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주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

[포커스] “4주 만에 5천억 몰린 비결은 ‘단순함’이죠”
“투자자는 항상 한 가지 상품만을 원해요. 이해하기 쉽고 투자하기 간단하고 수익률이 높은 상품이죠.” 이흥주(54) 한국씨티은행 수석부행장은 금융권 히트 상품으로 발돋움한 ‘참 착한 통장’의 인기 비결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최근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대기성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규모는 벌써 700조 원을 넘어섰다. 예금·주식·부동산 등 대다수 상품의 수익률이 바닥으로 꺼진 것은 물론 미국의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 등으로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지난 3월 31일 출시한 ‘참 착한 통장’은 이 같은 시중 부동 자금을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다. 출시된 지 4주도 안 돼 5000억 원이라는 뭉칫돈이 몰려든 것. 이런 속도라면 연말께 조 단위를 훌쩍 넘는 대형 금융 상품으로 발돋움할 것이 확실시 된다.

참 착한 통장은 이 수석부행장이 이끄는 리테일금융그룹의 ‘작품’이다. 실제로 참 좋은 통장은 이 수석부행장이 말한 ‘삼박자’를 모두 갖췄다.

첫째, ‘간단하다’. 참 착한 통장은 수시입출금식 예금이다. 필요할 때면 언제든지 돈을 넣고 뺄 수 있다. 둘째, ‘쉽다’. 기존 수시입출금식 예금은 예금한 금액에 따라 복잡하게 이율을 계산한다. 이를테면 1000만 원을 넣었을 때 500만 원 미만의 금액에 대해서는 1%의 이자를, 500만 원 이상의 금액에 대해서는 2%의 이자를 주는 식이다. 또 예치 기간에 따라서도 이자율이 달라지거나 일정 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아예 이자를 주지 않는다. 이 수석부행장은 “이때 소비자가 금융에 대해 해박하지 않다면 ‘실제 이자’가 얼마인지 알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참 착한 통장은 투자자가 맡긴 돈을 금액별로 구분해 이자율을 심플하게 적용한다. 예를 들어 1000만 원을 맡기면 전체 금액에 그대로 2.2%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식이다. 또 예치 기간도 따지지 않는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제대로 따져 준다. 마지막으로 ‘고금리’다. 현재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2.55%다. 하지만 참 착한 통장은 수시입출금식임에도 불구하고 최대 2.5%를 준다. 여기에 이자를 매달 지급하기 때문에 정기예금과 달리 복리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이 수석부행장은 참 착한 통장의 세 가지 장점과 함께 한국씨티은행이 자랑하는 탄탄한 고객층도 성공 비결 중 하나라고 꼽았다. 이 수석부행장은 “한국씨티은행은 한국 은행권 중 처음으로 프라이빗 뱅킹(PB) 등의 자산 관리 영업을 시작했을 정도로 중산층 이상의 고객이 많은 은행”이라며 “이 때문인지 참 착한 통장의 평균 잔액 역시 7700만 원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이 수석부행장은 재테크의 큰 변곡점을 올 연말께로 보고 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침체돼 온 세계 경기가 이때쯤부터 본격적인 상승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 수석부행장은 “많은 사람들이 몸이 아플 때는 의사를 찾지만 인생에서 그만큼 중요한 자산 관리나 투자와 관련해서는 옆 사람에게 물어보고 쉽게 결정한다. 그러나 올바른 재테크를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한국씨티은행은 글로벌 네트워크, 세계적인 리서치 능력,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을 통해 고객들이 좀 더 현명하게 투자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