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최강의 SUV, 뉴 X5 M50d

[시승기] 직렬 6기통의 우렁찬 파워 매력적
X5 시리즈는 BMW에서 가장 체구가 큰 차량이다. 숫자가 더 높은 X6가 있지만 X6는 일종의 크로스오버 성격인 반면 X5는 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가깝다. 뉴 X5의 세부 라인업은 엔진의 파워에 따라 X5 30d, X5 40d, X5 M50d로 나뉘며 X5 30d는 3열 시트가 추가된 7인승과 ‘론치 패키지(7인승)’ 모델이 추가된다. 엔진 파워는 각기 다르지만 배기량은 모두 2993cc로, 같은 엔진 블록을 사용하며 흡배기 및 터보차저의 세팅에 따라 파워가 달라진다. 가격은 최저 9330만 원에서 최고 1억3790만 원 사이다.

과거 BMW를 탈 때마다 느꼈던 것은 심장박동 같은 엔진음이 도도하게 온몸을 휘감는다는 것이었다. 이런 독특한 엔진음의 비결은 바로 직렬 6기통이라는 점이다. V형 배열을 사용하면 엔진 룸 공간이 줄면서 효율적인 탑승 공간을 활용할 수 있지만 사운드는 뭉쳐 버리게 된다.

직렬 6기통은 엔진이 길쭉하므로 첫째 실린더와 여섯째 실린더에서 나는 폭발음의 위상 차가 느껴진다. 즉 V형 12기통과 비슷하게 ‘와르릉’거리는 머슬카 사운드가 가능하다. 다른 X5 라인업도 같은 직렬 6기통이긴 하지만 ‘M(BMW의 고성능 모델을 뜻함)’ 배지가 달린 만큼 사운드에 특별히 공을 들였다.

또한 직렬 6기통은 터보차저 구성을 다양하게 배치할 수 있다. 엔진이 앞뒤로 길고 좌우로 좁으므로 엔진 룸 좌우측에 여유가 많다. 여기에 저속 트윈 터보차저에 고속 터보차저까지 원하는 대로 추가할 수 있다. 또한 조향장치와의 간섭이 없어 앞바퀴를 최대한 앞쪽으로 밀어붙일 수 있다. 수십 년 이어 온 BMW 특유의 롱 후드와 쇼트 오버행 스타일의 비결은 직렬 6기통이라고 볼 수 있다.
[시승기] 직렬 6기통의 우렁찬 파워 매력적
파워풀한 성능, 여유로운 공간 돋보여
외관을 살펴보면 다소 고상해 보였던 전 세대 X5에 비해 신형은 공격적인 인상으로 탈바꿈했다. 헤드램프는 3시리즈 세단처럼 바깥쪽은 예리한 각을 이루고 있고 안쪽은 라디에이터 그릴에 붙을 정도로 ‘앞트임’돼 있다. 실제로 보면 거대한 로봇이 매섭게 쳐다보고 있는 듯하다. 도로에서 앞 차에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외부 컬러는 메탈릭(metalic)과 난메탈릭(non-metalic)의 두 가지 계열로 구분되는데, 시승차는 난메탈릭 컬러인 ‘알파인 화이트(alpine white)’ 색상이다. 실제로 보면 차체가 금속이 아니라 플라스틱처럼 보이는데, 메카닉스러운 디자인과 합쳐져 마치 거대한 로봇 모형을 마주한 느낌이다.

X5 M50d는 X5 중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갖추고 있는, 가장 비싼 모델이다. 직렬 6기통 2993cc 배기량에 저속용 트윈 터보차저와 고속용 터보차저를 갖췄다. 제로백(0→100km/h 가속 시간) 5.3초로 1억3790만 원에 걸맞은 성능을 갖췄으면서도 연비는 리터당 11.7km(도심·고속 복합 기준)로 준수한 편이다. 다만 디젤엔진이다 보니 고개가 뒤로 젖혀질 정도로 극한의 가속력을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실내 공간을 7인승까지 변형할 수 있을 정도로 넓어 5명이 장거리 여행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실용성도 갖췄다. 다만 X5 M50d는 7인승이 없다.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