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전환 앞선 일본 업체 대호황…포트폴리오 잘 갖춘 LG이노텍 ‘주목’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SK증권 정한섭·박형우 애널리스트가 펴낸 ‘폰에서 차로, IT 부품사가 가야 할 길’을 선정했다. 정·박 애널리스트는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새 먹을거리로 자동차 전장 부품을 주목하며 LG이노텍을 추천했다.
[화제의 리포트] IT 부품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자동차
일본 IT 산업의 호황기는 1990~2000년대 초였다. 이 시기에 세트·부품·소재·장비 등의 다양한 IT 산업이 고성장기를 지나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IT 부품 업체는 2000년대 초에 이미 IT 비중을 낮추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자동차에서 찾은 해답을 바탕으로 가능했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일본 IT 부품 업체는 연평균 4.0%씩 성장했다. 이 중 기존 IT 제품의 부품은 연평균 2.7%씩 성장한 반면 자동차 부품의 연평균 성장률은 16.1%였다. 일본 IT 부품 기업의 자동차 매출 비중은 2004년 6.0%에서 2013년 16%로 꾸준히 확대됐다. 자동차 매출 비중 확대는 이익 성장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동차는 첨단 기술의 집합체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키워드는 스마트카, 자동 주행차,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전기차 등 IT를 필요로 하는 제품들이다. 이 제품들은 복합적으로 성장하면서 자동차 내의 IT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판단된다.


모바일 경쟁력 바탕 한국 업체 강점
컨설팅 회사인 프리스케일은 자동차 원가에서 IT 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5%에서 2030년 5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중 ADAS와 전기차 부품 시장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26%와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카·커넥티드카 시장은 2013년 1000만 대에서 2018년 3900만 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성이 높은 시장에서 분명 국내 IT 업체들이 진입할 시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IT 업체들은 자동차용 부품 중에서 카메라 모듈,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모터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위 제품들은 모바일 기기에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업체들이 공급하고 있다. 반도체와 센서는 진입 장벽이 높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 부품은 제품의 안정성이 중요해 인증 기간이 길다는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한 번 공급이 시작되면 장기간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다. 자동차 부품의 제품 공급 기간은 대체로 10년 이상이다.
[화제의 리포트] IT 부품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자동차
자동차용 IT 부품 업체 중에서 최우선 추천 종목으로는 LG이노텍(투자 의견 매수, 목표가 15만 원)을 제시한다. LG이노텍은 모터, 카메라 모듈, LED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부품 매출 확대가 전망된다.

차선호주로 자동차용 LED 조명 경쟁력이 있는 서울반도체(투자 의견 매수, 목표가 5만 원)와 자동차용 반도체 국산화에 성공한 실리콘웍스(투자 의견 매수, 3만2000원)를 제시한다. 실리콘웍스는 한국 팹리스(반도체 칩을 구현하는 하드웨어 소자의 설계와 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 최초로 자동차용 센서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화제의 리포트] IT 부품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자동차
LG이노텍은 한국 IT 업체 중에서 자동차 부품 포트폴리오가 가장 잘 준비돼 있는 업체 중 하나다. 자동차 조명 LED, 카메라 모듈, 센서, 모터, 통신 모듈,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특히 전기차, 커넥티드카, ADAS 등 높은 성장성을 가지고 있는 시장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부품들이 많은 게 특징이다. 단기적으로 매출 성장은 카메라 모듈과 모터가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자동차 조명 LED와 BMS 등의 매출 성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의 자동차 부품 신규 수주는 2014년 1조3000억 원으로 2013년 1조1000억 원 대비 약 18.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부품의 매출액은 2013년 약 5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2016년까지 1조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반도체, 자동차용 LED조명 유망
2014년 2분기 실적은 매출액 1조5500억 원(전 분기 대비 6.4% 성장), 영업이익 68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분기에 디스플레이 부품의 수익성은 소폭 둔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LED 적자 축소 및 모바일 부품 실적 개선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LED 사업부는 조명 매출 증가 및 원가절감 노력으로 2분기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8%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부품은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반도체의 자동차 조명 매출 비중은 국내 주요 고객사 신차 모델에서 LED 조명이 제외되면서 1분기에 소폭 감소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조명 매출 비중은 2013년 4분기 10% 수준에서 2014년 1분기 7%로 감소했다. 하지만 서울반도체는 2014년 상반기에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조명 업체들의 수주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자동차 조명 시장에서 LED 채택률은 아직 10%대 초반에 불과한 것으로 관측된다. 성장성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서울반도체의 2014년 자동차 조명 매출액은 약 15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전년 대비 약 11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반도체의 2분기 실적은 매출액 2836억 원(전 분기 대비 14.3% 성장), 영업이익 262억4000만 원(전 분기 대비 52% 성장, 영업이익률 9.3%)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웍스는 액셀페달센서(APS) 집적회로(IC)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자동차 반도체 시장에 진출했다. APS IC의 2014년 매출액은 35억 원 수준으로, 매출 기여도는 크지 않지만 상징적 의미는 크다. 국내 팹리스 업체 중에서는 최초로 메인 자동차 반도체 국산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실리콘웍스는 추가적으로 자동차 센서 IC 제품 3~4개를 개발 중이다. 또 자동차용 LED, 파워 IC 등도 준비 중이다. 이 밖에 모바일용 배터리팩 인증 IC도 개발 중이며 전기차용 BMC 인증 IC 개발 가능성도 높다.

2014년 실리콘웍스의 실적은 매출액 4128억 원(전년 대비 2.1% 성장), 영업이익 401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실적 흐름은 2013년과 비슷하게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아이패드에 들어가는 DDIC 매출액은 감소하겠지만 UHD TV 및 신제품 출시로 2013년 대비 매출액은 2%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