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기업 400억 원에 인수…기존 수익 모델 한계 돌파 나서

IT벤처기업 파이브 락스(5 Rocks) 이창수 대표(앞줄 오른쪽)과 임직원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IT벤처기업 파이브 락스(5 Rocks) 이창수 대표(앞줄 오른쪽)과 임직원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8월 6일 또 한 번의 큰 성공 신화가 전해졌다. 약 400억 원을 받고 실리콘밸리 기업에 회사를 매각한 국내 벤처기업 파이브락스가 그 주인공이다. 파이브락스는 2010년 9월 카이스트 해커 출신이 세운 모바일 게임 데이터 분석 업체다. 모바일 게임 분석과 마케팅 운영 플랫폼인 ‘파이브락스(5Rocks)’의 개발사로 한국과 일본 등 전 세계 700여 개 모바일 게임사를 고객군으로 확보하고 있다.

파이브락스를 사들인 탭조이는 2007년 구글 출신의 프로덕트 매니저 벤 루이스와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프로덕트 매니저 리 린덴이 만든 회사다. 모바일 PC, 웹 등 각종 플랫폼에서 유저에게 특정 광고를 보거나 다른 애플리케이션(앱)을 인스톨하는 등의 추가적인 액션을 취할 때 현재 이용하고 있는 앱에서 필요한 재화를 공급하는 모바일 광고 플랫폼이다.

사실 탭조이는 2007년 출발했지만 2010년에 오퍼팔이 탭조이를 인수했기 때문에 실질적인 회사의 전신은 오퍼팔이라고 할 수 있다.

오퍼팔은 탭조이 인수 전 PC를 기반으로 한 게임에서 특정 광고를 보거나 다른 서비스에 회원 가입을 하면 게임에 필요한 재화를 주는 방법으로 성장해 많은 고객사를 확보했다. 그러나 2009년 ‘스캠(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 등을 통해 특정 사이트로 유도하는 신종 사기 수법)’이라는 불명예를 얻으면서 급기야 창업자인 아누 슈크라가 물러나고 조지 게릭이라는 노련한 경영자가 회사를 물려받게 된다. 게릭은 회사의 대표 자리에 앉자마자 이틀 후 탭조이 인수를 발표하고 회사 이름도 아예 ‘탭조이’로 바꿨다. 스캠빌이라는 불명예로부터 벗어나는 한편 오래되고 낡은 PC 비즈니스 회사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해 모바일 플랫폼에서 성장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였다.


탭조이의 전신은 오퍼팔
게릭은 약 11개월의 짧은 임기 동안 이러한 작업을 마쳤다. 이후 회사의 대표 자리는 임원 중 한 명이었던 미히르 샤에게 넘어간다. 샤는 회사를 빠르게 정상화시키면서 2011년 1월과 7월 모바일이 급속이 성장하는 시점에 약 500억 원 규모의 펀딩을 성공시키고 2012년 디즈니 출신의 스티브 와드스워드에게 바통을 넘겼다.

모바일 광고 비즈니스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한 탭조이는 2013~2014년 초에 걸쳐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애드콜로니·애플리파이어·플러리·슈퍼소닉애드·벙글·앱로빈·스폰서페이·네이티브엑스 등 수많은 경쟁사의 등장으로 어려움에 부딪쳤다. 또한 지난 6월 애플이 인센티브 모바일 광고 금지 조항을 발표하면서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 애플은 게임 내에서 다른 게임의 비디오를 보면 리워드를 주는 것이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에서 리뷰를 하면 리워드를 주는 것과 같은, 소위 ‘인센티브 리워딩 금지’를 다시 한 번 명확하게 선언한 것이다.

이는 많은 회사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미래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탭조이 역시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따라 과거에 PC에서 모바일로 전환한 것과 같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계획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파이브락스 인수 건은 대기업이 단지 새로운 서비스 또는 지역을 늘리는 의미라기보다 전반적인 회사의 방향성 전환을 암시하는 인수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파이브락스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플러리가 야후에 약 2000억 원에 인수되고 또 다른 경쟁사인 플레이노믹스가 유니티에 인수된 것이 이러한 비즈니스의 전환을 고려한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이번 딜의 자세한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탭조이가 마지막으로 투자받은 것이 2011년 약 500억 원이고 비즈니스 모델 특성상 이 금액으로 버텨 왔을 것을 생각하면 탭조이가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인수했다기보다 주식 교환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정직한 객원기자·전 갈라넷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