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둔화 사실이지만 위기설은 과장…실물경제 영향 큰 부동산 동향 촉각

<YONHAP PHOTO-0991> China's President Xi Jinping (L) talks with Premier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nd party secretary of the State Council Li Keqiang (R) during the closing ceremony of the Chinese National People's Congress (NPC) at the Great Hall of the People, in Beijing, March 13, 2014.  REUTERS/Kim Kyung-Hoon (CHINA - Tags: POLITICS)/2014-03-13 11: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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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a's President Xi Jinping (L) talks with Premier of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and party secretary of the State Council Li Keqiang (R) during the closing ceremony of the Chinese National People's Congress (NPC) at the Great Hall of the People, in Beijing, March 13, 2014. REUTERS/Kim Kyung-Hoon (CHINA - Tags: POLITICS)/2014-03-13 11:23:18/
“중국 경제 비관론은 지난 30년간 수차례 등장했지만 단 한 번도 사실이 아니었다. 지금 중국 경제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위험한 상황은 아니다.”

인민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역임한 위융딩 사회과학원 교수의 이 말은 중국 외부에서 제기하는 각종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중국 정부와 학자들의 의견을 대변한다. 한마디로 중국 정부가 통제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는 위기를 외부에서 의도적으로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 섞인 얘기가 나올 때마다 “현재 중국 경제는 합리적 운용 구간에 있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그림자 금융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고 상무부는 올해 수출입 목표치(7.5% 증가)가 달성될 수 있다고 호언하고 있다. 부동산 거품 역시 중국 내부에서는 거품 붕괴보다 일시적인 가격 조정론 쪽에 더 무게가 실려 있다. 전반적으로 정부의 정책적 대응과 관리능력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올해 국내외 경제 상황에 비춰 볼 때 중국의 무역량 7.5% 증가 목표는 달성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지난 3월 가오후청 상무부장은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 수출 부진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당시 중국의 수출은 1~2월에 전년 동기 대비 1.6%나 줄어 경제에 큰 충격을 준 상태였다.

중국 정부의 이런 입장은 지난해 1~4월 수출 실적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증가율이 둔화됐을 뿐 실제로는 수출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인식에 근거한다. 실제 지난해 중국 기업들은 홍콩 등과 무역 거래를 하면서 수출신용장과 거래 명세서를 실제보다 부풀리는 방식으로 핫머니를 들여왔다. 중국의 지난해 1분기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8.4%나 증가했다. 특히 홍콩으로의 수출 증가율은 74.2%나 됐다. 그러나 4월 들어 외환관리국이 실태 조사에 나서면서 홍콩 수출은 크게 감소했다.


비효율적 금융 산업이 그림자 금융 키워
이 때문에 중국의 수출을 집계하는 해관총서(세관)는 중국의 수출 통계가 5월 이후부터 실제 현상을 제대로 반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팅루 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는 “통계 왜곡을 제거하면 올해 1~2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든 것이 아니라 오히려 8% 정도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하반기에 선진국들의 수요가 회복되면서 수출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대 시장인 유럽연합(EU)의 지난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0으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기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목표치인 무역량 7.5% 증가율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이미 1~4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0.5%로 줄어든 상황이다. 5월 이후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EU와 미국의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중국의 수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중국의 수출 제품이 경기에 민감한 고가 사치품보다 경기에 덜 민감한 저가 필수품이 많기 때문이다.

리궈진 국무원 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수출 품목을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바꾸지 않으면 선진국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그림자 금융이 주목받은 것은 규모가 커서라기보다 감독의 사각지대인 데다 증가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감독을 강화하고 금융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그림자 금융 문제는 크게 불거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국 관변학자들의 시각이다.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의 그림자 금융 규모는 약 27조 위안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0% 수준이다. 이는 미국의 170%나 세계 평균 117%에 비해 훨씬 작은 규모다. 그나마 중국은 지난해부터 정부가 은행의 단기 유동성을 억제하면서 신탁 대출과 같은 그림자 금융의 증가세도 둔화된 상태다.

중국의 그림자 금융은 또 파생상품과 연계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와 차이가 있다. 한 상품이 부도가 나더라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쇄 부도로 확산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이후이만 중국공상은행장은 “중국의 그림자 금융은 대부분이 실물경제가 뒷받침되고 있고 선진국과 달리 신용 상품 구조가 간단하다”며 “충분히 중국 정부의 통제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그림자 금융의 부각으로 중국의 금리자유화 등의 금융 개혁이 앞당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림자 금융이 급속히 성장한 배후에는 금융 관리 체제의 허점과 비효율적인 금융 서비스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원로 경제학자인 우징롄 국무원발전연구센터 연구원은 “예금자 보호제, 금리 시장화 등의 금융 개혁을 서두르는 것이 그림자 금융에 따른 혼란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부동산은 거품 붕괴 아닌 가격 조정
부동산 거품 붕괴는 실물경제 위축은 물론 금융의 양대 리스크인 그림자 금융과 지방정부의 부채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내에서도 최대 리스크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거품 붕괴의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또 부동산 거품이 어느 정도 꺼지더라도 실물경제의 둔화는 불가피하겠지만 금융 위기로 발전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은행 대출에서 부동산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로 비교적 낮고 ▷은행의 부실 자산이 적으며 ▷도시화로 주택에 대한 신규 수요가 지속되고 있고 ▷정부의 정책 수단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을 들고 있다. 위융딩 사회과학원 교수는 “중국의 부동산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현재 1조4600억 위안으로 은행 대출의 20%를 차지한다”며 “미국 등 선진국의 40~50%에 비해 낮고 금액도 적어 충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중국 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부동산 가격이 현재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도 은행들은 충분히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대도시는 지금도 농촌에서 몰려드는 노동자들에게 ‘후커우(호적)’를 주지 않을 정도로 인구 증가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2020년까지 1억 명의 농촌 인구를 도시로 이전하는 신형 도시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대도시의 부동산 수요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리다오쿠이 칭화대 교수는 “중국에서 부동산 시장의 대붕괴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앞으로 나타날 부동산 시장의 추세는 판매량의 하락과 가격의 완만한 조정”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나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투자가 1% 줄어들면 중국의 GDP는 0.1%나 줄어들 정도로 부동산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에 따라 최근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심화되고 있는 거래 부진과 가격 하락 현상은 7%대 경제성장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최근 인민은행이 이례적으로 개인에 대한 부동산 대출을 독려하고 여러 지방 도시에서 주택 구매를 제한해 왔던 조치들을 해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은 아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아 정부가 통화정책 등을 완화해 부동산 시장을 부양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베이징 = 김태완 한국경제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