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소셜 미디어, 전통 미디어와 음악 산업 매출’

Based on “Social Media, Traditional Media, and Music Sales” by Sanjeev Dewan and Jui Ramaprasad (2014, MIS Quarterly, 38(1), pp. 101~121)


연구 목적
소셜 미디어는 TV나 라디오 같은 전통 미디어를 통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인식하고 구매하는 기존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의 음악 소비를 살펴보면 소비자가 라디오나 지인을 통해 신곡에 대한 정보를 인지한 후 앨범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음악 블로그와 온라인 뮤직 서비스 등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얻고 디지털 음원과 앨범을 구매하는 방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은 단순히 소비자의 구매 행동뿐만 아니라 음악 시장의 매출 규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산지브 디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 캠퍼스 교수와 주이 라마프라사드 캐나다 맥길대 교수는 경영정보학 계간지(MIS Quarterly) 최근호에 ‘소셜 미디어, 전통 미디어와 음악 산업 매출’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은 소셜 미디어와 전통 미디어가 각각 음악 산업의 매출과 어떠한 관계를 맺는지 살펴보면서 음악 산업에서 소셜 미디어의 역할에 대해 제시하고 있다.


연구 대상
콤팩트디스크(CD) 판매를 주요 수입원으로 했던 전통 음악 산업의 독주는 1999년 개발된 온라인 음악 파일 공유 서비스인 냅스터와 같은 온라인 P2P(인터넷에서 이뤄지는 개인 대 개인 간의 파일 공유 기술 및 행위) 기술의 등장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음악 상품은 ‘정보형’과 ‘체험형’이라는 두 가지 특징을 가지게 된 것이다.

정보형 상품 측면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음원이 스트리밍 형태로 무료로 공유될 수 있는 속성을 갖게 됐다. 체험형 상품 측면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활용해 신인 또는 무명의 아티스트를 발굴해 내고 추천을 공유하는 등 여러 가지 음악 소비 대안을 갖추게 됐다. 소셜 미디어에서 개인 간 상호작용은 개인 블로그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사이트 등을 통해서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서 이번 연구는 소셜 미디어와 전통 미디어가 음악 산업 매출에 미치는 영향, 음악 특징별 전통, 소셜 미디어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에 주목했다. 음악의 특징은 크게 음악 선호도(주류시장 음악과 틈새시장 음악)와 소비 선호도(싱글 앨범 단위와 전집 앨범 단위)로 나눠 살펴봤다.

싱글 앨범 출반은 음반 기획사가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1~2곡 정도만 음반에 담아 시장에 출시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주로 미국과 유럽의 음반 산업에서 수십 년간 선호돼 왔다. 한국은 아이돌 그룹 1기 전성시대였던 1990년대 말~2000년대 초부터 싱글 앨범 출반이 활발하게 도입됐다. 신인 가수는 8~10곡이 포함된 전집 앨범 출반을 기획할 때 발생하는 과도한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우려와 음반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최소화할 목적에서 도입된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현재 보편화돼 소녀시대·싸이·카라 등 톱 레벨의 가수들도 전집 앨범 출반에 앞서 싱글 앨범(음원 중심)을 출시하는 등 케이팝 트렌드로 정착되고 있다.

이 연구는 기존 선행 연구와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연구 의의를 갖는다. 첫째, 최근 음악에 대한 구매 선호도가 전집 앨범에서 싱글 앨범(주로 음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소셜 미디어와 판매의 관계를 전집 앨범과 곡 단위로 각각 나눠 파악한 점이다. 둘째, 다양한 뉴미디어 중 연구 대상으로 소셜 미디어를 선정하고 전통 미디어의 여러 종류 중 라디오 방송을 선정해 연구를 설계·진행함으로써 주류 미디어로부터 구별되는 소셜 미디어의 구매 영향력을 분석할 수 있었던 점이다. 셋째, 기존 연구가 소셜 미디어의 구전 플랫폼 역할에만 주목했다면 이번 연구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음악 정보의 유포와 디지털 음악을 공유할 수 있다는 이중적 역할을 모두 고려해 분석에 반영했다.


