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하락 등 열거…주택 가격도 2005년 이후 최대 상승

[GLOBAL_미국] 낙관론으로 가득 찬 대통령 경제 보고서
미국 백악관이 장밋빛 경제 전망을 내놓으며 5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백악관은 3월 11일 의회에 제출한 ‘연례 대통령 경제 보고서’에서 미 경제가 본격 성장 궤도에 진입했으며 향후 2년간 3% 이상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발표했다.

보고서는 2007~2008년 금융 위기로 타격을 입은 주요 12개 국가 가운데 취업 연령(16~65)의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나라는 미국과 독일밖에 없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9%에 그쳤던 GDP 증가율은 올해 3.1%, 내년 3.4%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백악관은 이 같은 경제 전망의 근거로 ▷실업률 하락 ▷재정 적자 감소 ▷주택 시장 회복 ▷제조업 부활과 일자리 증가 ▷수출 증가세 등을 들었다. 2009년 말 10%를 웃돌던 실업률은 올 2월에 6.7%로 낮아졌다. 2009년 이후 4년 연속 1조 달러를 웃돌던 재정 적자는 2013 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에 6800억 달러로 급감했다. 세수 증가와 함께 연방 정부의 예산 자동 삭감 조치(시퀘스터) 덕분이었다. GDP 대비 재정 적자 비율이 2009년 10%에 육박했지만 지난해 4.1%로 낮아졌다.

보고서는 제조업이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일자리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수출도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제조업에서 57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등 자동차 산업의 회복과 일부 제조업체의 ‘리쇼링(국내 귀환)’에 따른 것이었다. 만성적인 무역 적자도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무역 적자는 4715억 달러로, 전년보다 11.8% 감소했다. 2009년 이후 최저치다. 항공기·자동차·기계 등의 수출이 늘어난 반면 에너지 수입이 줄어든 때문이다. 셰일가스·셰일오일(진흙 퇴적암층에서 뽑아낸 천연가스와 원유) 생산량이 크게 증가한데 따른 것이었다.


가계 자산 작년보다 14% 증가…소비 시장에 긍정적
보고서는 이 밖에 가계 자산 증가, 주택 수요 확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해외시장 안정화 등도 경기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가계의 순자산은 지난해 14% 증가한 80조7000억 달러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80조 달러를 돌파하면서 소비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미국 가계의 순자산이 급증한 것은 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이었다.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및 펀드의 가치는 지난해 5조6000억 달러, 주택 가치는 2조3000억 달러씩 각각 늘어났다.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작년 4분기에만 10% 올랐고 연간으로 3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1997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미국 대도시의 주택 가격을 나타내는 ‘S&P-케이스실러지수’는 지난해 11.3% 상승해 2005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샘 코핀 UBS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가계 자산의 지속적인 증가세를 시간을 두고 소비지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제이슨 퍼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 11월 상황을 토대로 추정한 것이어서 올 초 경제지표를 반영하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워싱턴 = 장진모 한국경제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