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도시 큰 기업
[Book] 스타벅스는 왜 시애틀을 떠나지 않나
모종린 지음┃알에이치코리아┃300쪽┃1만4000원

유엔 산하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통계를 기준으로 보면 서울은 전 세계에서 여섯째로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도시다. 서울시라는 법정 구역만을 기준으로 하면 당당히 세계 1등이다. 한 도시 안에 1000만 명이 넘는 인구가 사는 곳은 서울 외에 브라질의 상파울루가 유일하다.
세계 최고의 메트로폴리탄 서울. 그런데 서울 시민의 삶은 어떨까. 넘쳐나는 인구 만큼이나 행복할까. 교통이 발달하고 모든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 같은 대도시의 삶이 꼭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라는 데 이의를 달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행복은커녕 교통난과 주택난, 공해와 생계 유지를 위한 경쟁은 날마다 우리의 삶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각박한 대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이 귀촌과 귀농을 선택하는 모습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대도시의 삶이 ‘성공한 삶’은 아니라는 결론은 저자의 시선을 나라 밖으로 돌렸다. 그렇다고 히말라야 같은 오지를 찾아 나선 것은 아이다. 1년에 걸쳐 둘러본 유럽·미국·일본·호주의 작은 도시들은 거의 대부분이 자국의 인구 순위 5등 밖에 있는 중소도시들이다. 공통점은 또 있다. 이들 작은 도시에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의 본사가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일상의 만족과 여유를 즐기며 살고 있었다. 시애틀의 스타벅스, 포틀랜드의 나이키, 오스틴의 홀푸드마켓, 알름훌트의 이케아 등이다.

저자는 7개국 11개 도시를 방문해 작지만 큰 기업을 품은 도시들은 일자리가 많고 인프라가 탄탄하며 적당한 주택 가격을 유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자연환경과 교육 환경이 잘 갖춰져 있고 곳곳에서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이른바 ‘살기 좋은 도시’의 모범인데,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일반적인 조건을 초월하는 그 무엇, 저자는 그것을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에서 찾는다. 그 도시 사람들만의 가치관·생활양식·소비 형태가 어우러져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작은 도시의 성공 조건을 네 가지로 묶어 ‘E-LOG’로 명명한다.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으로 매력적인 도시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을 구축하고 ‘개방적(Openness)’이며 ‘세계화(Globalization)’에 적극적인 도시다. 저자는 E-LOG의 핵심 사업이 도시 라이프스타일의 개발이라고 말하면서 한국의 도시도 지역 고유의 가치와 문화로 독특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도시 다양성에 대한 충실한 탐구를 근거로 우리 도시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종우의 독서 노트
‘소설 맹자’
봉건제 뒤흔든 왕도정치의 뿌리
[Book] 스타벅스는 왜 시애틀을 떠나지 않나

최인호 지음┃열림원┃306쪽┃1만3500원

맹자는 혁명가다. 제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물었다. “신하된 자가 자기 임금을 살해해도 괜찮은가?” 맹자가 답했다. “인(仁)을 해치는 자를 흉포하다고 하고 의(義)를 해치는 자를 잔학하다고 하는데, 흉포하고 잔학한 인간은 한 평민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 평민을 죽였다는 말은 들었어도 임금을 살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천명을 저버린 군주는 몰아내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유가(儒家)의 창시자인 공자가 주 왕실 중심의 봉건제를 이상적인 제도로 삼았고 주의 무왕이 은나라를 무너뜨리는 걸 막지 못했다는 자책감으로 굶어 죽은 백이·숙제를 추앙하던 시절, 맹자의 왕도정치 사상은 가히 혁명적인 것이었다. 맹자로 인해 중국 사람들은 왕이 백성을 괴롭히면 왕조를 때려 엎어버리는 전통을 만들 수 있었다.

맹자는 뛰어난 싸움꾼이다. 맹자가 활약하던 때 유가는 묵가와 양가사상에 밀리고 있었다. 묵가는 자기의 모든 것을 바쳐 타인을 도와야 한다는 이타주의를 내세웠고 양가는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이익이 되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말라는 이기주의를 내세웠다. 유가의 적자임을 자임하는 맹자로서는 반드시 꺾어야 할 적들이었다. 해학과 비유가 동원된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고 맹자가 최종적으로 승리했다.

맹자는 긍정주의자다. 부모를 사랑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는 심성이어서 굳이 배우지 않아도 된다고 얘기했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선한 존재이므로 세상의 때가 선한 심성을 가리지 않도록 조심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유명한 성선설이다. 맹자가 잦은 전쟁으로 인해 인간성이 바닥을 드러내던 때 살았던 걸 감안하면 인간을 무척이나 긍정적으로 봤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맹자는 본인 이상으로 유명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얘기를 한두 번은 들어봤을 것이다. 열성적인 자식 교육의 표준을 세운 인물인데, 희한하게 이렇게 유명한 사람의 이름이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가섭존자, 베드로, 플라톤 등은 모두 사상을 창시하지 않았지만 불교·기독교·그리스 철학을 체계화하고 전파하는 데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다. 여기에 아쇼카 왕국이나 로마 같이 사상을 옹호해 줄 정치적 힘이 더해지면서 위대한 사상이 자리 잡았다. 유학도 마찬가지다. 공자가 창시하고 한나라가 지배 이념으로 삼으면서 중심 철학으로 발전했다. 그 중간에 맹자가 있었다.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jwee@imvestib.com



리더는 마지막에 먹는다
[Book] 스타벅스는 왜 시애틀을 떠나지 않나
많은 기업들이 단기 성과와 손익 계산의 함정에 빠져 좀체 성장의 기회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 이들 기업은 중요하지 않은 정책을 너무 자주 행사하고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들을 너무 많이 희생한다. 우수한 직원일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회사 자체의 이익일 수도 있다. 저자는 선순환의 시작이 돈과 직원 사이의 관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위대한 회사의 리더들은 돈을 불리기 위해 직원이라는 재료를 운영하지 않는다. 오히려 직원들을 성장시키기 위해 돈이라는 재료를 사용했다.

사이먼 사이넥 지음┃이지연 옮김┃36.5┃360쪽┃1만7000원



왜 여성 인재인가


[Book] 스타벅스는 왜 시애틀을 떠나지 않나
책의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금 당장 여성 인재를 뽑아 보유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우리 모두 망한다는 것이다. 여성 인재 활용은 남녀평등 같은 도덕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생사가 달린 중요한 문제라는 주장이다. 책에 소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여성 잠재력 활용 지수에서 25개국 중 23위다. 이런 주장의 진원은 놀랍게도 대기업의 남성 인사 담당자들이다. 롯데인재개발원 산하 롯데인재경영연구소장과 롯데인재개발원 전략기획팀원이다.

전영민·변영오 지음┃클라우드나인┃344쪽┃1만5000원



세금을 알아야 부가 보인다
[Book] 스타벅스는 왜 시애틀을 떠나지 않나
세금이 너무 많이 나온다고 원망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세금이 조금 부담스럽긴 해도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입겠느냐며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하는 이도 많다. 그러다 어느 날 세금 폭탄이라도 맞게 되면 한숨을 쉬며 후회한다. ‘세금 나오기 전에 미리 알았더라면!’ 책은 이렇게 세금이 나오기 전에 미리 알고 있으면 좋은 기초 상식과 이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담고 있다. 불의의 피해를 막고 부를 지키고 더 키우기 위해 필요한 세금 관련 상식과 정보를 꼼꼼하게 담았다.

이동기 지음┃청림출판┃316쪽┃1만5000원
[Book] 스타벅스는 왜 시애틀을 떠나지 않나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