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 내년 1분기 상장…경영 승계 가속도 붙나
삼성이 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를 내년 1분기에 상장한다. 지난 5월 초 삼성SDS의 연내 상장 결정에 이어 나온 조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3세 승계를 위한 지배 구조 재편 작업이 빨라질 전망이다.삼성에버랜드는 6월 3일 이사회를 열고 글로벌 패션·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달 중 상장 주간사를 선정하고 구체적인 추진 일정과 공모 방식 등을 확정할 계획이다.
상장 시 시총 롯데쇼핑·SK 맞먹어
하지만 재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에버랜드 상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뒤를 이을 이 부회장 등 3세의 경영 승계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생명 지분 19.3%를 갖고 있다. 삼성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이 회장이 3.7%, 장남인 이 부회장이 25.1%,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사업부문 사장이 각각 8.4%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삼성에버랜드가 증시에 입성하면 롯데쇼핑·SK 등과 맞먹는 ‘거물’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6월 3일 이 회사의 상장 뒤 시가총액을 7조6000억~9조1000억 원(주당 304만~364만 원)이라고 추정했다. 삼성에버랜드가 보유한 주식 자산을 4조2000억 원으로 평가했고 보유 부동산 가치를 2조1790억 원으로 산정했다. 여기에 패션 브랜드(빈폴·갤럭시·구호)와 테마파크(에버랜드)·골프장(안양CC 등) 등의 브랜드 가치 및 영업권 등을 더했다.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가 상장돼 주당 가격을 각각 14만 원, 300만 원으로 예상하면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약 3조6000억 원에 이른다.
삼성에버랜드 최대 주주인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주당 300만 원으로 가정하면 약 1조8800억 원이다. 삼성에버랜드 지분 8.37%씩을 보유하고 있는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지분 가치는 각각 6300억 원이다. 삼남매는 1996년 12월 삼성 계열사들이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인수를 포기하면서 이를 주당 7700원에 사들였는데 상장 후 300만 원이라면 18년 만에 투자수익률이 3만9000%에 이르는 셈이다.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가 상장돼 주당 가격을 각각 14만 원, 300만 원으로 예상하면 이 부회장의 지분 가치는 약 3조6000억 원에 이른다. 여기에 삼성전자 지분까지 더하면 상장 주식 지분 가치는 4조8000억 원을 웃돈다. 이 부회장은 이 회장(지난해 말 기준 11조6000억 원)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6조7000억 원)에 이어 국내 주식 부자 3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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