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육아에 따른 경력 단절이 가장 큰 장애… ‘꼼꼼함·섬세함’ 강점

[그들은 어떻게 별을 땄나_남녀 직장인 500인 설문] “여성 임원 할당제 도입 찬성” 56.5%
여성 임원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시선은 어떨까. 한경비즈니스가 모바일 전문 리서치 기업인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여성 임원에 대한 직장인의 인식을 조사했다. 임원급을 제외한 평사원~부장급 직원들 중 전국 광역자치단체에 거주하고 있는 남녀 500명에게 질문을 던졌다. 특히 이번 조사는 전체 응답자를 남녀 각 250명으로 똑같이 나눈 후 같은 질문을 던지는 방식으로 이뤄져 남녀 간 인식 차이에 따른 의미 있는 결과들이 많이 나왔다.

첫째 질문인 ‘여성 임원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에서부터 남녀의 인식은 크게 차이 났다. 전체 응답을 보면 62.0%가 ‘꼼꼼하고 세심한 일처리’라고 답했다. 다음으로 ‘독종이다’는 응답이 15.4%를 뒤를 이었고 ‘사내 정치에 능하다(9.2%)’, ‘성실하다(6.6%)’, ‘따뜻한 인간미가 있다(6.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꼼꼼하고 세심한 일처리’를 지목한 응답자의 비중은 남녀 간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남성 응답자의 20.0%가 독종 이미지를 떠올린 반면 여성은 10.8%만이 같은 답을 택했다. 한편 ‘따뜻한 인간미가 떠오른다’고 답한 남성이 7.2%인데 비해 여성은 4.8%에 머물렀다. 여성 임원에게 인간적인 매력을 느끼는 건 동성인 여성보다 남성이 더하다는 결과다.


남성 직장인 “여성 임원은 독종”
현재 한국 기업의 직장 내 여성 임원 수에 대해서는 ‘적다’는 대답이 73.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하지만 남자는 적다는 의견이 58.8%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적었고 여성은 87.2%가 적다는 답에 쏠렸다. 또 여성 임원의 수가 ‘많다’는 답도 남성은 8.8%인데 비해 여성은 1.2%에 그쳤다. ‘적당하다’는 답도 남성이 32.4%, 여성이 11.6%로 나타나 여성이 남성에 비해 여성 임원 수가 적다고 느끼고 있음이 확인됐다.

‘여성 임원의 수가 적은 이유’를 묻는 질문(중복 응답)에는 ‘출산·육아 등에 따른 경력 단절’이라고 답한 사람이 37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남성 중심의 조직 문화(331명)’, ‘승진 차별(196명)’, ‘가정생활에 충실해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173명)’, ‘성공에 대한 간절함이나 열정 부족(88명)’ 등이 꼽혔다. 남녀 간 인식의 차는 이 질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승진 차별’이라고 답한 사람 중 여성이 130명인데 비해 남성은 66명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차별 받는다’고 여기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배 이상 많다는 뜻이다. ‘성공에 대한 열정 부족’을 꼽은 사람도 남성은 60명에 달한 데 비해 여성은 28명에 그쳤다.

‘여성 임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요소’로는 ‘맡은 업무에 대한 능력’을 꼽는 사람이 제일 많았다(37.6%). 이어 ‘일에 대한 열정(21.4%)’, ‘가정생활도 포기하겠다는 자세(17.8%)’, ‘포기하지 않는 마음가짐(8.8%)’, ‘자기 계발(7.4%)’순이었다. 남성은 ‘가정생활도 포기하겠다는 자세’가 20.4%로 평균치를 넘었고 여성은 ‘자기 계발’을 택한 경우가 10.4%로 높게 나타났다.

‘여성이 임원으로 성장하기에 유리한 면’을 묻는 질문(중복 응답)에는 304명이 ‘섬세하고 꼼꼼한 일처리’를 꼽았다. 다음으로 ‘조직원들 간의 소통 능력(161명)’, ‘여성 임원 할당제 등 제도적 뒷받침(132명)’, ‘업무에 대한 신뢰감(91명)’순이었다. 여성이 특별히 유리하지 않다고 답한 사람은 89명이었는데 남성이 51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또 여성 응답자들은 ‘소통 능력(100명)’과 ‘꼼꼼한 일처리(175명)’에 남성보다 후한 점수를 줬다.


여성이 유연한 조직 문화 이끌 것
‘민간 기업의 여성 임원 할당제 등 제도적 장치 도입 필요성’도 물었다. 그 결과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56.6%로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 43.4%보다 많았다. 여성 임원을 늘리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의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한 이 질문은 이번 조사에서 남녀 간 인식 차이를 가장 확연히 드러낸 사례이기도 하다.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남성의 응답은 38.8%에 그친 반면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은 61.2%로 절반을 훌쩍 넘겼다. 반면 여성 응답자는 74.4%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5.6%에 불과했다. 또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보는 비율이 높아졌다. 20대는 47.0%만 필요하다고 답한데 비해 30대는 55.0%, 40대는 63.0%가 제도 도입에 찬성했다.

‘제도적 장치의 도입이 필요한 이유’에는 ‘유연한 조직 문화 실현 가능’이 167명으로 가장 많았다(중복 응답). ‘하위직 여성들에게 동기부여가 가능하다’는 답변도 164명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여성 응답자만 놓고 본다면 전체 평균과 1, 2위가 바뀐다. 동기부여를 꼽은 여성 응답자 수가 122명으로 가장 많은 것. 반면 남성은 같은 대답을 한 사람은 42명에 불과했다. 이 밖에 ‘남녀평등 사회 구현 가능(140명)’, ‘사회적 약자인 여성 보호(55명)’, ‘여성의 능력이 남성보다 뛰어나서(29명)’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조사 개요
설문 기간 2014년 2월 26일
조사 대상 서울 등 전국 광역자치단체 거주 성인 남녀 500 명
표본 오차 ±4.38%P(95% 신뢰 수준)
조사 방법 모바일 패널 응답
조사 기관 오픈서베이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