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크지만 실패 사례도 많아… “협찬비 늘수록 소비자 부담” 비판도

FILE - This April 30, 2010, file photo shows a woman, left, giving a thumbs down as Tiger Woods walks from the 15th hole during the second round of the Quail Hollow Championship golf tournament at Quail Hollow Club in Charlotte, N.C. Woods hasn't won in the year since he came back from his sex scandal, and some of his outings have been downright embarrassing. Woods claims his swing is the issue, but the real problem may be deeper than that.  (AP Photo/Chuck Burton, File)
FILE - This April 30, 2010, file photo shows a woman, left, giving a thumbs down as Tiger Woods walks from the 15th hole during the second round of the Quail Hollow Championship golf tournament at Quail Hollow Club in Charlotte, N.C. Woods hasn't won in the year since he came back from his sex scandal, and some of his outings have been downright embarrassing. Woods claims his swing is the issue, but the real problem may be deeper than that. (AP Photo/Chuck Burton, File)
스타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그의 이미지를 이용했던 제품은 폭발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얻기 때문에 스타 마케팅은 기업에 끊을 수 없는 마약과도 같다. 한 번의 대박을 위해 숱한 협찬 비용을 감수하는 상황이 마치 로또 당첨을 기대하며 매주 구매하는 사람의 심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막대한 비용을 들인 스타 마케팅 중 성공적인 캠페인은 소수라는 점, 지나친 상술로 시청자 겸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점, 스타 마케팅 지속 효과는 매우 단기적이며 스타 이미지가 추락하면 제품의 매출도 함께 떨어진다는 점 등 역기능도 염두에 둬야 한다.


PPL, 작가·연출자가 주도권 가져
최근 종영된 TV 드라마 ‘상속자’는 20회 방영되는 동안 총 24개 상품의 간접광고(PPL)가 삽입됐다. 어떤 제품은 극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지만 어떤 상품은 시청자들의 지탄을 받을 정도로 어색했다. 예를 들어 주인공 친구가 몸보신을 위해 홍삼 제품을 늘 빨고 있는가 하면 여자 친구를 괴롭히는 악당 친구들을 보복하기 위해 두유를 사물함에 던지려는 장면에서 노출된 산더미처럼 쌓인 두유는 광고 효과는커녕 시청자들의 비웃음을 샀다. 시민 단체와 학계에서는 PPL이 프로그램 시청 흐름을 방해해 수용자의 시청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시청권 침해를 우려하는 극심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광고 시장과 방송 산업의 발전 논리에 밀려 PPL은 점점 활성화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PPL의 지나친 상술로부터 시청권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체계적인 심의 시스템이 완성되지 못한 상태다.

지상파 3사의 PPL 매출은 도입 첫해인 2010년 30억 원에서 2013년 350억 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스타의 몸값과 방송 협찬비가 늘어갈수록 제품 가격 상승분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

기업으로서도 스타 마케팅의 리스크와 역기능이 만만치 않다. 어떤 장면에 제품이 어떻게 노출될지는 전적으로 연출자와 작가에게 권한이 있다. 기업은 비용을 내고도 원하는 이미지로 노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두유 제품이 친구에게 던지는 도구로 노출되는 것을 과연 협찬주가 원했을지 의문이다. 실제로 PPL의 내용과 형식을 두고 제작사와 협찬주의 의견이 상충돼 법정 소송까지 간 사례도 있었다. 2003년 말 한 방송사의 24회분 특별 드라마의 경우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는 드라마 PPL 비용 3억 원, 제작 지원 자막 비용 2억 원을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단편적인 이미지 노출에 PPL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협찬주는 제작 지원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했고 제작사는 미지급금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내기까지 했다.

한편 스타 마케팅의 역할을 기대한 연예인이 사고를 치면 하루아침에 기업 이미지가 추락하는 동시에 매출도 뚝 떨어진다. 스타 이미지에 따라 기업 브랜드가 흔들릴 수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골프 스타 타이거 우즈로, 그의 여성 편력으로 스캔들이 터지자 그동안 타이거 우즈의 이미지를 이용하던 나이키·제너럴모터스·질레트·게토레이도 매출이 급감했다.

타이거 우즈는 인기에 힘입어 10개 기업이 한꺼번에 스타 마케팅이 몰렸었다. 스타가 한 번에 여러 상품을 추천하거나 사용하는 모습이 동시에 노출되면 이미지가 혼재돼 신뢰성이 급격히 떨어지기도 하는 역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여러모로 타이거 우즈는 좋지 않은 스타 마케팅의 대명사로 평가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스타 마케팅에 현혹되는 소비 행위는 실제로는 현명한 결정이라고 할 수 없다. 합리성을 버리고 감성에 치우쳐 기업과 스타가 펼치는 유혹에 놀아나기 쉽기 때문이다. 모방 심리, 대리 만족 등으로 소비 심리를 부추기는 스타 마케팅에 소비자들도 충동적으로 소비하지 않는지 한 번 더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