연구 방법
연구진은 미국 대중음악 주간지 빌보드 차트의 순위 집계 시 활용되는 음악 판매 집계 시스템인 닐슨 사운드스캔에서 음악 앨범과 음원 판매 정보, 라디오 방송 정보를 수집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 앨범과 음원에 관한 정보는 블로그 게시물로 한정해 구글 블로그 서치를 통해 취합했다.

데이터 취합은 음원(싱글 앨범) 단위와 전집 앨범 단위로 나누어 진행됐다. 음원 정보의 경우 24주 동안 1000개의 곡에 대한 블로그 게시물에 대해 구글 블로그 서치에서 자료를 획득했다. 판매와 라디오 방송에 대한 정보는 닐슨 사운드스캔에서 취합했다. 전집 앨범 단위의 정보는 594개 앨범에 대해 24주간 구글 블로그 서치와 닐슨 사운드스캔에서 얻었다.


연구 결과
전통 미디어와 음악 산업 매출, 소셜 미디어와 음악 산업 매출 간의 관계에서 상이한 결론이 도출됐다. 전통 미디어(라디오 방송)는 주류 음악 장르의 싱글 앨범과 전집 앨범 단위의 판매에서 ‘양(+)’의 관계가 도출됐다. 해당 음악의 라디오 방송 횟수가 많을수록 싱글 앨범과 전집 앨범의 판매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반면 소셜 미디어(블로그 게시물)의 경우 블로그의 싱글 앨범과 전집 앨범 음악 의 정보 게재 횟수는 전집 앨범 판매와 무의미한 관계가 도출됐다. 또한 싱글 앨범 판매와 ‘부(-)’의 관계를 보였다. 블로그에 싱글 앨범에 수록된 곡의 게재 횟수가 많아지면 오히려 싱글 앨범 매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의미다. ‘부’의 관계는 특히 주류 음악 장르와 비교했을 때 인디 음악 등 틈새시장 음악 장르와 유명도가 덜한 곡에서 더 극명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원인이 소셜 미디어가 가진 공유의 이중성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대중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음악에 대한 정보와 의견뿐만 아니라 음악 그 자체도 공유하기 때문이다. 즉, 해당 곡에 대한 긍정적인 구전 효과로 구매하기보다 무료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는 데 그친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로그 게시물의 대부분은 방문자로 하여금 스트리밍을 통해 곡 전부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음악 산업 매출 감소라는 결과로 이어진다.

흥미로운 점은 소셜 미디어가 전집 앨범 단위의 판매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영향도,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미디어에서 이뤄지는 공유가 주로 곡 단위이고 음원 단위에 관심을 가지는 소비자는 주로 온라인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체험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전집 앨범 구매 고객군과 싱글 앨범 구매 고객군 특성 자체가 상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시사점
이번 연구는 음악 산업에서 소셜 미디어의 이중적 역할에 대해 분석했다. 소셜 미디어는 음악 아이템에 대한 평가 정보 등을 공유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당 음악 자체를 무료로 공유하기 때문에 구전 효과의 긍정적인 역할이 음악 산업의 매출 증가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블로그 마케팅을 음악 산업에 적용할 때에는 소셜 미디어의 구전 효과와 음악 공유 효과의 장단점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디지털 음원 제작사는 음원이 무료로 공유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 잠재적 고객이 음원을 살 수 있도록 음원 구매 시 별도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이 논문의 분석 프레임워크는 음악 산업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출판물·영화산업 등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소셜 미디어 중 페이스북·마이스페이스 등이 아닌 블로그 게시물에 대한 정보만을, 기존 미디어 중에서는 라디오 방송만을 대상으로 정보를 취합했다. 또한 블로그 게시물에서는 전집 앨범과 싱글 앨범에 대한 언급만 통합해 소셜 미디어 구전 효과로 산정했다. 향후 이들을 별개의 요인으로 두고 개별적인 효과를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강환우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hwanwookang@kr.kpm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