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미
[영화] 일상 속으로 걸어온 ‘낯익은 타인’
감독 드니 빌뇌브
출연 제이크 질렌할, 멜라니 로랑, 사라 가돈

자신과 똑같이 생긴 자아를 만나는 일, 바로 ‘도플갱어’ 현상이다. ‘에너미’는 이 도플갱어의 개념을 바탕으로 인간의 무의식을 파고드는 혼란의 스릴러다. 역사학과 교수인 아담은 무료한 삶을 살던 어느 날 영화를 보다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배우 앤서니를 발견하고 그를 찾아 나선다. 이 ‘사건’은 아담에겐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날 일종의 활력으로 작용한다. 마찬가지로 아담의 존재를 알게 된 앤서니의 시점에서 아담의 생활이 조명된다. 앤서니는 아담의 여자 친구에게 끌리게 되고 아담에게 서로의 신분을 바꿔 살아보자고 제안한다.

아담과 앤서니의 뒤바뀐 생활은 단순히 자신과 다른 삶을 살아보는 이벤트성 해프닝에 그치지 않는다. 흥미롭게 시작된 아담의 제안은 이제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으로 변질돼 가며 그의 생활 전체를 지배하고 만다. 이 위험한 거래가 뜻하는 것은 결국 잠재된 욕망을 실현할 수 있는 장의 제공이다. 현실에서 우리가 누르고 살았던 ‘무의식의 자아’가 위험한 욕망을 표출하면서 영화는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을 획득한다. 영화는 ‘눈먼 자들의 도시’의 작가 주제 사마라구의 소설 ‘도플갱어’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원작자인 사마라구가 직접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해 아담과 앤서니가 겪는 혼동과 공포의 심리를 정교하게 기술해 낸다. 1인 2역을 맡은 제이크 질렌할은 똑같은 외모뿐만 아니라 걸음걸이, 몸짓, 말하는 습관까지 같은 아담과 앤서니 두 남자의 자아를 데칼코마니처럼 재연해 냈다.



끝까지 간다
[영화] 일상 속으로 걸어온 ‘낯익은 타인’
감독
김성훈
출연 이선균, 조진웅

사고를 낸 후 자신의 범죄를 은폐하려는 형사 고건수(이선균 분)와 이를 빌미로 그를 조여 오는 형사 박창민(조진웅 분)의 끝장 대결을 다룬 작품이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서 상영됐으며 엄청난 호평과 리메이크 판권 문의를 받았다. 특히 이선균·조진웅의 연기 하모니가 돋보인다.



무명인
[영화] 일상 속으로 걸어온 ‘낯익은 타인’
감독
김성수
출연 니시지마 히데토시, 김효진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독자상을 수상한 쓰카사키 시로의 동명 소설 원작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다. 죽은 부인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로 혼란에 빠진 남자 이시가미(니시지마 히데토시 분)가 사건의 진실을 쫓던 중 자신의 기억이 모두 조작됐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김효진이 은폐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기자 강지원으로 출연한다.



귀접
[영화] 일상 속으로 걸어온 ‘낯익은 타인’
감독 이현철
출연 이언정, 박수인, 김재승, 윤채영

귀신과의 성 접촉에 시달리는 두 자매의 끔찍한 악몽. 밤마다 벌어지는 귀신과의 성적(性的) 접촉에 시달리는 언니 연수(이언정 분)와 동생 연희(박수인 분). 동생의 연인에서 스토커로 변모한 학철(김재승 분)까지 가세하며 두 자매는 악귀와 스토커 양쪽에 의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끔찍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이화정 씨네21 기자 zzaal@cine2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