가 많습니다. 모든 비용을 다 계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투입량을 계산할 때 이런 사정을 감안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투입량이 부족하게 됩니다.

둘째 원인은 구성원들이 각자 예상하고 있는 투입량조차 제대로 투입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각자 개인 사정으로 구성원들이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덜 투입한 것을 조직 전체로 모아 보면 상당한 양이 됩니다.

더구나 투입은 총량에서만 문제가 발생하는 게 아닙니다. 시기의 문제도 나타납니다. 프로젝트가 정상적으로 추진되려면 모든 구성원들이 제때 자기 몫을 투입해야 합니다. 나중에 한꺼번에 투입량을 쏟아붓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데 구성원들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시기를 맞추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셋째로 상황이 변하면서 투입량과 투입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일하다 보면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일이 전개되면서 계획 프로젝트 내용 자체가 바뀔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필요한 총 투입량과 시기별 투입량도 당연히 변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성원들이 처음 예상했던 자기 몫을 하는 것은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안 됩니다. 이때 조직과 프로젝트에 기여하려면 자기 몫의 내용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러나 모든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프로젝트의 변화에 맞게 자기가 투입할 내용을 바꾸는 것은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처럼 조직 구성원들이 ‘내 몫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일한다면 조직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기 힘들어집니다. 그런 식으로 일하면 어떤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사방에 구멍이 뚫리고 빈구석이 여기저기서 등장하게 되니까요. 애초 예상했던 대로 일이 전개되는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뚫린 구멍, 빈구석을 채워야 할 사람이 바로 보스입니다. 때로 모든 구성원들에게 투입량을 늘리라고 요구해야 하고 구성원들의 투입량과 투입 시기도 조정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애초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투입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런데 구성원들에게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요구하는 게 참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예상했던 것과 다른 요구를 받으면 자신만 이런 요구를 받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불만을 갖게 됩니다.

이런 구성원을 설득해 투입을 이끌어 내려면 보스가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신뢰와 존경의 기초 토대는 헌신입니다. 조직과 프로젝트를 위한 보스의 헌신만이 신뢰와 존경을 자라게 합니다.


문제 팀장·팀원 교체 시기 놓치지 말아야
귀하의 회사가 팀 체제로 전환한 뒤 팀플레이가 예상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 먼저 팀장의 상황을 살펴보십시오. 팀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팀장의 헌신이 절대적으로 요구됩니다. 앞서 말한 대로 팀장은 빈구석의 대부분을 소리 없이 채워야 합니다. 그래야 조직이 원활하게 가동되고 프로젝트가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팀장들은 이것을 본인이 감당하지 않고 조직 구성원들에게 넘깁니다. 자기가 맡더라도 생색을 냅니다. 그래서는 직원들의 마음을 사기 어렵습니다. 팀플레이가 가능한 조직 문화가 만들어지기 어렵습니다.

팀플레이는 자신이 투입했다고 해서 곧바로 투입의 결과가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팀 전체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갑니다. 따라서 서로 신뢰하는 분위기, 팀을 위해 헌신하는 문화가 형성되지 않으면 구성원들 사이에 ‘일은 내가 하고 보상은 다른 사람이 받는다’라는 불만이 생기게 됩니다. ‘열심히 해봐야 나만 고생할 뿐’이라는 이기적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 팀플레이는 어렵게 됩니다.

이런 분위기를 잠재울 수 있는 게 팀장입니다. 팀장이 먼저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면 구성원들은 믿고 따라옵니다. 팀장이 자기 것을 포기하고 희생하면 팀 문화는 자연스럽게 바뀝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팀 구성원들이 헌신적으로 일하면 대부분의 성과는 기대를 웃돌게 됩니다. 팀원들도 팀플레이에 만족합니다. 적극적으로 팀플레이에 참가합니다. 귀하 회사의 일부 팀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 아마도 팀장이 헌신을 통해 팀 문화를 바꾸는 데 성공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팀원들이 팀을 위한 헌신을 자신을 위한 것과 동일하게 여기는 문화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팀플레이는 보스의 리더십이 달라지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이에 따라 팀 체제에 적합한 리더십이 무엇인지에 관해 팀장들에 대한 많은 교육 훈련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리더십을 숙지하고 발휘할 때까지 반복해 교육 훈련을 하십시오. 팀장만 교육해서는 안 됩니다. 팀원들에게도 왜 팀 체제로 개편했고, 왜 팀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하고 새롭게 일하는 방식을 가르쳐야 합니다.

이런 교육 훈련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같은 리더십을 고집하는 팀장이 있다면 빨리 바꾸세요. 또 팀장의 바뀐 리더십에 동의하지 않는 팀원들이 있다면 팀장의 의견을 들어 교체해야 합니다. 문제 팀장과 팀원의 교체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